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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측하지 말고 대응하라"
"예측하지 말고 대응하라"
  • 황윤석 논설위원
  • 승인 2022.06.20 07: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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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파 연준의 초강수 - "금리 4~7%는 돼야 물가 잡는다"

모두의 예상을 깨고 美 연준(Fed)이 6월 FOMC회의에서 한꺼번에 0.75%나 금리를 올렸다. 뜻밖의 자이언트 스텝에 화들짝 놀란 글로벌 금융시장이 겨우 정신을 차리는가 싶었다.

고려대학교 정치외교학 석사
sbs비서실 스피치라이터
대우증권 실전투자대회 3위 입상
한국경제tv 해외스탁킹 우승
한국경제tv 해외주식 전문가

어쨌든 불확실성이 해소됐으니 다행이라고 한숨 돌린 지 하룻만에 시장은 속절없이 다시 주저앉고 말았다. 그 이유는 월스트리트 저널(WSJ)이 공개한 연준 내부 문건 때문이었다. 그 자료에 의하면, 심각한 인플레이션에 대처하기 위해선 올해안에 금리를 4~7%로 올려야 한다는 것이다,

현재 미국의 기준금리는 1.5~1.75%다. 6월15일 FOMC회의에서 연준이 제시한 점도표에 따르면 올해말 미국 기준금리 수준은 3.25~3.5%다. 파월 의장도 이번 0.75% 인상은 이례적인 것으로 잘해야 올해 한두차례 더 나올 것이고 물가와 경제상황을 보아가면서 올리겠다고 기자회견에서 공포에 질린 금융시장을 애써 진정시켰다.

그래놓고 자기네들끼리는 경기침체보다는 인플레를 잡아야 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강도높은 금리인상과 긴축을 병행하지 않으면 안된다는 완전히 다른 얘기들을 하고 있었던 것이다.

한편 금리에 대한 자료와는 별개로 뉴욕연방준비은행은 향후 미국 경제가 당초 예상보다 빠르게 수축 국면에 접어들 수 있다는 예측을 내놨다. 또한 뉴욕 연준은 미국 경제가 향후 연착륙을 할 가능성은 10%에 불과하다고 했는데 다시말해 미국 경제의 경착륙 가능성이 80%에 달한다는 것이다.

시장은 또한번 충격에 휩싸였다. 향후 경기침체로 인해 수요가 급감할 것이라는 우려로 인해WTI 유가가 하룻만에 7%나 급락했다. 연말 150$를 넘어 200$에 육박할 것이라던 유가는 다시 110$ 아래로 곤두박질쳤다.

우크라 전쟁과 인플레로 인한 석유와 원자재 가격 급등의 고고씽도 경기침체로 인한 수요 감소에는 속수무책이다. 그래서 인플레보다도 경기침체가 훨씬더 공포스럽다고 하는 것이다.

그런가하면 비트코인 가격은 주말새 2만$ 붕괴에 이어 1만9천$마저 무너졌다. 블룸버그는 "비트코인이 2017년 강세장 사이클 당시 최고점인 1만9511$를 뚫고 내려왔다면서 12년의 거래 역사상 전 강세장의 꼭짓점 아래로 떨어진 것이 이번이 처음"이라고 했는데 작년 11월 최고점 대비 이미 70% 넘게 폭락한 것이다.

블룸버그는 이어서  "통화 긴축 등의 영향으로 가상화폐 업계의 스트레스가 심화되고 있다. 비트코인이 기록적으로 궤멸했다"고 보도했으며, CNBC는 "가상화폐 시장의 대학살"이라고 한술 더떴다.

최근 테라 사태에 이어 코인업체의 인출 중단과 파산설까지 퍼지면서 투매를 부채질한 것이 급락의 요인으로 분석하고 있다.

문제는 아직도 바닥이 확인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주식·외환 거래 플랫폼 오앤다의 수석 애널리스트 에드워드 모야는 "2만 달러 붕괴 이후 가상화폐에 대한 신뢰가 무너졌다"며 "장기적 낙관론을 가진 가상화폐 지지자들도 침묵을 지킨 채 어느 누구도 지금 폭락을 이용해 매수하라고 말하지 않는다"고 전했다.

그래도 한가지 다행스러운 것은 '도지코인의 아버지(?)'인 일론 머스크가 트위터에서 "계속 가상화폐를 사고 있다"고 말한 이후 비트코인과 도지코인 등 가상화폐가 다시 10%대 반등을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한마디로 총체적 난국이다. 빚끌, 영끌로 코인에 올인한 20,30 MZ 세대와 은행 대출과 갭 투자로 부동산을 사들인 30,40세대들도 강도높은 금리인상과 목을 죄어오는 긴축 시그널에 밤잠을 설치고 있다. 

원달러 환율이 1290원대로 치솟고, 외국인들이 5월에만 1조 6140억을 순매도하는 등 올해 지금까지 국내 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은 모두 16조를 내다판 것으로 집계되었다. 불과 1달전만 해도 65조원대를 상회하던 고객예탁금은 56조원대로 감소하는 등  은행권으로의 대규모 머니 무브, 즉 투자자들의 자금 이탈이 빠른 속도로 진행중이다.

추가적으로 외국인들의 자금 이탈을 막으려면 최소한 미국 기준금리보다 높아야 한다는 점에서 당장 한은도 빅스텝 인상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

기름값, 전기세, 가스비 다 오르는 에너지 가격 쇼크가 당장 눈앞에 와 있다. 올해 무역수지는 벌써 138억$ 적자로 재정과 무역 모두 적자인 쌍둥이 적자이고 올해 국내 GDP 성장률은 3.0%에서 2.3%까지 앞다투어 낮춰잡고 있다. 그중 유독 상향된 것은 올해 소비자물가지수(CPI) 전망치로 4.3%에서 4.7%로 높아지고 있다.

미국의 3대지수 뿐만 아니라 글로벌 각국의 증시 지수가 52주 신저가를 경신하고 있다. 다우지수는 부동의 지지선인 3만선이 붕괴되었고, S&P 500은 고점대비 23% 하락했다. 10년물 국채금리가 연일 고공행진하는 상황에서 최근 장단기 국채 금리가 역전되는 상황까지 연출되면서 경기침체 공포가 극에 달하기도 했다.

모건스탠리는 "증시 리스크가 아직 시장에 완전히 반영되지 않았다"고 경고하는가 하면 래리서머스 前재무장관은 "향후 1~2년내 경기침체가 온다"고 노골적으로 장담하고 있다. 제임스고먼(MS CEO)도 "경기침체 확률이 50%를 넘었다"고 보고 있고 파이낸셜타임지(FT) 조사에 의하면 미국 경제학자의 70%가 "내년에 경기침체가 올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필자가 장황하게 시장 상황을 나열한 것은 겁을 주기 위해서가 아니다. "5월 빅스텝 금리인상이 끝이다, 저점이니 줍줍해라" "삼성전자는 10만~15만 간다, 사서 묻어두고 수면제 먹어라" "5월이 CPI(소비자물가지수) Peak Out(정점)이다" 등등

도무지 하나도 맞지 않는 '마바라'들의(증권시장의 은어로 엉터리, 허풍쟁이, 팔랑귀, 뇌동매매,봉 등을 지칭함) 허황된 시장 전망과 예측에 현혹되지 말라는 것이다.

경기침체가 오면 금리인상이 문제가 아니다. 인플레로 물가가 오르면서 소비와 생산이 다같이 급감하는 빙하기가 올 수 있다는 것인데 일단 고착화되면 금리인하와 유동성 완화 등 웬만한 경기부양책으로는 통하지 않을 수 있다.

1930년대 대공황에서 일찌기 보지 않았는가. 물론 대공황의 리바이벌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그만큼 심상치 않다는 뜻이다. 난세에 영웅이 난다고 했다. 이육사의 광야(曠野)라는 시에 보면 "다시 천고(千古)의 뒤에 백마(白馬)타고 오는 초인(超人)이 있어 이 광야에서 목놓아 부르게 하리라"고 했다.

그런데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지 100일이 지나도록 나서서 중재하는 이가 아무도 없다. 중재는 커녕 핵을 쓰겠다고 위협하고 원유와 천연가스 공급을 중단하겠다고 겁주는데도 무기를 대줄테니 끝까지 싸우라고 싸움을 부추기고 있고 편을 갈라서 대치하는 등 오히려 긴장을 고조시키고 있다.

디폴트시킨다던 러시아는 멀쩡히 건재하고 오히려 푸틴은 "미국 주도의 세계질서 종식"을 선언하는 등 기세등등하다. 팜유와 밀, 쌀까지 식량과 곡물을 생산하는 자원 국가들이 너도나도 앞다투어 수출제한과 수출금지 등을 선언하면서 식량 무기화를 공언해도 속수무책이다.

마침내 미국 차기 대통령 선거 여론조사에서 44% vs 42%로 오차범위 이내지만 바이든이 트럼프에 뒤진다는 결과가 나왔다는 뉴스마저 나왔다. 특히 응답자의 61%가 바이든 대통령의 경제운용 방식을 지지하지 않는다고 답했다고 한다.

인플레 지속과 경기침체 공포감이 커지면서 우크라 전쟁의 장기화까지 최악의 상황에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결과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섣불리 예측하려고 하지 말라고 말하고 싶다. 자고로 난세에는 혹세무민하는 무리들이 떼를 지어 출몰함으로써 시장을 어지럽힌다고 했다.

증권방송이나 Youtube의  맞지도 않는 '마바라'들의 엉터리 예측에 현혹되어서도 안된다. 시장 상황을 꼼꼼이 체크하고 리스크를 다각도로 살펴서 효과적으로 대응하는 것이 정말 중요하다.

무엇보다도 내 투자금을 잘 지키는 것이 첫번째다. 예측하지 말고 대응하라. 일단 살아남아야 훗날이라도 기약할 수 있을 것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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