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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
  • 황윤석 논설위원
  • 승인 2023.03.20 14: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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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VB 파산- CS 폭락 -ECB 빅스텝 그리고 그 다음은?

글로벌 금융시장이 또 패닉에 빠졌다. 총자산 2090억$로 미국내 자산 기준 16위이자 실리콘밸리 스타트업의 돈줄로 불리던 실리콘밸리은행(SVB)이 파산했다.

고려대학교 정치외교학 석사
sbs비서실 스피치라이터
대우증권 실전투자대회 3위 입상
한국경제tv 슈퍼스탁킹 우승
한국경제tv 해외주식 전문가

실리콘밸리에서 벤처기업을 중심으로 대출해주는 유일한 상장 은행이자 쇼피파이와 크라우드 스트라이크 같은 대표 고객들을 포함하여 스타트업의 거의 절반이 SVB 대출 고객일 정도의 큰손인 SVB가 파산하는데는 불과 44시간밖에는 걸리지 않았다.

강도높은 미 연준의 긴축과 금리인상으로 SVB의 주고객인 테크회사들의 성장이 둔화됨에 따라 현금 흐름과 유동성에 문제가 생겼다고 보고 있다. SVB의 포트폴리오중 절반 이상이 안전자산인 미 국채라는 주장도 있고 금리인상이 진행되면서 국채 가치가 할인되어 헐값에 처분하는 바람에 어쩔수 없었다는 황당한 논리도 있는데 이에 현혹되어서는 안된다.

SVB의 투자 포트폴리오는 알려진 것과 같이 미 국채가 전부가 아니었다. 900억$이상 MBS(주택저당채권)에 투자했으며 글로벌펀드 대출금도 400억$를 넘어서는 등 부실 규모가 확대됨으로써 뱅크런을 감당해내지 못했던 것이다.

SVB는 고육지책으로 지난 3월8일 2200만 달러 규모의 증자 계획을 발표했는데 발표 직후 주가는 60% 이상 폭락했으며, 엎친데덮친 격으로 불안감이 고조된 투자자들의 예금 인출이 가속화됐다.

특히 예금액 대부분이 연방예금보험공사(FDIC)가 보증하는 예금자 보호 대상이 아니란 점에서 무차별로 모바일을 통한 뱅크런이 폭발한 것이다. 실제로 3월 9일 하루에만 420억 달러(약 56조 원)가 SVB에서 인출됐다.

이에 미 금융당국은 SVB가 손실을 발표한 지 44시간 만에 파산 절차에 돌입했다. 미 캘리포니아주 금융보호혁신국은 3월 10일 불충분한 유동성과 지급 불능을 이유로 SVB 지점을 폐쇄했으며, 파산관재인으로 미 연방예금보험공사(FDIC)를 임명했다고 발표했다.

이처럼 자금 위기가 불거진 후 2일도 채 되지 않아 초고속으로 파산한 배경으로는 스마트폰도 한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3월 12일 '스마트폰 뱅크런으로 비운을 맞은 SVB'라는 제목의 기사를 실었는데 내용인즉슨, SVB 주고객인 실리콘밸리 스타트업 사업가들이 거래 은행의 위기 소식을 듣자마자 순식간에 스마트폰으로 예금을 대거 인출하면서 빠른 속도로 뱅크런이 발생했다는 것이었다.

미 정부가 3월 12일 SVB 파산이 금융위기로 번지는 것을 막기 위해 발빠르게 고객이 맡긴 예금을 보험 보증 한도와 관계없이 전액 보증함과 아울러 유동성이 부족한 금융기관에 자금을 대출하기로 했다. 이는 재무부와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연방예금보험공사(FDIC)가 공동성명을 통해 서둘러 발표한 것이다. 

2주전 SVB의 갑작스러운 파산으로 촉발된 금융권 위기설이 크레디트스위스그룹의 건전성 우려로 번지면서 아시아에서도 은행, 보험 등 금융주가 크게 하락하며 지수를 끌어내렸다. 미국 SVB 파산에 이어 스위스 투자은행 크레디트스위스(CS) 위기설까지 나오자 유가 70달러 선이 15개월 만에 무너졌다.

은행발 위기가 경기 침체로 이어지면 수요가 감소할 것이라는 우려가 원유 가격을 끌어내린 것이다.

SVB 파산 이후 미국 정부가 빠르게 개입하며 잠시 안정을 찾는 듯했던 투자자들은 CS 위기설에 다시 안전자산으로 몰려갔다. 뉴욕상품거래소에서 지난15일 4월 인도분 금은 온스당 1.1% 오른 1931.30$에 장을 마감했다.

대표적인 안전자산인 금값은 지난달 1일 이후 6주만에 최고가를 경신했다. 금융 불안이 실물 경제로 급속도로 확산되면서 이제는 또다시 경기침체를 걱정해야할 판이다. 2008년 리먼 브라더스 글로벌 금융위기의 망령이 짙게 드리우고 있는 것이다.

최근 일주일 새 파산한 미국 실버게이트은행, 실리콘밸리은행(SVB), 시그니처은행은 모두 가상자산과 관련한 은행이었다. 악재가 불거졌지만 비트코인은 상승세를 이어갔다. 미국 재무부의 예금보호 조치로 급한 불이 꺼졌고 전통 금융시장에 대한 불안 심리가 비트코인 투자심리를 오히려 부추겼다는 분석이 나온다.

가상자산 전문업체 펀드스트랫의 신 폐럴은 “이번 비트코인 랠리는 투자자들이 중앙은행 시스템의 취약성을 인식하고 있기 때문에 발생했다”고 내다봤다. 가상화폐 대장 격인 비트코인이 미국 은행들의 잇따른 파산 사태로 오히려 수혜를 입고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이번 은행 파산 사태의 요인이 가상화폐와는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데다 은행에서 빠져나간 유동자금이 가상화폐 시장으로 움직이고 있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이 코인의 가격은 가상화폐 거래 은행인 실버게이트가 지난 8일(현지시간) 청산을 발표하면서 급락했다가 이틀 뒤인 10일 SVB 파산 사태가 벌어진 뒤에는 오히려 급등세를 보였다.

대형 은행들이 위기설에 휩싸인 탓에 금융 시스템 리스크 공포가 미국 밖까지 확산하면서다.비트코인을 위험자산이 아닌 ‘안전자산’으로 인식하는 투자자들이 더 많아지는 상징적 기점이 될 것이라는 분석마저 나온다. 

결제업체인 스트라이크의 잭 말러 CEO는 "우리는 연준이 미국의 금융시스템을 스스로 파괴하는 현장을 실시간으로 보고 있다"며 "비트코인 외에는 도망갈 곳이 없다"고 단언하고 있을 정도다

당분간 금과 가상화폐로 수천 조의 갈곳잃은 자금들이 머니 무브를 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전망도 힘을 얻고 있는데 아마도 과거 리먼브러더스 사태에 대한 학습효과 때문일 것이다. 기존 금융 시스템에 대한 불신과 불안을 수습하는데는 최소 5년 이상 걸릴 것이므로 미국의 지방은행들과 유럽의 소규모 은행들의 연이은 연쇄 파산이 이어질 것이라는 최악의 시나리오마저 힘을 얻고 있다.

더이상 달러와 엔화가 안전자산이 될 수 없다며 이러한 패닉 장세에서는 오히려 이제 전세계 어느곳에서나 거래와 입출금이 가능한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가 금보다 더 쉽게 이동가능하고 현금화 하기 쉽다는 전망마저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그야말로 카오스, 대혼란 그 자체다. 미국 대형 금융사들이 부도 위기에 몰린 샌프란시스코 기반 은행 퍼스트리퍼블릭에 유동성을 지원하며 위기 진화에 나섰지만 여진은 이어지고 있다.

뱅크런으로 파산한 미국 SVB의 옛 모기업인 SVB파이낸셜그룹도 결국 법원에 파산보호를 신청했다. 시장에서는 SVB와 비슷한 규모의 다른 중소형 은행의 추가 부실 사태가 언제든 발생할 수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국내 대다수 애널들은 이때를 기다렸다는 듯이 3월 FOMC회의에서 연준은 베이비스템에 그칠 것이며, 하반기 이후 금리인하도 검토해야할 정도이니만큼 향후 경기둔화 내지는 침체에 새로운 행보를 보일 것이다 라며 특유의 낙관론을 펴고 있다.

더이상 금융위기는 없으니 이제는 걱정 말고 주식을 사라며 또다시 예의 희망회로를 마구 돌리고 있다. 2008년 '리먼브러더스의 재판(再版)'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공포에 떨고 있는 미국과 유럽과는 정반대의 시각인 셈이다.

가파른 금리인상에 대한 후유증으로 연중 내내 파열음이 이어지면서 시장의 급등락이 이어질 것이라는 조마조마한 전망과도 정면으로 배치되는 것이다.

美 달러가 더이상 안전자산이 될 수 없다라는 석학들의 전망을 비웃기라도 하듯 SVB 파산 사태 이후 환율이 엄청난 널뛰기 급등락을 보이고 있다. 특히 장중에는 크게 하락하다가도 장 마감이후 다시 급등하는 이상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데 외환당국의 개입 때문이라고 투자자들은 의심하고 있다.

일부 투자자는 장중에 원화가 오르는 것이 dead cat bounce이고 장 마감 이후 달러가 오르는 것이 live cat bounce라며 당국의 인위적인 개입이 오히려 시장을 왜곡시킬 뿐이라고 볼멘 소리를 하고 있다.

최근 역대급 저평가 상태였던 日 엔화가 빠르게 반등하면서 달러당 130엔대로 치솟고 원엔환율도 100엔당 1000원에 육박하는 등 엔화 강세도 심상치 않다.

너도나도 앞다투어 금융위기의 확산을 막기 위해 자금 지원과 긴급 수혈에 나서고 있지만 약발이 먹히지 않고 있다. 그런 와중에 3월 ECB는 0.5% 빅스텝의 금리인상을 단행했다. 금융시스템의 붕괴를 막고 유동성 공급을 해야할 판에 물가와 인플레 또한 두고볼 수 없다는 결론을 내린 것이었다.

여기저기서 산발적으로 부실이 드러나게 되면 긴급수혈의 미봉책만으로는 돌발상황을 막기 어려워진다. 따라서 실물경제로의 확산 여부와 유연한 정책적 대응 효과를 면밀히 체크해야 한다.

3월23일 FOMC회의에서 미 연준의 베이비스텝만으로 모든 것이 해결될 수는 없다. IMF와 ADB에 이어 OECD마저 한국의 내년도 성장률 전망치를 넉달만에 1.8%에서 다시 1.6%로 낮췄다.

이는 내년 세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1.9%에서 2.3%로 높인 것과는 정반대다. 이제는 정책도 물가에서 경기로 옮겨가야 한다는 말이 나오는 것도 그런 이유에서다. 유독 대외악재에 예민한 한국 경제와 증시를 감안한다면 지금은 환율동향을 체크하면서 단기 차익을 챙겨야 할 때다.

특히 이번 SVB사태에서 드러난 '모바일 뱅크런'에 의한 파산은 그야말로 공포 그 자체다. 정부 보호하에 관치금융에 길들여진 우리나라 은행들은 특히 금융시스템이 부실 내지는 취약한 상황이어서 '모바일 뱅크런' 발생시 속수무책이기 때문이다.

끝날 때까지는 끝난 것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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