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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수 입장! - 승부사들이 한바탕 크게 챙겼다!
선수 입장! - 승부사들이 한바탕 크게 챙겼다!
  • 황윤석 논설위원
  • 승인 2022.11.21 06: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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無條件 無限 수익 쫓는 그들은 절대 남 탓, 시장 탓 하지 않는다.

미국의 10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시장의 예상치 7.9%보다도 낮은 7.7%로 발표되자 시장은 일제히 환호했다.

고려대학교 정치외교학 석사
sbs비서실 스피치라이터
대우증권 실전투자대회 3위 입상
한국경제tv 슈퍼스탁킹 우승
한국경제tv 해외주식 전문가

나스닥은 하루에 7.35% 폭등으로 뜨겁게 불기둥으로 치솟았다. 10월 근원 CPI 상승률도 전년 대비 6.3%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예상치 6.5%와 전월 6.6%를 모두 하회했는데 9월 수치가 40년만에 최고치를 경신한 다음이다보니 선수들이 대거 시장에 입장했다.

이제 바야흐로 인플레 정점을 찍었다며 각계 재야고수들과 승부사들까지 대거 입장, 한바탕 크게 움직였다.

미국 노동부가 발표한 10월의 생산자물가지수(PPI)도 시장 예상치 8.3%보다 낮은 8%를 기록하면서 분위기를 한껏 고조시켰다. 바이든 대통령도  "인플레 완화가 시작됐다는 또다른 지표들"이라고 자평하면서 시장은 다시 환호했다.

순식간에 인플레 피크 아웃은 물론이고 확실하게 금리인상 속도도 완화될 것이라는 낙관론 일색으로 물들었다. 그도 그럴 것이 PPI는 CPI의 선행지표로 결국 소비자물가 상승의 둔화세가 앞으로도 더 이어질 것을 의미한다는 점에서 설득력이 있다고 할 수 있다.

앞서 CPI와 PPI 등 주요 지표만 놓고보면 이제 인플레 피크아웃과 금리인상 속도 조절 등 호재만 만발한 것으로 보이지만 시장은 결코  그렇게 호락호락하지 않다.

美 Fed의 2인자로 통하는 브레이너드 부의장이 금리인상 속도를 늦추는 방안을 지지한다고 발표하면서 애드벌룬을 두둥실 띄우는가 싶더니, 기대인플레이션 수치가 일제히 상승하면서 조기 금리인하 가능성을 한마디로 일축했다.

인플레가 여전히 높아 긴축 고삐를 풀면 안된다며 확실하게 선을 그었다. 다시말해 어느 한 시점인 10월의 데이터 말고 인플레이션이 지속적으로 둔화해야 비로소 금리인상 중단을 고민해볼 수 있다는 것이다.

한마디로 연준의 피봇, 즉 정책전환은 시기상조라는 얘기다. 당장 12월 FOMC회의에서도 0.5%인지 0.75% 인상인지 다시 안갯속이다.

올해 3분기 코스피 상장사의 영업이익이 지난해 동기 대비 -26%, 직전분기 대비 -30% 넘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경제 주축인 반도체 영업이익이 큰 폭으로 꺾인데다가 고물가, 고환율, 고금리 등 대외적 악재가 지속되면서 기업 경영환경이 나빠진 결과다.

코스피 상장사 영업이익률은 작년 3분기 9.04%에서 올해 5.42%로 3.98% 떨어졌다. 1~3분기 누적으로도 영업이익률은 작년 8.65%에서 올해 7.02%로 낮아졌는데 당분간 경기침체로 인한 실적 악화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러한 영업환경하에서 획기적인 경기부양이나 금리인상 중단 등과 같은 전폭적인 정책 지원이 없이는 강력한 경기 반전은 어려워 보인다.

세계3위 경제대국 일본의 3분기 GDP 연율 -1.2%로 4분기만에 마이너스 역성장했다. 엔화 약세로 인한 수입물가 상승과 코로나 재확산에 따른 내수 위축 등이 경제성장을 짓눌렀다는 분석이다.

이는 블룸버그의 시장예상치인 1.2%를 크게 하회하는 것으로, 지난해 3분기 -2.5%이후 처음 마이너스를 기록한 것이다. 그런데도 일본 중앙은행의 초완화적인 마이너스 금리의 통화정책을 고수해오고 또 고수할 것으로 보이는데 내년도 일본 경제 성장이 다른 선진국을 능가할 것으로 오히려 큰소리를 치고 있다.

중국의 내수경기를 보여주는 소매판매 증가율이 지난달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인민은행은 일찌감치 이번달 기준금리 동결을 시사했다. 제로코로나의 고강도 방역에 부동산 시장 침체 등 내수 침체가 가속화되고 있어 중국도 5년만기 대출우대금리(LPR) 인하를 검토하는 등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미국 최대의 특수 대목인 추수감사절과 연말 쇼핑시즌이 코앞이다. 세계 최대 이커머스 기업 아마존이 X-Mas와 연말을 앞두고 약 1만명을 해고하기로 했다. 역대 최대의 인원 감축이다. 아마존 창립자인 제프 베이조스도 CNN 인터뷰에서 "미국 경제가 곧 경기침체에 빠질 가능성이 높다"며 "최악에 대비하라"고 경고했다.

팀 쿡 애플 CEO도 고용에 신중을 기할 것이라며 사실상 신규채용 중단을 시사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가 인수한 트위터는 정규직 7500명중 3700여명을 해고했다.

이런 상황에서 2200선 붕괴 직전에 놓였던 코스피가 2500선 돌파 직전까지 상승한 것은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많은 투자자들이 내게 어찌된 일이냐고 물었다.

내 대답은 다음과 같았다. "인플레 피크아웃과 연준 금리인상 속도 조절 기대감으로 오른 것이다. 우리가 잘해서가 아니다. 일본과 중국이 상대적으로 죽을 쑨 것도 외국인 순매수 U턴의 이유일 수 있다."

단기 랠리에 내로라하는 재야고수와 트레이더, 승부사 등 선수들이 대거 입장했다. 그리고 마침내 한바탕 크게 수익을 챙겼다.

얼마전 이름있는 재야고수 한 분을 만났다. 명동 사채 시장의 전설 'X할머니'의 수제자중 하나로서, 이 바닥에서는 '차트의 도사'로 통하는데 바닥 종목을 기가 막히게 족집게처럼 잘 집어내서 저점에서 풀 배팅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서너 군데 증권사에 계좌를 분산해두었다가 바닥 찍은  우량주가 터닝하는 시점에서 때가 됐다고 판단되면 신용을 Full로 써서 배팅하는 특유의 승부사적 기질의 소유자다. 스윙 개념으로 짧게 치고 빠지는데도, 한번 배팅에 몇 천만원씩의 수익이 나다보니 증권사 지점장들마저 혀를 내두르며 계좌의 매매내역과 움직임 등 동태를 주시하고 있을 정도다.

코스닥 종목은 절대 매매하지 않으며, 코스피 중에서도 신용이 가능한 대형 우량주만 매매한다. 시장 분위기를 체크하면서 조금 길게 보유하기도 하지만  변동성이 크거나 약세장에서는10-20% 수익도 일단 챙기고 본다. 아니다 싶으면 쏜살같이 손절하고 뒤돌아보지 않는 냉정한 승부사 기질로 이름 높다.

얼마전 코스피 2500선 부근까지 올라갔을 때  미련없이 매도 정리했는데 지금은 하락폭이 큰  조정이 나올 때로 보고 돈을 뺐다고 한다. 수익 매도한 자금의 일부는 최근 수일간 달러가 고점에서 150원 급락할 타이밍에 진입, 잽싸게 달러를 사두었다고 한다.

주식시장에는 잘 알려지지 않은 놀라운 승부사들과 재야 고수들이 적지 않다. 대다수 투자자들이 부러워하지만 이들이 처음부터 타고난 승부사들은 아니었다. 주식투자에 여러번 실패하고 깡통도 차면서 와신상담, 더 강하게 단련하고 또 냉정하게 스스로를 조련한 사람들이었다.

나름대로 파란만장한 각자의 히스토리가 있다.

그동안 주위에 듣고 겪어본 투자자들 중에는 "누구 때문에 돈을 잃었다", "책임지고 물어내라"고 멱살잡이를 하거나 아무데서나 욕하고 인신공격도 서슴지 않는 답답한 사람들도 적지 않다.

"OO 증권사 직원의 추천으로 주식을 샀는데 손실이 -30%다", "TV에 나오는 어느 전문가 말 듣고 주식 샀는데 반토막이다", "YouTube 보고 샀는데 망했다"  등 그저 남 탓이고 시장 탓이다.

이런 사람들의 특징은 "내 잘못은 하나도 없다"는 것이다. 잘 되면 내 덕이고 못 되면 남 탓이다. 승부사는 절대 남탓을 하지 않는다. 그중에 성공하는 승부사는 극소수에 불과하다. 성공한 사람은 더더욱 그러하다.

자신을 믿고 자신의 경험과 판단에 배팅하지만 혹시라도 잘못되었을 경우에도 남 탓을 하지 않는다. 내 피같은 돈을 왜 남들 말 듣고 따라하느냐고 오히려 반문한다. 그들은 아주 유연하다. 승부사는 타고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단련하기 때문이다. 한번 큰 수익을 낸 사람은 한발 물러섰다가 다시 기회가 올 때까지 기다릴 줄도 안다.

매일같이 하루도 쉬지 않고 쫓기듯이 매매하는 사람일수록 성공할 확률이 낮은 것은 너무도 당연하다. 이 세상에 백발백중은 없다. 미국 메이저리그 리딩히터의 타율은 3할에 불과하다. 30%만 성공했고 70%는 실패했다는 뜻이다. 그래도 최고의 타자라고 다들 우러러본다.

자신을 끝없이 조련하고 단련하는 투자자만이 준비된 승부사가 될 수 있는 것이다. 그리고 마침내 엄청난 수익에 도전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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