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네이버블로그
  • 네이버포스트
주요뉴스
국내은행 영업점, 다양한 변신…‘한 지붕 두 은행’부터 ‘우체국 위탁’까지
국내은행 영업점, 다양한 변신…‘한 지붕 두 은행’부터 ‘우체국 위탁’까지
  • 박민선 기자
  • 승인 2022.04.27 13:4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우리·하나은행 용인 수지에 은행권 첫 공동점포 개점
영업점 축소에 따른 고객 불편 줄이기 위한 시도

경쟁사로만 여겨졌던 국내 대표 두 은행이 한 공간을 공유하거나, 편의점·우체국 등의 공간 일부를 빌려 영업점을 내는 등 국내 은행 영업점이 다양한 모습으로 변신하고 있다. 

비대면 금융이 대세가 되고 오프라인 영업점이 줄어들면서 고령층 등 일부 고객들의 불편이 제기되자 이를 만회하려는 시도로 해석된다.

27일 은행권에 따르면 우리은행과 하나은행은 지난 25일 경기 용인시 수지구 신봉동에 은행권 최초로 공동점포를 열었다.

한 공간을 나눠 쓰고 있지만 두 은행은 완벽히 다른 은행이다. 간판도 두 개, 번호표도 두 개, 청원 경찰도 각각 배치돼 있다. 한 은행의 창구가 붐빈다고 해서 다른 은행 창구에서 업무를 볼 수는 없다. 전산망이 완전히 구분돼있기 때문이다.

취급하는 업무는 비슷하다. 소액 입출금이나 통장 신규·재발급, 공과금 수납 등 가장 기본적인 업무만 다룬다. 대출이나 예금 같은 상품 판매는 하지 않는다.

당초 우리은행과 하나은행은 지난해까지 각각 신봉동에 영업점을 운영하다 시차를 두고 철수했다. 고령층이 많이 거주하는 아파트 한 가운데 위치한 터라 점포 철수로 인한 고객 불편을 고려할 수밖에 없었고, 이런 두 은행의 니즈가 맞아떨어져 '한 지붕 두 은행'이 탄생한 것이다.

은행권의 실험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KB국민은행과 신한은행도 올해 안에 경기 양주시와 경북 영주시 등에 공동점포를 개설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산업은행 이용자들은 지난달부터 전국 하나은행 영업점과 자동화 기기에서 입출금 거래와 통장 거래를 이용할 수 있다. 이르면 올 연말부터 우체국 창구에서 KB국민·신한·우리·하나 등 4대 은행의 간단한 업무를 볼 수 있는 길도 열린다.

은행 영업점이 다양한 형태로 운영되고, 경쟁사였던 타행과 공간을 공유하는 모습은 비대면 거래가 늘어난 영향이 크다. 

영업점 방문객이 줄고 디지털 금융에 영업력을 집중하면서 은행들이 오프라인 영업점을 줄이고 있지만, 여전히 창구를 직접 방문해 은행 업무를 보는 이용자들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은행 입장에선 고객들의 불편을 만회하는 동시에 개별 지점을 둘 때보다 더 적은 비용으로 영업점을 관리할 수 있는 이점도 있다.

물론 ‘적과의 동침’이 쉬운 과제는 아니다. 경쟁사와 한 공간을 공유하는 탓에 각 은행의 필요성과 이해관계가 맞아야 하는 측면도 존재한다. 고령층들도 비대면 금융에 점차 익숙해지고 있는 현상도 고려해야 한다.

은행권 관계자는 “경쟁사인 두 은행이 만나는 것이기 때문에 이해관계와 지향점이 서로 다를 수 있어 쉬운 작업은 아니다”라면서도 “은행 영업점 축소를 보완할 수 있는 시도들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