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유플러스가 플랫폼 사업으로의 전환을 통해 ‘유플러스 3.0’ 시대를 열겠다고 선언했다. 
고객 경험 혁신을 경영활동의 기치로 내건 가운데 이를 보다 구체화하기 위해서는 고객 라이프스타일 데이터를 적극 반영한 플랫폼 서비스가 필요하다고 내다봤다.

아울러 2027년 비통신 사업 매출 비중 40%, 기업가치 12조원을 달성한다는 포부도 밝혔다.

16일 황현식 LG유플러스 사장은 “라이프스타일-놀이-성장케어 등 3대 신사업과 웹(WEB) 3.0으로 대표되는 미래기술을 ‘4대 플랫폼’으로 구성해 고객경험 혁신의 발판을 마련하겠다”고 전일 기자간담회를 통해 밝혔다.

고객과의 디지털 접점을 확대하고, 데이터를 기반으로 고객을 심층적으로 이해해 고객의 체류시간을 늘리는 플랫폼을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과거 텔레콤-데이콤-파워콤이 각각 유무선 사업을 전개하던 시기를 ‘1.0’, 3사 합병 후 LTE와 5G를 기반으로 통신사 선도 이미지를 구축하고 한단계 도약한 시기를 ‘2.0’으로 본다면 이제 전통적인 통신 사업영역을 넘어 데이터와 기술기반으로 고객 중심 플랫폼으로 서비스하는 앞으로를 3.0 시대로 만든다는 것이다.

목표 수준도 높였다. 지난해 취임 첫 간담회 때에는 2025년 비통신 사업 매출 비중 목표를 30%로 제시했는데, 이번에는 2027년 40%로 늘렸다. 기업가치는 12조원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지난해보다 2배 많은 수준이다.

 "고객 데이터 빼앗겨 활로 못 찾아…서비스이용 시간 늘릴 것"

플랫폼 사업으로의 전환을 위해 황 사장이 주목한 점은 ‘고객의 서비스 이용 시간’이다. 그는 “고객이 우리 서비스를 이용하는 시간이 많아져야 한차원 높은 고객경험 혁신이 가능하다”며 “고객경험 혁신을 위해 고객을 이해해야 하고, 고객을 이해하기 위해 데이터를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플랫폼 사업으로의 전환을 결단한 이유이기도 하다.

특히 고객의 이용시간을 늘리기 위해서는 ‘라이프스타일’에 밀접한 플랫폼이 필요하다고 봤다.

황 사장은 “고객 라이스프타일에 대한 깊은 이해가 부족했다”며 “고객이 어디서 시간 보내는지 알지만 무엇에 쓰는지 잘 모르고 있었기 때문에 이를 해소할 수 있는 서비스를 플랫폼으로 발전시키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통신이 고객 시간을 많이 점유하는 서비스인 것은 맞지만 실제 고객 지향적인 서비스를 제공하고 고객을 만나서 이해하는 기회를 크고 작은 플랫폼 회사들에게 빼앗겼기 때문에 새로운 활로를 찾지 못하는 상황을 새삼 깨달았다”고 말했다.

4대 플랫폼 육성에 집중…분사한다면 '아이들나라'부터

LG유플러스는 고객 데이터 확보를 위해 우선 디지털화가 더뎠던 통신사업에서 DIY요금제, e심 등을 추진, 디지털 접점을 늘릴 계획이다. 헬스케어, 펫, 여행 등 연계사업을 전개해 5년 후 700만명이 이용하는 플랫폼도 구축한다는 전략이다.

놀이 플랫폼은 IPTV를 중심으로 한다.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상황을 반영, IPTV 첫 화면을 OTT 중심으로 개편한다.

이 뿐 아니라 단순히 콘텐츠를 제공하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닌 이용자들이 콘텐츠를 공유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부가 서비스로 확장한다는 계획이다. 최근 개편한 ‘아이돌플러스’는 라이브, 멀티뷰, 확장현실(XR) 등 시청에 도움을 주는 기술과 3D 전시관, 대체불가능토큰(NFT) 등 메타버스 콘텐츠를 확대해 아이돌 팬덤에 더 나은 경험을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황 사장은 “OTT 경쟁이 격화되는 시장의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IPTV로 다양한 OTT를 시청할 수 있는 ‘OTT TV’로 진화할 것”이라며 “OTT로 인해 잠식되는 시장을 두려워하고 뺏기지 않으려고 하는 것보다는, OTT를 원하는 고객이 더 편하게 볼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성장케어 플랫폼의 핵심은 ‘아이들나라‘ 서비스다. 그동안에는 IPTV에서 서비스하는 데 집중했다면 이를 모바일로 확대해 ‘키즈 OTT’로 업그레이드, ‘키즈 넷플릭스’로 격상한다는 포부다.

키즈 OTT가 시장에 안착할 경우 분사시킬 수 있다는 가능성도 내비쳤다. 황 사장은 "분사를 한다면 가장 첫 대상이 아이들나라가 될 것"이라며 "다만 그렇게 하기까지 내외부적으로 시간이 걸리고 아직은 명확한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

아울러 유치원 등 기업간거래(B2B) 교육솔루션 시장을 공략하고 레퍼런스를 축적해 글로벌시장에 ‘K-교육’을 수출한다는 계획이다.

각 플랫폼에는 차세대 기술 트렌드인 웹3.0을 적용한다. 이용자 참여를 높이기 위해 아이돌·콘텐츠 대체불가능토큰(NFT) 등 웹 3.0 방식의 보상체계를 마련하고, 메타버스 등 기술영역의 연구개발(R&D)과 스타트업 투자를 확대해 핵심 미래기술을 확보한다는 구상이다.  광고, 커머스, B2B 등 다른 사업영역으로도 플랫폼 전환을 가속화할 계획이다.

'통신' 소홀히 안 해…B2B는 '인포테인먼트' 육성

이날 LG유플러스는 플랫폼 중심 사업이 본연인 통신을 소홀히 하는 것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권용현 전무는 "통신사에게 플랫폼 사업은 전혀 생뚱맞은 사업이 아니라 통신 서비스가 기본이 된다는 전제 아래 다른 서비스를 추가해는 개념"이라며 "통신이 제대로 운영되지 않는다면 성장에도 영향이 있을 수 있는 만큼 계속 신경 쓸 것"이라고 강조했다.

통신사에게만 집중된 망 투자 비용을 빅테크 기업이 나눠 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황 사장은 "망 투자를 감당하면서 네트워크 사업을 지속할 수 있을지 고민이 되는 상황인데 이는 특히 6G 시대로 가면서 더 커질 것"이라며 "망 사용 대가를 여러 사업자들이 분담해야 한다는 논의가 자연스럽게 나오고 있고 그런 논의가 바람직한 만큼 이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는 데 공감한다"고 밝혔다.

B2B 영역 중에서는 스마트모빌리 영역 강화를 위해 스마트카 소프트웨어(SW) 기업 '오비고'에 72억3210만원 규모의 지분 투자를 했다. 커넥티드카 서비스와 차량용 웹 플랫폼 사업제휴와 글로벌 진출을 목표로 한다. 스마트모빌리티에서 성장 가능성을 높게 본 분야는 인포테인먼트(Infotainment)다.
    
최택진 부사장은 "B2B 쪽에서 여러 성장 사업을 진행하는데, 그중 하나가 스마트모빌리티"라며 "닛산, 쌍용, 도요타 등과 인포테인먼트 시장에 진출했는데 인포테인먼트 시장 진출 시 차 내 플랫폼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분야에서 가장 잘 하는 회사가 오비고라고 생각했고 오비고가 좋은 파트너가 될 거라고 생각해 지분투자를 단행했다"고 덧붙였다.

한해성 기자 다른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