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네이버블로그
  • 네이버포스트
주요뉴스
CB 돌려막기로 M&A 잇단 성사 카나리아바이오, 자본시장 교란
CB 돌려막기로 M&A 잇단 성사 카나리아바이오, 자본시장 교란
  • 주선영 기자
  • 승인 2023.01.25 17:2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잇단 CB 발행, 사실상 무자본 M&A 거래
자기자금 0원으로 ‘리더스 기술투자’ 지분 18.04% 및 경영권 인수
기업인수 후 해당 기업 CB 통해 빚 갚는 과거 쌍방울 M&A 행태와 유사
카나리아바이오 최대주주 신재호···과거 ‘홈캐스트’ 주가조작 실형

최근 인수합병(M&A) 시장에서 큰손으로 떠오르고 있는 카나리아바이오에 대해 무자본 M&A가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카나리아바이오가 진행해온 M&A 행보를 보면, 상장사를 인수하는 과정에서 전환사채(CB) 돌려막기를 통해 사실상 현금유출 없이 M&A를 잇달아 성사시키고 있는데 이는 쌍방울그룹이 몸집을 키워온 방식과 동일하다. ‘2의 쌍방울이라는 별명을 얻고 있는 카나리아바이오는 최근 금융당국이 사모CB를 악용한 자본시장 교란사범을 엄단하겠다고 밝힌 만큼 당국의 제재를 받을 가능성이 커졌다.

2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카나리아바이오그룹은 최근 연인 M&A를 통해 빠르게 몸집을 키워나가고 있다.

카나리아바이오가 최근 인수합병(M&A)을 잇달아 성사시키며 몸집을 불리고 있는 가운데 무자본 M&A 행보로 자본시장 교란 의혹을 받고 있다.
카나리아바이오가 최근 인수합병(M&A)을 잇달아 성사시키며 몸집을 불리고 있는 가운데 무자본 M&A 행보로 자본시장 교란 의혹을 받고 있다.

특히, 카나리아바이오그룹의 지주사 격인 카나리아바이오엠은 과거 빗썸 인수 시도 등으로 알려진 자동차 내외장재 전문기업 두올산업(디아크)에 뿌리를 두고 있는 곳이다. 지난해 두올물산 시절 K-OTC 시장에서 주가가 2,000배 넘게 급등한 기업으로도 알려져 있으며, 디아크는 지난 20213월 거래정지돼 상장폐지 심사를 받고 있다.

카나리아바이오엠은 지난 1년 동안 현대사료(현 카나리아바이오)를 시작으로 세종메디칼, 두원사이언스제약, 헬릭스미스, 리더스 기술투자 등 5개사를 잇달아 인수하는데 성공했다. 업계에서는 카나리아바이오그룹의 M&A 행보가 이에 그치지 않고 계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M&A의 잇단 성사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 문제는 거래과정이 석연치 않다는데 있다.

카나리아바이오그룹은 기업 인수과정에서 자회사를 통해 CB를 발행하고, 이를 인수 대상 회사가 사들이게 만들어 실제 인수 비용을 최소화하는 방식을 사용하고 있다.

최근 사례인 리더스 기술투자 역시 기형적인 거래로 이뤄졌다는 게 시장의 평가다. 카나리아바이오엠은 에이티세미콘으로부터 리더스 기술투자 지분 18.04%250억원에 인수했는데, 이 과정에서 카나리아바이오 그룹은 단 한 푼의 현금 유출도 발생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실제 계약 당일인 지난 13일 카나리아바이오엠은 계약금 50억원을 에이티세미콘에 지불하고, 같은 날 에이티세미콘은 계약금으로 받은 50억원에 자기자금 50억원을 더한 100억원을 카나리아바이오에 CB 형태로 납입했다.

이어 16일 카나리아바이오엠은 에이티세미콘에게 받은 100억원을 다시 중도금 명목으로 에이티세미콘에게 납입했으나 같은 날 에이티세미콘은 여기에 50억원을 보태 150억원 어치의 카나리아바이오 CB를 인수했다. 최종적으로 지난 17일 카나리아바이오는 에이티세미콘에게 받은 150억원 중 100억원을 다시 잔금 명목으로 돌려줬다.

이처럼 금전거래가 연이어 이뤄졌지만 양사의 실질적인 현금 유출입은 0원이었다. , 카나리아바이오엠은 자기자금은 한 푼도 들이지 않고 리더스 기술투자 지분 18.04%와 경영권을 인수했으며, 에이티세미콘 역시 자금유출 없이 250억원 규모의 카나리아바이오 CB를 획득한 것이다.

리더스 기술투자 외에도 헬릭스미스, 세종메디칼 등 주요 자회사 인수 역시 CB 돌려막기란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지난달 진행됐던 350억원 규모의 헬릭스미스 경영권인수 거래 역시 이와 유사하기 때문이다.

카나리아바이오엠은 지난달 헬릭스미스 지분 7.31%와 경영권을 인수했는데 이 과정에서 외형 상 카나리아바이오엠은 350억원을 투입했으나, 실제로 출자한 금액은 50억원에 불과하다. 당시 헬릭스미스 코스닥 시가총액이 5,100억원이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시총의 1%도 안 되는 자금으로 기업을 인수한 것이다.

이 같은 거래가 가능했던 것은 카나리아바이오엠이 앞서 인수한 세종메디칼이 있었기 때문이다. 헬릭스미스는 카나리아바이오엠에 35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통해 경영권을 이전하기로 했는데, 같은 날 헬릭스미스는 세종메디칼의 CB 300억원 규모를 인수한다고 밝혔다. 결국엔 헬릭스미스에서 나온 돈이 헬릭스미스를 인수하는 자금으로 사용된 셈이다.

시장은 카나리아바이오엠의 이 같은 M&A 행보가 과거 쌍방울그룹의 M&A 행태와 유사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김성태 전 쌍방울그룹 회장은 기업을 인수한 뒤 해당 기업의 CB를 통해 빚을 갚고 또 다른 회사를 인수하는 방식으로 사세를 확장해왔다.

이에 대해 자본시장 업계 관계자는 카나리아바이오그룹의 최근 행보는 쌍방울그룹과 같은 무자본 M&A의 전형적인 형태라며, “CB 돌려막기가 불법은 아니지만 편법적인 거래인만큼 투자자들의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게다가 최근 금융당국이 이 같은 형태의 사모 CB에 대해 엄단할 것으로 예고하면서 카나리아바이오그룹은 관련 제재를 피할 수 없게 됐다.

금융감독원은 지난 19일 조사·공시·회계·검사 등 자본시장 모든 부문이 참여하는 사모 전환사채(CB) 합동대응반을 운영하기로 결정했다. 에디슨EV, 쌍방울 등을 비롯한 시세조종 등 CB가 불공정 거래의 온상이 되면서 주주가치 훼손의 주범역할을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진데 따른 것이다.

한편, 카나리아바이오엠의 최대주주는 지분 5.83%를 보유(20223분기 말 기준)하고 있는 국도상사(옛 제이디알에셋), 신재호 대표가 100% 지분을 갖고 있다. 신 대표는 과거 황우석 테마주로 알려졌던 코스닥 상장사 홈캐스트의 대표이사를 지낸 인물로 당시 주가조작 혐의로 징역 1년과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은 바 있다.

현재 신 대표는 카나리아바이오엠의 경영진으로서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으나, 홈캐스트 대표 시절 본부장으로 함께 근무했던 이창현 카나리아바이오엠 대표를 통해 경영에 관여하고 있을 것으로 알려졌다. 게다가 현재는 상장폐지된 카지노업체 마제스타(제이테크놀로지) 이준민 전 대표도 카나리아바이오엠의 고문으로 의사결정을 통해 회사경영에 참여하고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