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솔루션이 태양광 및 케미칼 등 에너지 중심의 사업구조 재편에 나선다. 유통사업은 인적분할을 통해 사업구조를 단순화함으로써 기업가치 극대화에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2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화솔루션은 지난 23일 임시이사회를 열고 갤러리아부문을 인적분할하고 첨단소재부문의 일부 사업(자동차 경량 소재와 EVA 시트)을 물적분할 하기로 결의했다. 또한, 향후 물적분할된 회사(가칭 한화첨단소재)의 지분 일부 매각을 통해 투자 유치에 나설 계획이다.

5개 사업부문, 3개로 재편 및 전문성 강화

이번 분할에 따라 기존 5개였던 사업부문은 큐셀(태양광), 케미칼(기초소재), 인사이트(한국 태양광 개발사업 등)의 3개 부문으로 정리된다.

갤러리아부문은 내년 초 인적분할 후 신속한 의사결정 구조를 갖춰 프리미엄 리테일 등 유통업과 신규 사업에 대한 투자확대로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갤러리아부문은 명품과 가전·가구 등의 수요가 크게 증가하면서 지난해 매출이 전년 대비 13.7% 증가한 5,147억원, 영업이익은 10배 증가한 289억원을 시현했다.

갤러리아부문의 인적분할을 통해 기존 주식을 9(존속 한화솔루션) 대 1(신설 한화갤러리아) 비율로 나누고 한화갤러리아는 내년 3월 신규 상장할 예정이다. 주당 액면가는 기존 5,000원에서 500원으로 분할하기로 했다.

인적분할(갤러리아 사업부문)

한편, 첨단소재부문에서 물적분할되는 자동차 경량 소재와 EVA 시트사업은 지난해 말 기준 한화솔루션 자산의 5%, 영업이익의 4%다. 한화솔루션은 향후 물적분할된 회사의 지분 일부를 매각해 투자 유치에 사용하기로 했다.

이를 통해 확보한 자금은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통과로 향후 수익성이 기대되는 미국 태양광 제조시설 확대에 투자할 계획이다. 오는 10월 말 임시 주주총회에서 분할안이 통과되면, 신설 한화첨단소재는 올해 12월 출범한다.

한화솔루션은 향후 고성장이 예상되는 수소탱크사업은 태양광과 풍력 등 친환경 에너지사업과 시너지를 극대화하기 위해 케미칼부문으로 흡수하기로 했다.

물적분할(첨단소재 사업부문)

소액주주 권리보호···금일(26일)~다음달17일 공개매수

한화솔루션은 소액주주 권리를 보호하기 위해 첨단소재 물적분할 관련 약 700억원 규모의 주식을 공개 매수한다고 밝혔다.

주식 매도를 원하는 주주들은 금일(26일)부터 다음달 17일 NH투자증권 창구를 통해 매도를 신청하면 된다.

보통주는 22일 종가인 51,000원, 우선주는 자본시장법에 정해진 주식매수청구가 산정액인 47,669원에 매도할 수 있다. 공개 매수가는 물적분할 공시 전날(22일) 종가나 자본시장법 상 주식매수청구가액 중 높은 가격으로 결정됐다.

아울러 한화솔루션은 내년 3월 갤러리아부문 신규 상장 시 400억원 규모의 우선주 유상증자도 실시한다. 우선주 상장 조건(시가총액 50억원 이상)을 충족시켜 한화갤러리아 우선주의 미상장 가능성을 해소해 주주들을 보호하겠다는 목적이다.

한화솔루션 CFO(최고재무책임자)인 신용인 부사장은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태양광산업의 성장이 본격화될 것으로 기대되는 지금, 사업구조를 단순화하고 투자자금도 확보해 글로벌 톱 티어 에너지 기업으로 성장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한편, 한화그룹의 지배구조가 에너지·방산, 리테일, 금융을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중장기 계열분리 관점에서 한화솔루션의 이번 분할은 예정된 수순이었다는 게 증권가의 판단이다.

분할 주요일정

다만, 한화솔루션 측이 이번 사업재편과 관련해 사업영역 전문성 강화 등을 이유로 내세웠으나. 주가에는 단기적으로 부정적 영향이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사실상 긴급 컨퍼런스콜 개최로 시장에서는 미국 태양광 추가 증설에 대한 기대감이 존재했던 만큼 분할 소식에 실망한 주주들의 매도로 단기 주가흐름은 부진할 것으로 파악되기 때문이다.

실제로 한화솔루션 분할 소식이 알려지면서 유가증권시장에서 한화솔루션 주가는 26일 오후 12시20분 기준 전 거래일 대비 -5.84% 급락한 46,800원에 거래되고 있다.

그러나 증권 전문가들은 중장기적으로 태양광 중심의 사업재편과 함께 회사의 목표주가 산출에 영향이 극히 적었던 리테일을 인적분할함으로써 향후 태양광 시황 및 투자 발표에 따라 탄력적인 주가흐름이 기대된다고 밝혔다.

황성현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2년간 시내면세점으로 악화됐던 리테일의 재무구조 개선 완료 및 IRA로 인한 미국 태양광사업의 장기 성장 전망 등을 감안할 때 회사 측은 현재 시점이 분할을 위한 최적의 시기라고 여겼을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