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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챗봇 '챗GPT' 狂風 유감
AI 챗봇 '챗GPT' 狂風 유감
  • 황윤석 논설위원
  • 승인 2023.05.22 06: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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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능비서일까, 신의 축복일까? 아니면 인류를 위협할 괴물일까?

전 세계적인 인공지능(AI) 챗봇 '챗GPT' 열풍이 미국 증시에서도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챗GPT를 비롯한 AI 기술이 미국 주식 시장을 뒤흔들고 있다고 대서특필하고 있다.

고려대학교 정치외교학 석사
sbs비서실 스피치라이터
대우증권 실전투자대회 3위 입상
한국경제tv 슈퍼스탁킹 우승
한국경제tv 해외주식 전문가

실제 올해 많은 기업의 주가는 AI 기술로 희비가 엇갈렸다. AI의 머신러닝을 구동하는데 필수적인 그래픽처리장치(GPU)를 생산하는 엔비디아(NVDA)는 주가가 올해 100% 넘게 급등했다.

지난 1월 챗GPT 개발사인 오픈AI에 100억 달러(약 13조 원)를 투자하며 화제를 모으기도 했던 마이크로소프트(MSFT) 주가도 일찌감치 52주 신고가를 갈아치웠다. 생성형 AI '바드'를(검색엔진을 제외한) 거의 모든 서비스에 탑재하겠다는 구글(알파벳GOOG)도 길을 잃은 시장에서 강력한 상승을 주도하고 있다.

반면 온라인 교육업체 체크(Chegg)는 챗GPT로 인해 사업이 타격을 받고 있으며 고객이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에 주가가 60% 넘게 급락했다. 코로나 비대면 상황에서 활황을 누린 에듀테크 기업인 듀오링고, 피어슨 등도 비슷한 이유로 주가가 급락했다.

말과 글을 정교하게 다루는 능력이야말로 고등교육과 지적 노동의 핵심인데 챗GPT가 전문가 수준의 능력을 과시함에 따라, 산업과 직무에 끼치는 영향이 본격화하고 있다. AI 기술의 발전이 기업 및 산업, 나아가 현대 비즈니스까지 모두 영향을 줄 것이라는데 월가는 일찍부터 배팅하고 있다.

MS가 지난 3월 '빙(Bing)' 검색을 비롯해 파워포인트·워드·팀즈·엑셀 등 오피스 프로그램에 챗GPT를 적용한 데 이어 구글도 지난 10일 연례 개발자회의(I/O)에서 검색을 포함해 이메일·클라우드 등 대부분의 제품에 대화형 인공지능 ‘바드’를 도입한다고 발표했다.

사무직 노동자들에게 단순 반복적 업무에서 벗어나 생산성을 높일 수 있는 도구가 주어진 셈이다. 이 도구로 인해 많은 노동자들이 결국 일자리를 잃게 될 것이라는 것은 나중 문제지만 말이다.

Open AI와 펜실베이니아대 연구진은 챗GPT와 같은 인공지능이 미국 노동자의 80%에 영향을끼칠 것이며, 이전의 자동화 물결과 달리 고소득 일자리가 가장 취약하다는 연구결과를 최근 발표했다.

투자자의 관심이 쏠리다보니 AI 열풍은 미국 기업의 실적 컨퍼런스 콜도 장악했다. 팀 쿡 애플 CEO도 지난 4일 컨퍼런스콜에서 "AI의 잠재력은 크다"며 애플이 충돌 감지와 심박수 모니터링과 같은 기능에 머신러닝과 AI 기능을 사용해왔고, 앞으로도 애플 제품에 AI 기술을 접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AI는 벤처투자 업계에서도 인기다. 경기침체 우려 등으로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전반적인 벤처투자가 저조하지만, AI 업계는 별다른 사업계획이 없는데도 투자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심플리에셋매니지먼트의 마이클 그린 수석 전략가는 "AI는 초기 구현에서는 과대평가돼 있다"면서도 "하지만 장기적인 영향은 우리가 상상할 수 있는 것보다 더 클 것"이라고 한다.

IBM의 최고경영자 아르빈드 크리슈나는 지난 2일 앞으로 인공지능이 대체할 수 있는 인사 관리와 같은 지원업무 분야는 신규 채용을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AI의 영역은 시간이 갈수록 빠르게 확대될 것이 분명하다.

세계적인 글로벌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AI가 향후 10년간 기업의 순이익률을 4%, 10년간 매년 기업의 연간 생산성을 1.5% 끌어올리고 S&P 500 수익률을 30% 이상 견인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헷지펀드의 거물인 스티브 코헨도 " AI의 급성장으로 기업의 이익률이 개선될 것이며 결국 인플레는 줄고 금리인상이 중단되면 증시는 상승하게 될 것"이라고 낙관적인 전망에 동참했고, 헷지펀드 매니저인 스캔 드러켄밀러도 "AI는 결국 인터넷처럼 세상을 바꾸게 될 것"이라며 AI 1000억$ 규모의 기업을 만들겠다는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어쨌든 AI시장은 22년도 1420억$ 규모에서 2030년에는 1조8500억$ 규모로 37.8% 성장할 것이라는 전망에 이견이 없는 가운데 AI용 반도체 시장규모도 20년 340억$에서 25년 700억$(92조원) 규모로 가파른 성장을 예고하고 있다.

2년후 92조원 규모로 커지는 AI 반도체 시장에 삼성전자는 업계 최초로 AI 서버에 사용되는CXL 128GB D램을 개발하고 있고 이어 SK하이닉스도 AI수혜기업인 엔비디아에 'HBM3'를 공급하는 등 빅테크기업들의 AI 진출 가속화에 따라 국내 반도체 업계들도 안정적인 물량확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상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AI는 인터넷을 통한 AI의 대중화 물결속에, AI를 통한 소비자의 취향 저격으로 광고는 물론 구글 클라우드에서 신약 개발 AI 솔루션을 출시하는 등 그 적용범위와 영역을 로봇, 금융, 제약바이오, IT 등에 이르기까지 전 산업 분야로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인공지능 챗GPT의 부작용도 만만치 않다. 생성형 인공지능 챗GPT의 창시자인 Open AI의 샘 올트먼 CEO는 미국 의회 청문회에 출석하여 강력한 AI 규제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그는 "내년 美 대선에서 AI로 인한 허위 거짓 정보의 쓰나미가 예상된다"고 운을 떼면서 유권자들에게 조작된 정보가 유포되는데 챗GPT를 비롯한 AI가 얼마나 많이 이용될 것인가를 심각하게 우려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점점더 강력해지는 AI의 위험을 줄이기 위해서는 정부와 국제사회의 개입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다시 말해 특정 세력이나 이익집단이 얼마든지 자신들의 이해관계나 필요성에 따라 챗GPT를 조작하고 왜곡할 수 있다는 명확한 한계성과 위험성을 경고하고 있는 것이다.

또한 AI를 통해 창작과 각색이 가능해짐으로써, 챗GPT의 글쓰기 기능으로 인해 현실적 위협에 직면한 대표적인 직업군의 하나가 전업작가들이라고 할 수 있다.

미국 최대의 방송·영화·작가 노조인 미국 작가노조(WGA)는 98%의 찬성률로 지난 2일부터 16년 만의 전면파업에 들어갔다. 파업의 주요 요구사항중 하나는 작가들의 작품과 관련해 인공지능 도구에 대한 작가들의 전면적인 통제 요구다.

작가 노조는 인공지능을 활용해 새 대본을 작성하거나 작가들이 만든 대본을 인공지능을 이용해 수정·각색해선 안된다고 주장하지만, 디즈니, 소니, NBC, 유니버설, 파라마운트 등 할리우드 대형 제작사들은 이를 거부해 결국 파업으로 치달았다. 글쓰기가 직업인 작가들이 챗GPT와의 대결에 제일 먼저 나선 셈이지만 이 여파가 사회 각 영역과 직업군으로 확산할 가능성이 높다.

영국의 일간지 더타임스(The Times)가 챗GPT와 인간 펀드매니저의 주식 수익률을 비교해본 흥미로운 기사를 게재했는데 과연 챗GPT 등 AI 챗봇이 추천한 주식 종목 수익률은 어느 정도였을까.

보도한 내용을 보면 주식 5종목을 추천해달라고 요청한 결과, 챗GPT는 존슨앤드존슨(J&J), 비자, 프록터앤드갬블(P&G), 마이크로소프트, 코카콜라를 지목했다. 챗GPT는 원래 투자 조언을 하지 않는다면서 요청을 여러 차례 거절했지만, 기자가 질문을 바꿔가면서 끈질기게 설득하자 결국 두 손을 들고 추천종목을 귀띔해줬다고 더타임스는 소개했다.

4월27일부터 5월16일까지 펀드 매니저들과 인덱스펀드, 챗GPT 추천주의 성과를 비교해본 결과는 놀랍게도 챗GPT의 승리였다. 이 기간 5만파운드를 챗GPT 추천 미국 주식 5개에 똑같이 나눠 투자한 수익은 155.6파운드였다.

반면 펀드매니저가 운용하는 미국 주식형펀드는 같은 기간 평균 135파운드 수익을 냈고, 미국 주식 인덱스펀드는 100파운드 손실을 기록했다. 다만, 더타임스는 “(영업일 기준)10일이란 기간은 제대로 된 성과를 평가하기엔 너무 짧다"라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는데 역시 AI 챗봇의 투자 추천을 그대로 활용하기엔 아직은 미덥지 못한 한계점도 나타났다.

더타임스는 후속 실험으로 챗GPT와 구글의 AI 챗봇 서비스 ‘바드’에 38개 주식 종목을 추천해 달라고 요청했는데, 바드는 37개만 추천했다가 실수를 지적하자 그제서야 1종목을 추가했다고 한다.

바드는 또 같은 회사인 ‘월트 디즈니’와 ‘디즈니’를 중복해 추천하는가 하면, 현재는 ‘메타’로 바뀐 ‘페이스북’을 추천 목록에 올리는 실수를 저질렀다. 챗GPT 역시 2020년 ‘레이시온 테크놀러지스’로 이름이 바뀐 ‘유나이티드 테크놀러지스’를 추천 목록에 넣는 오류를 저질렀다.

이밖에 AI 챗봇의 추천 종목에는 미국 주식이나 기술주, 대형주가 편중되는 경향이 있었다고더타임스는 언급했다.

인간과 챗GPT의 수익률 대결은 그 결과를 떠나서 필자로서는 섬뜩하지 않을 수 없다. 로봇과 인공지능이 인류를 대체할 우울한 미래가 온다면 컨설턴트, 트레이더, 애널리스트 등 주식 투자 관계자들이  수익을 내지 못하거나 AI와의 수익률게임에서 패하는 경우 자연스럽게 도태되고 말 것이기 때문이다.

어떤 업무의 영역인가에 따라서 차이는 있겠지만 인간의 창의성과 동물적 감각을 쉽게 뛰어 넘을 수는 수는 없을 것이기에 일방적으로 패퇴하여 흔적도 없이 사라지는 그런 날은 쉽게 오지 않을 것이라고 필자는 자신한다. 그 이유는 챗GPT는 결국 초거대 AI 기반으로 과거에 벌어진 빅데이터를 종합 분석 예측하는 기계적인 시스템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다만 인류가 각자의 맡은 분야에서 새로운 기회 창출과 더 나은 미래를 위한 비전 제시를 위해 노력하지 않는다면 결국 AI를 기반으로 한 챗GPT 기술에 휘둘리다가 굴복할 수도 있을 것이라는 우려를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지만 말이다.

결국 모든 세상의 삼라만상이 그러하듯이 "케바케(Case by Case)"다. 한가지 확실한 것은 챗GPT가 절대 모든 문제의 만능 해결사가 될 수는 없다는 것이다. 또 이를 어떻게 적용하고 활용하느냐에 따라서는 인류를 위협하는 괴물이 될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는 '두 얼굴의 메카니즘'도 설득력이 있다.

국내 주식 AI 관련주들의 면면을 보면 시총이 작은 중소형주들이 카드사에 음성지능 기반 대화형AI 서비스를 개시했다든지, 원스톱 AI 플랫폼을 개발 공개한다든지 하는 이슈로, 또는 종목명에 'OOOAI'만 달면 급등하는 와중에, 그야말로 원조격인 미국 AI주들의 움직임에 연동되어 신고가 랠리라도 펼치게 되면 어김없이 대주주가 지분 매각을 하고 먹튀하거나 이때다 싶어 대규모 유상증자를 발표하는 등의 전형적인 꼼수를 부릴 가능성이 높은 만큼 무늬만 AI인 짝퉁 AI 종목들을 잘 선별해내야 하는 것도 중요하다.

앞으로 이렇게 할 것이다 라는 장밋빛 전망만으로는  현재 매출이 거의 제로인 상황에 영업이익도 적자를 면치 못하는 기업들이 무늬만 AI로 주가가 오르는 것은 분명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There is nothing perfect in this world.(이 세상에 완벽한 것은 없다) 'Chat GPT' is no exception(챗GPT도 예외는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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