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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체가 긴축보다 무서운 세가지 이유
침체가 긴축보다 무서운 세가지 이유
  • 황윤석 논설위원
  • 승인 2022.07.04 06: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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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1분기 GDP증가율 확정치가 연율 -1.6%로 발표되었다. 이는 시장의 예상치 -1.5%마저 하회한 것이다. GDP나우는 2분기 GDP증가율도 -1.0%로 전망하고 있다. 2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이 불가피해 보인다.

고려대학교 정치외교학 석사
sbs비서실 스피치라이터
대우증권 실전투자대회 3위 입상
한국경제tv 슈퍼스탁킹 우승
한국증권TV 굿모닝증시라이브 진행
TV조선 아침뉴스 선견지명 패널 역임​​​​​​​

6월 소비자신뢰지수는 98.7로 , 전월의 103.2는 물론 예상치 100마저 하회하면서 16개월래 최저치를 기록했다. 6월 댈러스 연은 제조업지수도 -17.7로, 전월비 급감하면서 2년래 최저치를 갈아치웠다.

래리 서머스 前재무장관은 "장기침체 가능성이 60%"라고 노골적으로 침체를 기정사실화했고픽텟 에셋매니지먼트의 아룬사이도 "인플레이션 고점 신호 전까지 시장의 반등은 불가하다"라고 못을 박고 있다.

즉 다시말해 8.6%까지 치솟으며 신기록 경신중인 미국의 CPI(소비자물가지수)가 정점(Peak out)을 찍고 하락하기 전까지는 0.75%의 금리인상과 강도높은 긴축이 이어질 것이라는 말이다.

'돈나무언니'로 알려진 캐시우드도 " 미국 경제는 이미 침체에 들어서고 있다"며 "약세장에서 포트폴리오를 줄이고 있으며" 팔리지 않고 쌓여만 가는 재고가 심각하다고 지적한 바 있다. 그간의 하락장에서 손실도 아랑곳하지 않고 테슬라 등 성장주 기술주를 담아왔던 터라 섬뜩하기까지 하다.

너도나도 앞다투어 경기침체의 가능성을 경고하고 있는 가운데 연준의 파월 의장은 "미국 경제는 튼튼하다. 경기침체는 피할 수 있지만 경기 연착륙은 보장할 수 없다"는 애매한 발언으로 사실상 침체를 인정한 것이 아닌가라는 시장이 해석이 난무, 반등하던 시장을 다시 급락으로 요동치게 만들었다.

클리블랜드 연은 총재가 뒤늦게 "경기 침체가 아니라 경기 둔화"라고 궁색한 변명으로 때워보려 하지만 때는 늦었다. ECB의 라가르드 총재도 "아직 경기 침체를 우려할 단계는 아니다"라면서 "인플레이션에 적극 대응할 것"이라고 출사표를 띄워봤지만  독일 등 EU국가들의 심각한 인플레로 사실상 제로금리를 포기하고 금리를 급하게 올릴 것이라는 전망마저 나오고 있어 역시 별무효과였다.

넉달이 훌쩍 지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은 끝날 줄을 모르고 지속되고 있고 제로 코로나를 표방한 중국의 봉쇄 확대와 완화가 반복되면서 글로벌 경제는 이미 경기침체의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우고 있다.

우리가 지금 남 걱정할 때인가. 우리나라 상반기(1~6월) 무역적자가 103억$를 기록했다. IMF 1997년 상반기  91억6천만$ 적자와 글로벌 금융위기 2008년 상반기 64억$ 적자보다도 더 큰 규모다. 66년만의 최대 적자다.

이유인즉슨 에너지와 원자재 가격 급등으로 수입액이 급증한 여파라고 한다. 수출증가율은 20개월 연속 플러스를 유지했다는데 이마저도 6월에 5.4%로  16개월만에 한자릿수로 떨어졌다.

아직도 많은 투자자들이 속전속결 금리인상과 강도높은 조기긴축 공포에 휩싸이고 있다. 그러나 금리인상이나 긴축보다 훨씬 더 무서운 것이 경기침체라고 할 수 있다. 긴축은 그야말로 허리띠를 꽉 졸라맨다면 숨은 쉴 수 있지만 침체는 시들시들 서서히 골병들고 말라죽는 것으로서 장기화될 경우 자칫 백약이 무효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첫째, 유가가 급락하는데서 침체를 가장 먼저 알아차릴 수 있다. 러시아가 독일 등 EU와 NATO 핵심 국가들에게 러시아산 석유와 천연가스 공급 중단을 선언하고 며칠후에 WTI 국제유가가 105$까지 급락하면서 시장이 쇼크에 빠졌다.

공급량 조절과 감산 등으로 인한 수급 불균형이 더이상 유가상승의 이유가 되지 못할 수도 있다는 것을 확인시켜 주었다. 아예 석유 소비 자체를 하지 않거나 크게 줄이면서 수요 자체가 크게 위축되기 때문이다.

각종 경제지표상의 침체 시그널로 인해 가계 기업 정부 등 모든 주체가 안 사고 안 쓰고 안 만들뿐만 아니라  안 주는 최악의 상황이 올 수 있다는 것이다.

둘째, 안 팔리는 재고가 산더미처럼 쌓이기 시작하는데서 알 수 있다. 전세계 제조업체의 재고가 3개월만에 970억$(약 125조원) 늘어나면서 10년만에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국제 상품 가격이 급등하면서 기업들이 일찌감치 원자재 확보에 나서면서 재고가 늘었다는 분석인데 물류 공급망 대란 여파로 제때 출하하지 못한 완제품 재고 또한 급증했다.

올해 3월말 현재 전세계 2349개 상장 제조사의 재고규모는 1조8696억$로 재고증가율 5.5%는 미중 무역마찰 본격화된 2018년 이후로 가장 큰 폭이다. 특히 전자, 자동차, 기계 업종에서 증가한 재고가 전체의 61%를 차지하는데 기업은 남아도는 재고를 정리하기 위해 생산을 줄일 가능성이 높다.

이 경우 생산 감소-> 투자 감소 -> 소비 감소 등의 트리플 악순환으로 이어지면서 경기침체에 빠질 수 있다.

마지막으로, 폐업이 급증하는 것이 장기 경기침체의 신호탄이라고 할 수 있다. 내년도 최저임금 5% 인상으로, "직원들 월급 주면 남는게 없다"며 폐업을 고민하는 자영업자들의 한숨이 날로 깊어가고 있다.

유가 폭등으로 인해 폐업하는 주유소도 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미국 애리조나에 1조 7천억 규모의 대규모 배터리 공장 투자를 전면 재검토한다고 발표했는데 2차전지 관련주들이 일제히 하락했다.

현대차 독일현지법인은 배기가스조작혐의로 압수수색을 당하면서 주가가 급락하기도 했는데 , 현대차 노조는 사측에 전기차공장을 미국에 지을 것이 아니라 국내에 지을 것을 요구하더니 마침내  임금협상 결렬 이후 파업 찬반투표에서 71.8%가 찬성하면서 대규모 파업을 예고하고 있다.

씨티그룹은 생산차질과 가격인상 등으로 테슬라 목표주가를 375$로 하향했는데 이는 현재 주가의 반토막 수준이다. 이처럼 목표주가를 낮추거나 돌발악재가 나와서 급락하거나 투자를 취소하는 등의 악재들이 속출하면서 주가와 지표가 속절없이 곤두박질치게 된다.

상품을 제조 생산, 판매해서 은행의 이자도 갚지 못하는 좀비기업들이 속출하고 마침내 폐업하는 기업들이 늘어난다면 침체는 의외로 장기화될 수 있다.

긴축은 이를 악물고 허리띠를 졸라매고 견뎌낼 수 있다지만 침체는 총체적 부실로 시름시름 앓다가 마침내 회복불능에 이르게 될 수 있다. 러시아 우크라이나 전쟁이 4개월을 넘어 최악의 상황으로 지속되고 있지만 이를 중재하는 어떤 사람이나 국가, 집단, 지도자들이 보이지 않는다.

오히려 편가르기를 하면서 신냉전시대의 대결구도로 전쟁을 부추기는 것은 아닌지 걱정스러울 정도다. 긴축에도 글로벌 증시가 이토록 몸살을 앓고 있는데 침체가 온다면 어찌될 것인지 한번 생각해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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