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네이버블로그
  • 네이버포스트
주요뉴스
한은, 기준금리 3.5%로 3연속 동결···경기·금융 불안 고려
한은, 기준금리 3.5%로 3연속 동결···경기·금융 불안 고려
  • 주선영 기자
  • 승인 2023.05.25 12:5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지난달 물가 상승률 3.7%로 14개월 만 3%대 진입
경기둔화 지속에 올 무역적자 295.5억 달러
사실상 금리인상 종료, 하반기 인하 기대감↑
한미 금리차 1.75%p 유지···뚜렷한 자금유출 없어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가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14개월 만에 3%대로 떨어졌고 무역적자가 계속되면서 경기 침체 우려가 고조되는 상황에 무리하게 금리를 올려 가뜩이나 위축된 경기와 금융시장에 타격을 줄 필요가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해석된다.

특히, 지난 2월과 4월에 이어 3회 연속 동결로 시장은 사실상 금리인상이 종료된 것이 아니냐는 예상과 함께 하반기 금리인하 기대감까지 나오고 있다.

금통위는 25일 오전 서울 중구 한은 본부에서 열린 통화정책방향 회의에서 현재 기준금리(3.50%)를 조정 없이 동결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5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금융통화위원회를 주재하며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5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금융통화위원회를 주재하며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앞서 금통위는 지난해 4월부터 올해 1월까지 사상 처음으로 7차례 연속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해왔다. 그러나 올해 2월부터 3연속 동결하면서 20218월부터 이어져 온 금리인상 사이클이 사실상 끝났다는 해석에 힘이 실리게 됐다.

금통위가 이번에도 동결을 결정한 데는 불안한 경기 상황이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 지속되는 수출부진으로 올해 1분기 우리나라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전분기 대비·0.3%)은 민간소비 덕에 겨우 두 분기 연속 역성장을 피했고, 3월 경상수지도 국내기업 해외 현지법인의 배당에 기대 힘겹게 석 달 연속 적자를 모면했다. 하지만 수출이 감소하면서 통관기준 무역수지는 4월에도 262,000만달러의 적자를 기록해 14개월 연속 적자를 이어나가고 있다.

이는 중국 리오프닝(경제 활동 재개) 효과가 기대에 크게 못 미치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이 내수 서비스산업 중심으로 경기를 회복하고 있고 중간재 자체 생산을 늘리면서 한국 수출이 늘지 않고 있다. 우리 경제가 내수는 완만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으나 제조업 중심의 경기둔화가 지속되고 있는 것이다.

이에 한은의 통화정책 운용이 연초까지 물가에 집중했다면 이제는 성장을 포커스로 맞추며 모아지고 있다. 또한, 정부 정책 우선순위도 물가안정에서 경기쪽으로 이동하고 있는 상황이다.

소비자물가지수 등락률 추이

자료: 통계청
자료: 통계청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3.7%를 나타내 14개월 만에 3%대에 진입하며 오름세가 둔화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또한, 5월 기대인플레이션율(향후 1년간 소비자물가 상승률에 대한 전망)3.5%로 전월보다 0.2%p 하락했다.

관세청에 따르면, 올 들어 이달 20일까지 누적된 무역적자는 2954,800만달러에 달한다. 이는 연간 기준 역대 최대인 지난해 무역적자(478억달러)62%에 해당하는 규모다. 특히 대()중 무역적자는 지난해 10월부터 7개월째 이어지고 있다.

이에 대해 이창용 총재는 지난 22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중국에 대한 수출 부진은 우리나라만의 현상이 아니다라며 중국향 수출이 감소한 가장 큰 원인은 우리나라가 수출하는 중간재 상품을 중국기업이 굉장히 많이 생산하기 시작해 우리나라의 경쟁력이 예전에 비해 많이 사라졌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지난 십 몇년간 중국특수로 인해 얻은 혜택이 이제는 사라진 상태로 다시 한 번 경쟁력을 강화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 중국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 효과에 대해 중국의 경기회복이 내수중심으로 일어나고 있어 우리가 예상한 만큼 긍정적인 효과를 보고 있지 않다면서도 중국의 재고수준이 줄어들고 하반기 중국경제의 성장률이 빨라지면 이런 문제가 조금 나아지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5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금융통화위원회를 주재하고 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5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금융통화위원회를 주재하고 있다.

금통위가 기준금리 동결한 또 다른 이유로는 고조되는 금융시장의 위험도 고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실리콘밸리은행(SVB) 사태 이후 글로벌 금융불안이 확대되고 있는 가운데 금리인상 압박이 계속될 경우 상대적으로 체력이 약한 저축은행이나 카드사(여신전문금융회사) 등에서 부실문제로 인한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

한편, 이번 동결로 한국과 미국 간 기준금리와의 차이는 역대 최대 폭인 1.75%p를 유지하게 됐다. 앞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는 지난 3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통해 기준금리를 연 5~5.25%0.25%p 인상했다.

따라서 일각에서는 역대 최대 수준으로 벌어진 미국과의 기준금리 격차를 줄이기 위해 금통위가 0.25%p 추가 인상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하기도 했었다. 하지만 외국인 자금유출이 뚜렷하게 나타나지 않고 있어 한은으로서는 추가 인상 없이도 큰 문제는 없다고 판단해 동결기조를 유지한 것으로 풀이된다. 게다가 다음달 13~14일 열릴 FOMC에서도 기준금리 동결설에 힘이 실린 것도 금리 격차 확대에 대한 부담을 덜은 것으로 보인다.

이제 시장의 관심은 한은의 피봇’(금리인하로의 정책전환) 시기에 모아질 것으로 보인다. 시장에선 올해 4분기 또는 내년 1분기쯤 금리인하가 단행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다만 이창용 한은 총재는 현시점에서는 금리인하 논의 자체가 시기상조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