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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적 없는 무늬만 이차전지주, 테마주 옥석가려야 할 때
실적 없는 무늬만 이차전지주, 테마주 옥석가려야 할 때
  • 주선영 기자
  • 승인 2023.05.26 1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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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차전지종목 몰려있는 코스닥시장 하반기 조정예상···투자 유의해야

올 상반기 주식계좌를 든든하게 했던 이차전지 관련주들간 옥석을 가려야할 때가 됐다. 올 들어 국내증시의 특이점은 코스닥시장이 코스피 대비 강세를 보여 왔다는 것이다. 코스닥시장 상위에 포진해있는 종목들이 대부분 이차전지주로 연초부터 테슬라 수혜 기대감에 이차전지 관련주들의 열풍이 뜨거웠기 때문이다.

그러나 하반기엔 증시 주도주가 이차전지주와 같은 성장주가 아닌, 아닌 실적장세 위주의 가치주로 흐름이 바뀌면서 코스닥시장이 조정에 들어갈 것이라는 전망이 대두되고 있다.

실제로 상반기 증시는 이차전지 테마에 휩쓸리면서 묻지마 투자가 많았던 만큼 피해 사례도 증가할 것으로 우려된다. 실적이 없어도 이차전지 관련 단순계약이나 확정되지도 않은 투자 소식만으로 관련 테마주에 얽히며 주가가 급등하는 사례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상반기 이차전지 테마주 열풍에 ‘묻지마 투자’가 급증함에 따라 하반기 조정국면 시 피해사례가 커질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상반기 이차전지 테마주 열풍에 ‘묻지마 투자’가 급증함에 따라 하반기 조정국면 시 피해사례가 커질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2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주방 가전제품 제조사 자이글은 미국 버지니아주에 이차전지 합작법인 설립 관련 소식이 전해지면서 지난 3월부터 주가가 본격적으로 급등하기 시작했다. 올해 첫 거래일이었던 지난 125,090(종가기준)이었던 주가는 44일 장중 최고가인 38,900원까지 치솟았다. 이 기간 무려 664.24% 폭등한 것이다. 이후 점차 내림세를 보이며 전일(25) 21,300원에 장을 마감했지만 이 역시 연초 대비 318.47%의 수익률이다.

그러나, 자이글의 미국 법인설립 소식은 확정되지 않은데다 아직까지 뚜렷한 실체가 없는 상황이다. 자이글은 지난 3월 정기주주총회에서 사업목적에 이차전지 셀 및 소재 관련 사업을 사업목적에 추가했다고 공시했다. 가정용그릴 제조·판매 사업에서 이차전지와 같은 신사업을 추진해 신성장동력을 삼겠다는 것이다.

자이글 관계자는 현재 미국 합작법인(JV) 관련 진행 상황이 확정되면 공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차전지산업 특성상 대규모 설비투자와 연구개발(R&D) 비용이 들어간다는 점에서 막대한 자금력이 필요로 하지만 자이글의 지난해 말 기준 현금성자산은 354,600만원에 불과하다. 게다가 지난 2018~2020년을 제외하고는 매년 영업손실을 내며 적자 운영을 하고 있어 일각에서는 이차전지사업 역량에 대해 의구심을 나타내고 있다.

이 외에 건축자재·통신기기 제조사인 중앙디앤엠도 올해 주총에서 이차전지 사업을 사업 목적에 추가했다. 그 결과 주총 후 약 한 달간 주가가 343% 급등했다. 지난 31,300원대였던 주가는 45,950원까지 치솟은 것이다.

그러나 중앙디앤엠은 지난해 회계감사 결과 지속가능한 경영을 장담하기 어렵다는 외부감사인의 계속 기업 관련 중요한 불확실성이 제시된 곳인데다 내부회계 검토의견 역시 부적정을 받은 상태다. 또한, 지난해 10월엔 한국거래소로부터 불성실공시 법인으로 지정되기도 했다.

매출액은 2020108억원, 2021130억원, 2022291억원으로 매년 증가하고는 있으나 영업이익은 2020-80억원, 2021-46억원, 2022-54억원으로 적자운영을 면치 못하고 있다.

다만, 이달 들어 유상증자 150억원, 전환사채 100억원 등 총 250억원의 자금을 조달하고 전해액 업체인 엔켐과 함께 이디엘50억원을 출자하며 리튬염 합작사업에 진출한 상태다.

디스플레이 장비제조업체인 엘아이에스 역시 20216월 자회사 인수로 이차전지 사업에 진출한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약 두 달간 67%의 주가 상승률을 보였다.

그러나 엘아이에스의 경영상황은 최근 2년간 영업손실 800억원에 부채비율 10,000%를 넘어서며 자본잠식에 빠진 상태로 기업회생 절차에 돌입한 상황이다. 지난해 재무제표에 대한 삼도회계법인의 감사의견도 감사범위 제한 및 계속기업 존속 능력 불확실성으로 인한 의견거절이라고 명시했다.

엘아이에스는 지난해 6월부터 코스닥시장에서 거래정지됐다. 재무구조가 악화된 상황에서 이차전지 투자 분위기에 편승하며 배터리팩 제조업체 티엔디 지분 44%를 취득하는 등 관계사에 무리하게 투자한 것이 독이 됐다.

증시 전문가들은 이 같은 무늬만 테마주에 엮인 종목들에 대해 투자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경고했다. 다수의 업체들이 사업이 준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사업목적을 추가하며 주가 부양에 이용하는 사례가 많기 때문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사업목적 추가는 어떤 사업을 하겠다는 의미 정도에 불과하다""자금 조달을 앞두고 테마성 사업에 진출하는 경우도 많은데, 주가 부양을 위해 인기 테마에 올라타려는 무늬만 신성장 기업인 경우도 많아 주의를 해야한다"고 말했다.

유명간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올해 1~4월 이차전지업종은 코스닥 상승률의 50%에 기여했으며 코스닥 시가총액 상위 5개사 비중은 연초 10%에서 4월 말 17.7%까지 높아졌다면서 그러나 4월 말에서 5월 초 지수 조정국면에서 이차전지업종은 고점 대비 14.5% 하락하면서 낙폭이 코스닥(5.2%)보다 컸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올해 하반기 경기와 기업실적 회복 강도를 고려하면 업종과 종목 주가 차별화와 쏠림 현상이 지속될 것이라며 쏠림현상이 심한 업종과 종목은 지수 조정국면에서 큰 폭의 하락 위험에 노출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펀더멘털에 대한 확신이 부족한 시기에 쏠림현상은 지수조정을 촉발하기도 한다단기적으로 수익률이 높을 수 있지만 중장기적으로는 변동성과 가격하락 위험이 크기 때문에 쏠림현상을 위험 지표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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