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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FI 확보한 고려아연, 공격적 신사업투자 외 숨은 의도?
SI·FI 확보한 고려아연, 공격적 신사업투자 외 숨은 의도?
  • 김규철 기자
  • 승인 2022.11.25 13: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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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화학·한화 파트너십 더욱 강화
“장씨 일가와 경영권 분쟁 대비 우군 확보 움직임” 해석

고려아연이 보유하고 있던 자사주를 맞교환하는 방식을 통해 전략적투자자(SI)와 재무적투자자(FI)를 확보함으로써 보다 강화된 협력관계를 구축하고 공격적인 신사업 투자에 나서게 됐다.

2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고려아연은 보유 중이던 자사주를 통해 5곳의 SIFI와 함께 자사의 경영전략인 트로이카 드라이브(Troika Drive)’를 본격적으로 진행하게 됐다.

우선, 고려아연은 LG화학에 자사주 2.0%(2,576억원 규모)를 제공하고 LG화학이 보유한 자사주 0.47%를 받게 된다. 이미 양사는 이차전지 전구체 JV에 투자한데 이어 이번에 지분까지 교환함으로써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충족을 위한 원재료 발굴 등 포괄적 사업협력에 관한 MOU도 체결했다.

또한, 고려아연은 한화에 자사주 1.2%(1,568억원 규모)를 제공하고 한화로부터 자사주 7.3%를 받는다. 이미 수소사업과 관련해 협력중인 양사는 이번 사업제휴를 통해 수소사업분야에 협력을 더욱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글로벌 원자재 트레이딩기업인 트라피구라(Trafigura)가 고려아연 자사주 1.5%2,025억원에 인수하기로 했다. 트라피구라는 세계 2위 아연제련사를 보유하고 있다. 양사는 향후 니켈 제련사업을 포함해 다양한 사업방안을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 외에도 한국투자증권이 고려아연 자사주 0.8%(1,045억원 규모), 모건스탠리가 0.5%(653억원 규모)를 확보함으로써 고려아연은 이들로부터 총 1,698억원의 자금을 유치하게 됐다.

고려아연 지분율 변화

자료: 고려아연, 키움증권
자료: 고려아연, 키움증권

이로써 고려아연은 보유 중이던 자사주 1196,000(지분율 6.0%, 7,868억원 규모)를 활용해 5곳의 SIFI를 확보와 함께, 3,723억원의 자금을 마련했다.

이를 통해 신재생 및 그린수소 에너지 폐기물 리사이클링을 통한 자원순환 이차전지 소재사업을 중장기 신성장동력으로 삼는 트로이카 드라이브(Troika Drive) 경영전략 발판을 구축하게 됐다. 특히, 고려아연은 이번 자사주 맞교환을 통해 기존에 지분투자 및 업무협력 관계에 있었던 LG화학과 한화와의 파트너십을 더욱 강화하게 됐다.

특히, LG화학의 입장에선 배터리 소재 내재와의 필요성이 중요해지는 시기에 고려아연과 같은 국내 업스트림 업체와의 긴밀한 협업이 필수다. 현재 LG화학은 자회사 LG에너지솔루션과 함께 배터리 소재(양극재, 분리막, 바인더, 실리콘 음극재 등) 사업역량 강화에 공을 들이고 있다.

또한,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한 원재료 조달 능력과 메탈 제조 및 회수 등의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는 고려아연 역시 LG화학이라는 안정적인 공급처를 확보하게 됐다는 점에서 이번 협업은 양사 모두에게 긍정적이라는 게 증권가의 해석이다.

아울러 한화와의 지분 교환을 통해서도 양사는 암모니아·수소사업 협력 및 탄소포집·풍력·자원개발사업 협력 등 신재생에너지 사업의 시너지를 강화할 수 있게 됐다.

자료: 한화
자료: 한화

한화는 고려아연의 호주 신재생 발전 프로젝트 개발에 참여하고 고려아연은 한화의 수소혼소 가스터빈 개조 및 수소발전사업에 참여한다. 이를 통해 양사는 호주 내 발전 및 전력 판매를 비롯해 수소와 암모니아 생산·저장·운반·판매를 위해 협력하고, 미국 내 신재생에너지 발전과 수소시장에 진출할 예정이다. 또한 이차전지 핵심 부원료인 가성소다 공급과 폐태양광 패널 재활용 사업에서도 협력하기로 했다.

앞서 한화H2에너지 USA는 제3자배정 유상증자 방식을 통해 고려아연 보통주 약 5%(1주당 약 475,000, 총 인수금액 약 4,700억원)를 인수한 바 있다.

이 외에도 고려아연은 트라피구라, 한국투자증권, 모건스탠리로부터 확보한 자금 총 3,723억원을 우선적으로 올해 인수한 미국 전자폐기물 재활용업체 이그니오(Igneo)의 잔여지분 26.8%인수(1,496억원) 이차전지용 전해동박 자회사 케이잼의 60,000톤 증산을 대비한 온산제련소 퓨머(Fumer) 업그레이드(698억원)에 사용될 예정이다.

또한 계열회사 켐코(KEMCO)도 현재 이차전지용 황산니켈 생산능력을 확대 중에 있어 향후 추진할 트라피구라와의 니켈사업도 시너지효과를 기대할 수 있게 됐다.

고려아연 켐코(KEMCO)LG화학의 이차전지 전구체 합작법인 설립 계약

자료: 고려아연, 키움증권
자료: 고려아연, 키움증권

경영권 분쟁에 따른 우군 확보?

한편, 증권가에선 이번 고려아연의 지분 맞교환을 통한 협력관계 구축은 경영권 분쟁에 따른 전략적 협약이라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고려아연은 고() 장병희·최기호 창업주가 지난 1949년 설립한 영풍그룹의 계열사로, 영풍이 고려아연 지분 26.1%를 보유하고 있다. 현재까지 3대째 한지붕 두가족 지배구조 체재가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장씨 일가가 전자계열, 최씨 일가가 비전자계열의 경영을 맡는 것으로 암묵적인 합의가 이어지고 있다.

그러나 지난 85일 장영진 영풍회장이 이사회에 불참하면서 경영권 분쟁 이슈가 수면 위로 드러났다.

지난 85일 고려아연 이사회는 한화임팩트의 미국 투자 자회사인 한화 H2 에너지 USA’을 대상으로 4,717억원을 발행하는 제3자배정 유상증자 안건을 승인했다. 하지만 이사회 11명 가운데 장 회장이 유일하게 불참했다. 이후 장씨 일가 계열사인 코리아써키트와 에이치씨가 장내에서 주식을 매입하며 고려아연의 지분을 확대하자 시장에서는 두 일가의 경영권 분쟁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것으로 해석했다. 증권가는 고려아연의 이사회를 차지하고 있는 최씨 일가가 의결권이 없던 지분을 LG와 한화에게 넘김으로써 우군으로 확보했다고 분석한 것이다.

증권사 한 관계자는 영풍과 계열분리를 원하는 최윤범 고려아연 부회장의 행보가 적극적이라며 미래사업을 공격적으로 추진하는 최 부회장이 사업 파트너들로부터 신뢰를 얻고자 한다고 말했다.

다만 완전히 계열분리를 위한 지분 경쟁이 끝난 것은 아니다. 현재 장씨 일가의 지분율은 31.25%, 최씨 일가와 우호적 파트너의 지분은 27.8%로 약 3.5%의 차이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고려아연은 일부 이사회 임기가 끝나는 올해 말까지 3.5%의 지분을 추가로 취득하거나 추가적 우호지분 확보가 필요한 상황이다.

박성봉 하나증권 애널리스트는 고려아연은 이번 자사주 전량 처분(교환)으로 최대주주(장씨)그룹과 우호지분을 포함한 2대주주(최씨)그룹간의 지분율 차이가 3%대 내외로 축소됐다, “계열분리에 대한 양측의 명확한 입장을 확인하기는 어렵지만 향후 추가 지분을 확보하려는 움직임은 있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안회수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최씨 일가의 독자적 신사업 추진, 안정적인 경영권을 위한 것이라면 이사회 일부 임기가 끝나는 내년 3월을 대비해 올해 12월말까지 최대주주가 돼야한다, “한화에게 제3자배정 유상증자 전례가 있듯이 LG화학이라는 든든한 사업파트너를 두고 유상증자 선택지를 다시 한번 고려할 가능성이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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