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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급증한 스팩합병 상장, 투자자가 유의할 점?
최근 급증한 스팩합병 상장, 투자자가 유의할 점?
  • 주선영 기자
  • 승인 2023.03.22 14: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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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팩 상장수, '20년 19건→'·21년 25건→'22년 45건
금감원 “합병가액 산출근거·주선인 과거 자문 내역 등 꼼꼼히 살펴야”

최근 2~3년 간 국내증시에 스팩(SPAC·기업인수목적회사) 상장이 급증하면서, 올해 이들과의 합병을 통해 증시에 입성하는 기업들 역시 최다치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스팩은 우량 비상장사와의 합병만을 목적으로 만들어진 페이퍼컴퍼니로, 비상장사가 스팩과의 합병을 통해 증시에 우회상장하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국내증시에는 지난 2009년 처음 도입됐다.

스팩합병을 통한 상장은 합병유입금(공모자금)을 심사청구 초기부터 확정 지을 수 있는데다 외부 변수에 따른 영향이 제한적인 것이 특징이다. 특히, 시장 인지도가 낮은 기업의 경우 가치평가에 유리하다는 장점이 있고, 투자자들에겐 양호한 수익을 제공해 최근 더욱 부각되고 있다.

스팩 및 스팩합병 상장 기업수, 누적 스팩합병 성공률

자료: 한국거래소(KRX), 흥국증권 리서치센터
자료: 한국거래소(KRX), 흥국증권 리서치센터

그러나 최근 빠르게 늘어난 스팩수와 스팩의 대형화로 인해 우량한 합병대상을 골라내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또한, 일반투자자 대비 증권사 등에게 유리한 거래조건과 기관투자자들의 스폰서에 대한 견제가 부족한 점은 우려로 지적되고 있다. 게다가 스팩은 존속 기한인 3년 이내에 합병대상을 찾지 못할 경우 청산절차를 밟게 되기 때문에 스팩을 만든 증권사는 일반투자자들의 이익에 반하더라도 어떻게든 합병을 추진할 가능성이 크다.

스팩은 일반투자자가 M&A 기업에 투자할 수 있는 좋은 기회이긴 하지만, 일부 불리한 투자여건이 존재하기 때문에 금융감독원은 무리한 합병이 투자자 손실로 이어질 수 있다며 투자자들에게 각별한 주의를 당부하고 있다.

올해 스팩합병최다 전망16개 상장·승인 진행

2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최근 3년간 상장한 스팩은 92개로 이 중 지난해 상장한 기업만 45개에 달했다.

업계에서는 올해 스팩 합병 상장이 역대 최다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올해에만 이미 합병 상장을 완료했거나 승인을 추진하는 곳이 16곳이다. 이중 이미 합병한 기업은 5곳이며 현재 11개사가 거래소 심사를 기다리고 있거나 심사승인을 받고 상장을 준비하고 있다. 스팩 합병 상장사수는 202115, 지난해 17곳이었다.

최근 몇 년 새 스팩이 크게 증가한 것은 증시침체로 이에 따른 기업공개(IPO) 시장 역시 급격히 냉각됐기 때문이다. 시장 상황이 좋지 않은 시기에 스팩합병 상장이 IPO 우회 방식으로 활용되는 것이다.

일반적인 IPO의 경우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을 통해 적절한 기업가치를 평가받고 공모가를 확정해야 하는데, 지난해처럼 투자심리가 얼어붙었을 땐 제대로 된 기업가치를 받기가 어렵다. 시장이 좋을 땐 풍부한 유동성을 바탕으로 기업가치를 높게 평가 받겠지만 반대의 경우 기업가치를 낮춰 상장해야 하기 때문이다. 또 수요예측이나 일반 청약 등에서 미달이 날 경우 기업 이미지 훼손에 따른 주가하락도 부담이 된다.

일반상장과 스팩합병 상장 절차 비교

자료: 한국거래소, 흥국증권 리서치센터
자료: 한국거래소, 흥국증권 리서치센터

그러나 스팩합병은 이미 자금 조달을 마치고 증시에 상장된 페이퍼컴퍼니와 합병하는 것으로, 이 과정에서 기업가치가 평가 절하되거나 공모미달이 나는 리스크 부담을 겪지 않아도 된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지난해 IPO 침체로 증권사들의 증권발행(ECM) 실적이 급감하면서 스팩 상장 늘어낫다, “합병 전이라도 상장만으로도 일부 실적으로 잡히기 때문에, 지난해 IPO 가뭄 당시 그 대안으로 스팩상장을 추진하는 곳이 많았다라고 설명했다.

급증한 스팩수와 대형화로 합병대상 찾기 어려워···금감원 투자자 주의 당부

문제는 최근 많아진 스팩수와 대형화된 스팩으로 인해 합 대상 찾기가 어려워졌다는 점이다.

통상 스팩은 중소형사의 합병을 염두하고 조성되기 때문에 규모가 100억원 미만이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최근 스팩 상장 수요가 늘어나면서 스팩의 대형화가 진행되는 추세다. 최근 3년 간 상장한 스팩 92개 중 42개가 100억원 이상이며, 300억원 이상도 6개 달한다. 규모가 큰 스팩으로는 지난 20215월에 상장한 엔에이치스팩19(960억원), 지난 15일 상장한 미래에셋드림스팩1(700억원), 지난 2일 상장한 삼성스팩8(400억원) 등이 있다.

가령 스팩 크기의 4~10배 규모 사이의 시가총액 비상장사를 합병하게 된다면 300억원짜리 스팩의 경우 2,000~30,00억원 규모의 기업을 물색하게 된다. 하지만 3,000억원 이상의 기업이 IPO가 아닌 스팩으로 들어올 가능성은 많지 않다. 이미 규모가 있는데다 높은 기업가치 평가를 받고 있는 기업들은 자금을 조달하는 IPO를 선택하지, 우회상장하는 스팩합병을 선택할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1,000억원짜리가 합병상장을 통해 최소한 20%를 공모한다면 시총 5,000억원 이상의 회사를 찾아야 하는데, 그런 큰 회사가 굳이 IPO가 아닌 스팩합병으로 가려하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미 중소형 규모 스팩들도 너무 많이 상장해있어 합병 대상 찾는데 경쟁이 치열한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스팩 합병 대상 찾기가 어려워질수록 투자자들에게 불리하다는 게 금융당국의 지적이다.

금융감독원 관게자는 최근 스팩 상장이 부쩍 늘어나, 경쟁적으로 합병을 하려다 보면 비상장사를 비싸게 인수할 유인있다고 강조하며 합병 가액이나 비율 등에 있어 일반투자자와 이해 상충 부분이 생길 우려도 있다고 전했다.

합병성사 여부에 따른 투자자 그룹별 손익

자료: 금융감독원
자료: 금융감독원

실제로 스팩 상장부터 합병까지의 구조를 보면, 주관사들은 어떻게든 합병을 성사시키려는 유인이 크다. 스팩 상장 주관 증권사는 합병 성공 시 높은 수익을 얻지만 실패 시 리스크를 그대로 떠안게 되기 때문이다. 반면 스팩 투자자들은 합병에 실패해도 존속 기한이 끝나 청산되더라도 공모가 원금에 이자까지 돌려받을 수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투자자들은 합병가액 산출 근거와 합병 자문인의 과거 자문 내역, 합병 후 주가 현황, 기관투자자들의 의결권 비율 등을 합병신고서 등을 통해 꼼꼼히 확인하고 결정해야 한다고 투자에 주의를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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