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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시 적발된 불법채권 거래에 긴장하는 증권업계
또 다시 적발된 불법채권 거래에 긴장하는 증권업계
  • 이민준 기자
  • 승인 2023.05.26 10: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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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 채권 자전·파킹거래에 칼 빼든 금융당국
금품수수 리베이트 관행까지 조사한다

금융투자업계의 불건전 영업행위를 바로잡기 위해 금융당국이 칼을 빼들면서 증권사들이 긴장하고 있다. 특히, 증권가에 만연하게 퍼진 불법 채권 자전·파킹거래와 관련해 집중 조사에 들어가 증권사 랩·신탁 운용부서에는 향후 줄징계 또는 형사처벌에 대한 우려감까지 확대되고 있다.

26일 금융투자업계와 당국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올해 금융투자부문 감독·검사의 테마 중 하나로 채권 시장 불건전행위를 집중 들여다보고 있다. 이에 따라 KB증권과 하나증권에 대한 검사를 이달 초부터 착수한 가운데 항후 추가로 검사대상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금융당국이 불법 채권 자전·파킹거래에 대한 조사에 착수하면서 오래 전부터 관행적으로 신탁·랩의 채권 불법거래를 해왔던 증권사 랩·신탁 운용부서가 초 긴장상태에 들어갔다.
금융당국이 불법 채권 자전·파킹거래에 대한 조사에 착수하면서 오래 전부터 관행적으로 신탁·랩의 채권 불법거래를 해왔던 증권사 랩·신탁 운용부서가 초 긴장상태에 들어갔다.

금융당국의 이번 검사는 지난해 채권시장 경색 당시 일부 증권사들이 운용하던 신탁·랩 등에서 환매중단 사태가 발생한 것이 배경이 됐다. 증권사들이 고객들에게 상품수익률을 높게 제시하기 위해 만기가 긴 채권을 무리하게 담은 결과, 시장상황 급변에 따라 채권 운용에 손실이 발생하고 이를 메우기 위해 자전거래와 파킹거래 등이 이용된 것이다.

통상 불법 자전거래와 파킹거래는 세트처럼 등장하는데 수익률을 맞추기 위해 증권사들이 관행적으로 해온 수법이다. 파킹이란 채권을 매수한 뒤 이를 바로 장부에 담지 않고 잠시 다른 증권사 등 중개인에 맡겨둔 뒤 일정 시간이 지난 후 원하는 채권금리에 도달하면 장부에 담는 거래 형태다. 현재 KB증권은 하나증권에 신탁계정을 만들고 자사 법인고객 계좌에 있던 장기채 평가손실을 이전 장부가로 사들여 수익률을 높였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시장에서는 이 같이 신탁과 랩어카운트 등에 편입된 채권을 같은 회사 내에서, 혹은 타사와 짬짜미로 사고팔며 수익률을 관리한 것이 오래된 관행이었다고 지적하고 있다.

채권 자전·파킹 거래는 최소 2곳 이상의 기관이 연루돼 짬짜미 거래를 하는 경우가 많은 만큼, 업계는 초긴장 상태다.

10년 전에도 금감원의 대대적인 검사가 있었다. 당시 금감원은 맥쿼리투자신탁운용(ING자산운용)7개 증권사와 짜고 4,600억원대의 채권거래를 조작했다는 자전·파킹거래 혐의를 발견했다. 증권사들은 과태료 및 기관 경고 등의 중징계 처분을 받았다.

또 금감원은 2014년 말부터 업계의 자전거래 행태를 살핀 결과, 8개 증권사들이 약 50~60조원 규모의 불법 자전거래를 한 것으로 파악하기도 했다.

현재 시장에서는 이번 사태가 횡령·배임에 대한 형사처벌로까지 번질지 여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특히 파킹거래 과정에서 금품수수 등 불법 리베이트가 오고간다는 의혹도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증권사가 자전·파킹 거래로 수익률을 원하는 대로 맞추고, 불법 자전거래와 파킹거래의 상대방이 돼 준 중개인(증권사)에게 이 이익을 리베이트 형태로 공유하는 식으로 불법거래가 이뤄졌다는 소문이 공공연하다.

한 채권운용 담당 임원은 신탁·랩의 채권 불법거래는 아주 오래 전부터 문제가 되고 있었고 당국도 인지하고 있었을 것이라며 최근 1년 간 금리가 치솟는 등 시장 변동성이 커지면서 사고가 터지지 않도록 손보려는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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