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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적분할 예정 동국제강, 본격 승계 작업?․․․장·차남에 지분 증여
인적분할 예정 동국제강, 본격 승계 작업?․․․장·차남에 지분 증여
  • 윤상현 기자
  • 승인 2023.03.03 12: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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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세주 회장, 장남과 차남에 각각 20만주, 10만주 증여
인적분할 전 두 자녀 지분율 높이기 목적
“자사주 마법으로 오너 일가 지배력 확대할 듯”

장세주 동국제강 회장이 자신이 보유한 지분 일부를 장남 장선익 동국제강 구매실장 전무와 차남 장승익 씨에게 증여했다. 지주사 전환을 위한 인적분할을 앞둔 동국제강이 두 자녀의 지분율을 높이는 한편, 4세 장선익 전무의 승계 작업을 본격화하려는 작업으로 풀이된다. 장 전무의 승계 작업을 위해선 지분 확보가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장세주 회장은 이날 장남인 장선익 동국제강 전무와 차남인 장승익 씨에게 각각 지분 200,000주와 100,000주를 증여했다. 금액으로는 총 44억원 규모다.

이번 증여로 장남인 장선익 전무의 보유 주식은 기존 790,703주(0.83%)에서 990,703주(1.04%)로 늘었다. 차남 장승익 씨의 지분 역시 기존 350,000주(0.37%)에서 450,000주(0.47%)로 증가했다.

반면, 장세주 회장의 동국제강 지분율은 기존 1,330만주(13.94%)에서 1,300만주(13.62%)로 낮아졌다.

이로써 동국제강 오너 일가의 지분율은 장세주 회장 13.62%, 동생 장세욱 부회장 9.43%, 장남 장선익 전무 1.04%, 여동생 장윤희 씨 0.59%, 차남 장승익 씨 0.47%로 각각 변경됐다.

시장은 장 회장의 이번 증여가 오는 6월1일 동국제강의 인적분할을 앞두고 자녀들의 지분율을 높여주기 위한 포석으로 해석하고 있다.

동국제강 인적분할 전후 사업구조

자료: 동국제강
자료: 동국제강

앞서 동국제강은 지난해 12월9일 이사회를 통해 인적분할을 의결했다. 이와 관련해 오는 5월17일 열릴 주주총회에서 인적분할 승인 건을 다루고, 6월1일이 분할 기일을 목표로 하고 있다. 주목할 점은 지난해 인적분할을 발표한 12월9일은 장남 장선익 상무가 전무로 승진한 날이기도 하다.

회사 출범 68년 만에 지주사 체제를 선언한 동국제강은 지주사 설립 배경에 대해 “미래성장을 위해선 신속한 결정이 중요하다”며, “지주사 설립을 통해 각 사업부문을 독립시켜 신속한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인적분할이 단행되면 존속법인인 지주사 동국홀딩스와 신설회사인 동국제강(열연사업)과 동국씨엠(냉연사업)으로 분할된다. 분할 비율은 동국홀딩스 16.7%, 동국제강 52.0%, 동국씨엠 31.3%로 나뉜다.

지분 증여와 인적분할, 결국은 지배력 강화

인적분할을 하면 기존 회사 주주들은 자신의 지분율대로 신설법인의 주식을 받게 된다. 기존회사의 자사주에 신설회사의 신주를 배정해 결과적으로 대주주(오너 일가)의 지분율을 높일 수 있는 것이다. 기존 주주가 신설회사 주식을 존속회사에 현물로 출자하면 존속회사 지분율을 더 높일 수 있어 일명 ‘자사주 마법’을 통해 오너 일가의 지배력을 강화할 수 있게 된다.

동국제강 분할회사 운영방안

자료: 동국제강
자료: 동국제강

동국제강이 지난해 회사분할 결정 공시를 발표하면서 회사구조개편 계획도 함께 공개했는데 이를 통해서도 알 수 있다. 공시에 따르면 동국홀딩스는 동국제강, 동국씨엠 지분 확보를 위해 공개매수 방식의 현물출자 유상증자를 진행할 예정이다. 주주들이 동국제강, 동국씨엠의 주식을 동국홀딩스에 넘기면 동국홀딩스는 신주를 발행해 주식을 지급하는 방식이다. 시점은 회사 분할이 완료된 이후다.

전문가들은 이 과정에서 오너들은 자신들이 보유한 동국제강과 동국씨엠 주식을 동국홀딩스 신주와 맞바꿀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이를 통해 오너일가의 지주사 지분은 지주사 개편 이전보다 더 늘어나게 된다.

즉, 장 회장으로부터 주식을 받은 장선익 전무와 장승익 씨가 회사 분할 후 동국제강과 동국씨엠 지분을 이용해 동국홀딩스 지분율을 끌어올릴 수 있다는 것이다. 지주사 지분을 많이 확보할 수록 자회사에 영향력을 간접적으로 행사할 수 있기에 지배력 강화가 주 목적인 오너일가 입장에선 지주사의 지분 확보를 위해 인적분할이 좋은 수단이 된다.

업계 한 관계자는 “장세주 동국제강 회장의 나이가 70세가 넘은 점을 고려하면 서서히 승계작업을 준비할 시점”이라며, “동국제강도 이러한 점을 배제하진 않았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반면, 오너 일가의 지배력은 확대되지만 동국홀딩스의 개인 주주들은 피해를 볼 가능성이 있다. 동국홀딩스가 현물출자 방식을 통한 유상증자로 신주를 발행하게 되면서 주식 가치가 희석될 수 있어 일반 주주들의 불만은 커질 수 밖에 없다.

기업들이 지주사 전환 명분으로 '지배구조 개선'을 언급하지만 실질적으로는 오너일가의 지배력을 강화하는 수단으로 활용하기 때문에 시장에선 이에 대한 비판이 끊임없이 제기돼왔다.

업계 관계자는 “수많은 기업들이 인적분할을 최대 주주의 경영권강화 수단으로 사용하고 있다”며 “동국제강도 6월 인적분할을 앞두고 장 회장의 지분 증여가 더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한편, 최근 사모펀드의 ‘주주제안’ 열풍이 불면서 개인투자자들도 기업들의 인적분할에 제동을 걸고 있다. 실제로 현대백화점은 소액주주들의 반대로 주총에서 인적분할이 부결된 바 있다. 따라서 오는 5월 주총을 앞둔 동국제강 역시 인적분할 안건이 부결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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