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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이체방크 리스크, 국내 영향 적지만 위험회피 심리에 증시 혼조
도이체방크 리스크, 국내 영향 적지만 위험회피 심리에 증시 혼조
  • 주선영 기자
  • 승인 2023.03.27 18: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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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S 코코본드 상각에 유럽 은행 위기감 확대
“국내 금융주, 유동성 이슈에서 상대적 자유로운 편”
코스피 대비 상대적 코스닥 강세 이어져
“금리인하에 대한 섣부른 시장의 기대는 금물”

실리콘밸리은행(SVB)에서 촉발된 은행시스템 리스크가 독일 도이체방크의 부도 가능성까지 확산되고 있다. 이로 인해 각국 중앙은행들의 긴축기조 완화를 기대할 수 있으나 변동성이 더욱 확대될 것이라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2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주 도이체방크는 장중 12.8% 급락하는 등 극심한 주가 변동성을 보였다. 이는 신용부도스왑(CDS) 프리미엄 비용이 급격히 상승한데 따른 것으로, CDS는 은행의 채무 불이행에 대해 채권 보유자들을 보장해주는 금융 파생상품이다.

도이체방크 CDS 프리미엄

자료: Bloomberg, 이베스트투자증권 리서치센터
자료: Bloomberg, 이베스트투자증권 리서치센터

이번 사태는 크레디트스위스(CS)의 매각이 결정적으로 작용했는데 CS의 유동성 위기가 커지자 스위스정부의 추진 하에 스위스 최대은행인 UBSCS를 인수하기로 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CS의 신종자본증권(AT1) 전액을 상각하기로 결정한 것이 문제였다.

AT1은 코코본드(조건부전환사채)의 일종으로 주식보다 안전하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코코본드는 은행의 자본 보강을 위해 발행되는 조건부 채권 중 하나로, 일정한 조건이 만족되면 투자자의 동의없이 주식으로 전환되거나 영구적으로(혹은 일시적으로) 상각되는 특징을 갖는다.

은행의 지급능력을 의미하는 보통주자본(CET1) 외에 기타자기자본인 AT1 채권은 기본 자본(Tier1)으로 인정되고, BIS 자본비율을 개선시킨다. 유사 시 주식으로 전환되면서 손실을 완충시키며 재무구조를 개선시키는 목적이 크다.

하지만 이번 사태로 코코본드가 안전하지 않다는 인식이 커졌고, AT1 발행규모가 컸던 도이체방크가 타격을 입은 것이다.

주요 은행 중 CET1 대비 AT1 비율이 높은 은행들

자료: Bloomberg, 유진투자증권
자료: Bloomberg, 유진투자증권

특히, CS AT1의 상각은 상당히 이례적이라 할 수 있다. 과거 2017년 스페인은행인 방코 포퓰라에서 AT1을 상각한 적이 있었지만, 주식이 AT1 보다 먼저 상각 처리됐고, 그 금액도 135,000만유로로 적은 규모였다. 게다가 주식보다 AT1 채권의 선상각은 이번이 처음이기에 금융시장의 관행을 깬 행위로 받아들여지면서 불안 심리가 더욱 높아진 것이다. 2,750억달러로 추정되는 글로벌 코코본드 시장의 투자심리는 당분간 불안할 전망이다

시장의 우려가 확대되자 도이체방크는 서둘러 코코본드를 조기상환하겠다는 입장을 발표했으나 불안감을 잠재울 순 없었다. 글로벌 은행들이 이 사태를 막기 위한 지불준비금이 더 커져야 한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뱅크데믹으로 이어지는 모습이다.

특히, 아시아 국가들 중 홍콩과 한국이 위기국가로 꼽히는데 국내 금융권의 경우, 유동성 및 건전성 이슈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롭지만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에 대한 위기감이 잔존해 있기 때문이다.

전배승 이베스트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국내 금융권은 AT1 리스크 부각 이후 전반적인 자

금조달 여건이 악화될 가능성이 높고 저축은행과 PF 등 취약한 부문을 둘러싼 경계감 또한 지속적으로 높아질 전망이라고 진단했다.

이처럼 은행 위기에 대한 불안이 금융시장을 지배하고 있는 가운데 금일 국내증시는 혼조세를 나타냈다.

다만, SVB의 매각 소식이 장중 알려지면서 코스피의 하락폭은 제한됐으며, 중소형주 중심의 코스닥은 소폭 올라 상대적 강세가 이어졌다.

수급에서는 외국인투자자가 4영업일 만에 순매도로 돌아섰는데 이들은 전기·전자를 중심으로 차익실현 매물을 출회 했다. 반면 기관투자자는 투신과 사모펀드의 매도세에도 금융투자를 중심으로 매수 우위를 보였다.

커지는 금리인하 기대감은 시장에 긍정적

한편, 은행에서 시작된 유동성 위기로 인해 연준의 긴축기조가 완화될 가능성이 커진 것은 주식시장에 긍정적이다. 실제로 CNN이 발표한 공포와 탐욕지수를 보면 투자심리가 점진적으로 회복되는 것을 알 수 있다.

CNN 공포&심리지수

자료: CNN, 한국투자증권
자료: CNN, 한국투자증권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내 스타일 변화를 보면 현재는 수익성과 안정성이 높은 퀄리티 주식의 성과가 가장 양호하다, “현금 동원력이 뛰어나고 안정적 수익을 내는 종목이 시장의 관심을 받는다는 근거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우리나라에서도 유사한 흐름이 예상되는데 현금을 확보하고 있으며, 부채가 적고 차입금 의존도가 낮아 벤치마크보다 높은 수익률을 기록할 수 있는 기업이 선호될 것이라며, “코스피200 종목 중 삼성전자, 오리온, 기아, 삼성에스디에스, 삼성전기, 카카오, KT&G 등이 해당된다고 덧붙였다.

이번 사태가 긴축기조 완화에 대한 기대감을 키우고 있으나 일각에서는 투자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는 조언이다. 경기침체 악화가 현실화될 수 있으며 이에 따른 증시급락 가능성도 존재하기 때문이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금리인하에 대한 시장의 기대가 여전히 과도하기 때문에 아직까지는 매수전략에 신중해야 한다, “금리인하가 현실화되기까지 선행되는 급격한 경기침체, 금융권 유동성·시스템 위기는 금융시장의 등락에서 배제돼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금리인하라는 매커니즘 안에서 위기는 배제하고 금리인하에만 시장이 반응하고 있다고 지적하며 유럽 금융권 리스크가 확산될 경우, 달러 강세로 인한 위험자산 회피심리는 더욱 강화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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