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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Recession is on the way"
"A Recession is on the way"
  • 황윤석 논설위원
  • 승인 2022.05.02 07: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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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침체가 더 큰 문제다"

"경기침체가 다가오고 있다(A Recession is on the way)" 전 씨티자산운용 CEO 크라우첵(Krawcheck)의 말이다.

고려대학교 정치외교학 석사
sbs비서실 스피치라이터
대우증권 실전투자대회 3위 입상
한국경제tv 해외스탁킹 우승
한국경제tv 해외주식 전문가

당장 코앞으로 다가온 5월 FOMC 회의를 앞두고 베이비 스텝(0.25%인상)부터 빅 스텝(0.5%인상), 자이언트 스텝(0.75%인상)까지 다양한 시나리오가 총출동한 금리인상보다도 훨씬 더 무서운 것이 '경기침체(Recession)'라는 것이다.

일리가 있는 것이 과거 FOMC회의를 앞두고 금리인상 전망이 나올 때마다 다양한 추측이 난무했지만 막상 뚜껑을 열고나면, 혹은 뚜껑을 열기 며칠 전부터는 시장은 이미 반영을 끝내고 상승 반전했었기 때문이다.

연준 위원들이 적당히 매파(the hawks)와 비둘기파(the doves)로 나뉘어 아무리 설전을 벌이고 난상토론을 해도, 이미 악재는 선반영되었다든지, 불확실성이 해소되었다든지로 구실을 붙여가면서 시장은 환호했었다는 것을 우리는 학습효과로 이미 알고 있다.

그런데 이번에는 많이 다르다. 2달여 동안 지루하게 계속되고 있는 러시아 우크라이나 전쟁은 끝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양측이 모두 핵공격 과 결사항전 운운하며 전면전의 전의를 불태우고 있다.

미국과 EU가 우크라이나에 전략무기를 무제한 지원하면서 러시아와의 끝도없는 대리전 양상으로 치닫고 있는 것도 매우 부담스럽다. 러시아를 향해 미국이 던진 '강도높은 경제 제재'의 부메랑은 애시당초 목표물을  한참 빗나가서 이제는 애꿎은 전세계 모든 국가들로까지 타켓이 되면서 그 공포가 확산되고 있다.

호미로 막을 것을 가래로 막고 있는 것이다. 물론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에 1차적 책임이 있지만 초기 효과적으로 대응하지 못한 미국도 적지 않은 책임이 있다고 하겠다. 폴란드, 불가리아 등 일부 유럽 국가들에 대한 러시아의 천연가스 공급 중단이라는 벼랑끝 카드가 점차 유럽 전역의 친서방, NATO 국가들로 확대될 것이 자명하다.

지난달 28일 인도네시아는 식용유에 이어 팜유 원유까지 전면 수출 금지를 선포했다. 해군 함정을 동원해 수출 선박을 막겠다는 초강수가 나오자 팜유 가격은 급등했고 팜유 대체제인 대두유(콩기름)도 사상 최고가를 찍었다.

세계적인 곡창지대인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전쟁은 EU 주요 국가나 NATO 국가들에게까지 연쇄적인 식량 수출 중단과 통제로 확산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인도네시아의 식량보호주의 최신 사례를 예로 들면서 글로벌 시장이 곡물 수출을 통제하는 '식량 무기화'에 나서고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식량을 무기로 보복하는 자원 부국들로 인해  자급자족하지 못하고 식량을 수입해야 하는 자원 빈국들과 경제 자립이 어려운 최빈국들이 우선적으로 연쇄 도산하게 될 것도 우려된다. 얼마전 석탄 부족으로 대규모 정전 사태를 빚었던 IT 강국 인도가 그 좋은 예다.

미국 달러를 제외한 전세계 주요국들의 통화 가치 급락도 심상치 않다. 대표적인 안전자산의 하나였던 일본 엔화는 달러당 130엔이 재차 붕괴되면서 20년래 최저치를 경신하고 있다.

"미국 주식을 사지 말고 중국 주식을 사라"고 강변했던 일부 오만방자한(?) 애널들을 비웃기라도 하듯이 중국 위앤화마저 최저치를 경신하고 있으며 유로화도 달러당 1.0549로 연일 최저치를 갈아치우고 있다.

우리나라 원화도 1270원대를 넘어서면서 올해 외국인의 순매도 금액은 벌써 10조원을 훌쩍 넘어서고 있다. 화폐가치가 상대적으로 급락하면서 세계 주요 국가들의 재정적자 또한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미국의 1분기 GDP는 -1.4% 역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7분기만의 역성장으로 전분기 6.9%와 시장 예상치 1%를 크게 하회했다. 무역적자 확대와 재고 증가, 경기 둔화가 원인이라고 하지만 역시 가장 큰 원인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초기에 효과적으로 제압하지 못하고 수수방관했던 것이었다.

1달여동안 지속된 상하이의 봉쇄가 다소 완화되기는 했지만 베이징 봉쇄가 확대되면서 중국내 코로나 확산이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올해 중국의 GDP 성장률 목표치인 5.5%는 이미 물건너갔다는 전망 또한 대세다. 이제 글로벌 증시는 빅스텝 금리인상과 공격적 긴축이 문제가 아니라 경기침체의 시그널에 더 예민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美 S&P 500개 기업중 절반 이상이 지금까지 1분기 실적발표를 마쳤는데 그중 80% 이상 기업들의 실적이 호전되었다고 한다. 그러나 1분기 주당 7.56$의 순손실을 발표한 세계 최대의 이커머스 기업이자 클라우드 서비스 공급자인 아마존은 그대로 엄청난 쇼크(shock)였다.

7년만에 처음으로 분기 적자를 기록했다는 사실에 월가와 투자자는 긴장했고 주가는 하룻동안 14%나 급락했다. 이는 지난 2011년 10월 이후 1일 최대 하락 폭이었다. 주가는 장중 2432.50$까지 추락했고 이날 폭락으로 아마존(AMZN) 주가는 2020년 8월이후 최저가로 곤두박질쳤다.

그동안 10년물 국채금리가 2.9%대로 급등하고 나스닥이 13,000 지지선을 깨고 내려오는 하락장에서도 굳건하게 지켜왔던 지지선 2800$가 붕괴됨으로써 로스컷 매물을 쏟아낸 투자자들은 멘붕이었고, 곧바로 나스닥 지수의 급락으로 이어졌다.

그동안 필자가 수차례 경고한 바와 같이 미국 3대 지수는 하락 파동이 진행중이다. 그중에서도 나스닥의 하락 폭이 가장 크다. 나스닥은 지난해 11월을 기점으로 엘리어트 파동의 상승 5파가 마감된 이후 현재 하락 3파중 2파의 끝 파동이 진행중인 것으로 판단된다.

5,6월 빅 스텝의 금리 인상 이후 경기침체로 인해 2분기 기업실적이 예상치를 하회하게 되거나 월가의 투자자들이 대거 이탈하게 될 경우 가장 하락 폭이 큰 마지막 하락 3파의 파동이 나타날 것으로 우려된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와 휴전에 합의하기가 쉽지 않겠지만 극적으로 합의할 가능성도 없지는 않다. 그러나 휴전 이후가 더 큰 문제다. 핀란드나 스위스 같은 중립국들이 NATO 가입을 서두르고 있으며 과거 소련의 위성국이었던 일부 동유럽 국가들에 대한 러시아의 침공과 위협이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EU 등 유럽 전역이 러시아 경제제재를 강화하면서 러시아를 고립시키게 될 경우 미국과 NATO 중심의 EU와 러시아를 비롯한 친러 위성국들의 대립과 냉전이 장기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대 중국 압박 전선이 형성되면서 지구촌 전체에 전운이 넓게 드리워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따라서 전후 복구 프로그램이나 중국의 인프라 투자에 대한 기대감도 장기간 지속되기 어려울 수도 있다.

"테슬라 1000$ 이하에서는 사놓고 수면제 먹고 주무셔도 된다"느니 "4월이 저점이니 그동안 사고싶었던 삼성전자, 현대차 등 IT와 자동차를 줍줍하라"느니 오만방자하고 무책임한 일부 애널들의 시대착오적인 예언들이 YouTube에 넘쳐나는 것을 보면, 정말 난세(亂世)임을 직감하게 된다.

물가는 급등하고 인플레가 치솟는 상황에서 경기는 침체하는 스태그플레이션이라는 최악의 시나리오가 오지 말라는 법이 없다. 고로 섣불리 시장을 예측하지 말고 냉정하고 침착하게 대응하는 것이

언제나 최선이라는 것을 다시한번 강조하는 것으로 이 글을 맺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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