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네이버블로그
  • 네이버포스트
주요뉴스
KING달러, 무역적자속 '주가바닥론' 유감
KING달러, 무역적자속 '주가바닥론' 유감
  • 황윤석 논설위원
  • 승인 2022.10.11 07:2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그래서 당신은 주식을 살 것인가?"

마치 공포영화 한 장면을 보는 것 같다. 글로벌 경기침체의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우고 있다. 소신있는 월가 애널들이 삼삼오오 모여 이제 금리인상 속도 조절이 필요하다고 美 연준의 책임론을 제기하자 그들은 마치 기다렸다는 듯이 이렇게 맞받아쳤다.

고려대학교 정치외교학 석사
sbs비서실 스피치라이터
대우증권 실전투자대회 3위 입상
한국경제tv 해외스탁킹 우승
한국경제tv 해외주식 전문가

대답인 즉슨 "경기침체가 와야 인플레가 진정되고 금리인상도 멈출 수 있다." 다시말해 "경기침체 없이는 물가 못 잡는다"는 말이다.

경기침체가 오기 전까지는 금리를 올리겠다는 말과 무엇이 다른가. 눈치보던 글로벌 증시는 다시 화들짝 놀랐고 이내 곤두박질 쳤다. 그동안의 하락 폭을 감안하면 기술적 반등도 나올 만한 시점이라서 막연하게나마 기대했던 투자자들은 그대로 날벼락을 맞았다.

달러의 고공 행진이 끝도 없이 이어지고 있다. 외환당국의 노골적인 개입 이후 가까스로 1400원 아래로 안착하는가 싶더니 다시 1420원대로 치솟고 있다. 주식시장 개장 중에는 잠시 눌리는 듯 하다가도 장이 끝나면 다시 슬슬 고개를 든다. 당국이 장중에 인위적으로 개입한다는 얘기다.

우리나라 외환보유액은 9월말 기준 4167억 7000만$이다. 지난 9월 한달새 외환보유액이 200억$ 급감했는데 2008년 금융위기이후 가장 큰 감소폭이다. 연일 치솟는 KING달러로 인해 추락하는 원화 가치를 방어하고자 당국이 외환 개입을 한 결과다.

한국은행은 외환 보유액이 8월말 기준 세계 8위 규모로 충분하기 때문에 외환 위기 가능성은낮다고 장담하지만 KING 달러 장기화 가능성을 감안한다면 언제까지 이런 식으로 원화 방어에 나설 것인지, 얼마나 더 밑빠진 독에 물을 부을 것인지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미국 달러가 절대 따라올 수 없다고 장담하던 마지막 자존심인 영국의 파운드화, 유로화마저급락하면서 전세계 경제가 휘청거릴 때마다 달러는 계속해서 강해지고 있다.

OECD 국가중 경제규모 10위로 이제 선진국이라고 큰소리 쳤던 대한민국의 원화는 중국의 위앤화의 움직임과 연동되면서 세계 통화중에서도 가장 큰 하락폭을 기록한데 이어 자국통화로 환전해주던 일부 동남아 국가마저도 마침내 원화의 자국통화 환전을 거부하기에 이르렀다.

달러가 오르면 우리나라와 같은 수출주도형 국가가 수혜를 입는다는 것도 옛말이다. 마이너스금리를 고집해서 엔저로 한때 반짝 호황을 누렸던 일본도 지금은 수입 원자재 가격 폭등과 산업 성장동력 약화로 인해 KING달러 효과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을 정도다.

올해 3분기 삼성전자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30% 넘게 감소하는 어닝쇼크를 기록했다.

매출 76조, 영업이익 10조8000억으로 잠정 집계됐는데 매출은 2.7%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이31.7% 감소했다. 2019년 4분기 이후 2년9개월만에 감소한 것이고, 시장컨센서스 11조8683억도 크게 하회했다.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소비 위축과 경기침체 때문이라고 하는데 4분기 전망 역시 불투명하다. D램 가격의 하락과 33조가 넘는 재고가 쌓이는 와중에 원자재, 물류비까지 증가하면서 업계 전반에 위기가 오고 있다.

무역수지 적자가 심각하다. 지난 8월 30억 4910만$ 적자에 이어 9월에는 37억 7000만$ 적자를 기록하는 등 지난 4월 이후 6개월 연속 적자를 기록중이다. 에너지와 원자재 가격 상승에 따른 수입 폭증이 원인이라고 둘러대고 있지만 무역수지 적자의 가장 큰 원인은 수출 증가율이 현저히 떨어졌기 때문이다.

그중에서도 그동안 우리 경제를 떠받쳐온 반도체 수출의 감소가 가장 결정적인데 지난 8월 1년전 대비 -7.8% 줄어서 26개월만에 처음 감소하더니 9월에도 -5.7% 감소했다. 대만과 비교해보면 확연히 알 수 있다. 대만은 한번도 흑자 기조를 벗어난 적이 없는데 그 차이는 바로 반도체다.

미국 상무부는 8월 무역수지 적자가 674억$로 전월대비 4.3%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미국의 무역수지 적자는 최근 5개월 연속 감소했으며 지난해 5월 이후 1년3개월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1,2분기 연속 GDP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한 미국 경제는 이러한 무역 적자 감소세로 3분기에는 플러스 전환으로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되고 있을 정도다. 반도체와 전기차 등 첨단 친환경 산업을 대규모 투자 유치에 성공함으로써 그 성과는 인플레 상황에서도 긍정적으로 반영될 것으로 보인다.

최근 인플레감축법(IRA)에서 미국내 생산한 전기차에만 1000$에 이르는 보조금을 지급한다고발표함으로써 뒤통수를 쎄게 맞았던 한국과는 크게 대비된다고 하겠다. 게기는 러시아, 대만 넘보는 중국, 호시탐탐 도발하는 북한까지 그 어느것도 우호적이지 않다.

이때를 기다렸다는 듯이 제도권 출신 애널들이 앞다투어 Youtube를 통해 "나올만한 악재는 다 나왔다" "이제는 올라갈 일만 남았다" "삼성전자는 너무 저평가되었다" "이제 망설이지 말고 줍줍하라"고 야단들이다.

참으로 어처구니가 없다. 도대체 그 근거가 무엇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2008년 금융위기를 일례로 들고 있는 경우도 적지않은데 그때와 지금은 분명히 또 확연히 다르다.

훨씬 더 심각하다. 7개월여 지속되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보는 바와 같이 누구도 직접적으로 개입하지 않고 간접적 지원과 제재만 하고 있다. 러시아가 핵무기를 쓸 수 있다고 위협하는데도 그저 손놓고 예의주시만 하고 있다.

이러한 미국의 미개입, 불간섭주의 즉 고립주의에서 한국도 예외일 수 없다. 게기는 러시아, 대만 넘보는 중국, 관심 끌어보려는 북한까지 그 어느것도 우호적이지 않다. 얼마든지 '여차!'하면 '아차!'가 될 수 있다.

거두절미하고 한가지만 묻고 싶다. 그래서 당신은 정말 주식을 살 것인가? 나는? 당연히 사지 않는다. 그 이유는 지금 싸 보이기는 하지만 내년에 더 하락할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난세(亂世)에는 혹세무민(惑世誣民)하는 무리들이 속출하기 마련이다. 자산 디플레 시대, 경기침체 공포속에서 살아남아야 훗날이라도 기약할 수 있지 않은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