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네이버블로그
  • 네이버포스트
주요뉴스
얼어붙는 투자심리에 국고채 금리 연일 연고점 경신, 고공행진 어디까지
얼어붙는 투자심리에 국고채 금리 연일 연고점 경신, 고공행진 어디까지
  • 박민선 기자
  • 승인 2022.03.29 13:4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최악의 경우엔 국고채 3년물 3% 돌파”
국고채 10년물 3.6~3.7%까지 뛸 수도
미 연준, 올해 2~3차례 0.5%p 빅스텝할 듯
“한국도 중립금리 이상 수준으로 오를 수도”

투자 심리가 얼어붙으면서 국고채 금리가 연일 연고점을 경신하는 등 고공행진을 지속하고 있다. 

미국이 정책금리를 2~3 차례 0.5%포인트 인상에 나서는 등 공격적인 행보를 보일 것이란 우려에 미 국채 금리가 급등한 영향이다. 

여기에 정치권의 추가경정예산(추경) 관련 이슈까지 맞물리면서 대규모 적자국채 발행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가격 급락에 따른 손절 매도까지 이어지면서 채권 시장에 패닉 장세까지 연출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최악의 경우엔 국고채 3년물이 3%를 돌파하는 등 당분간 국내 채권 시장이 약세를 보일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내다봤다.

29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전날 서울 채권시장에서 국채 10년물 금리는 전장보다 0.160%포인트 상승한 3.031%를 기록했다. 이는 2014년 9월 17일 (3.034%) 이후 7년 6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10년물 금리가 3%를 넘어선 것도 같은 해 9월 19일(3.027%) 이후 처음이다. 국채 3년물 금리도 전장보다 0.242%포인트 상승한 2.747%를 기록했다. 2014년 6월 12일(2.789%) 이후 7년 9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상승폭도 2009년 2월 17일(0.28%포인트) 이후 13년 1개월 만에 가장 컸다. 5년물 국채 금리는 0.257%포인트 상승한 2.970%를 기록했고, 20년물 역시 0.143%포인트 상승한 3.009%로 3%대를 기록하는 등 전 구간 상승했다.

최근 국채 금리 급등은 미 국채 금리의 영향이 크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전쟁이 장기화 되면서 인플레이션 우려에 미국 등 주요국의 긴축기조가 강화되고 있는 점이 투자심리 약화로 이어지고 있다.

채권 시장에서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5월에 이어 6월과 7월, 9월에도 기준금리를 한번에 0.5%포인트 올릴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또 미국의 기준금리가 올해 안에 '중립금리' 이상 수준으로 올라갈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중립금리’는 경제성장이나 고용에 악영향을 미치지 않으면서 경기 과열이나 금융불균형 문제도 야기하지 않을 적정 수준의 금리를 지칭하는 개념이다. 

시장 전문가들은 현재의 경제상황을 고려할 때 올해 미국의 중립금리 수준이 2~3%가 될 것으로 제시하고 있다.
 
제롬 파월 미 연준 의장은 금리 인상 사이클 개시 이후 ‘빅스텝’ 가능성을 시사해 왔다. 이 밖에 상당수 연준 인사들도 이에 동조하는 의견을 제시했다. 

연준에서 가장 매파적 인사인 불러드 세인트루이스 연준 총재를 비롯해 샌프란시스코, 시카고 등 다른 지역 연준 총재들도 유사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존 윌리엄스 뉴욕연방준비은행 총재는 25일(현지시간) 국제결제은행(BIS)과 페루중앙은행이 개최한 컨퍼런스에서 “이론적으로 볼 때 0.5%포인트 인상이 적절하다고 한다면 그렇게 해야 한다고 본다”며 “기대인플레이션을 면밀히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비둘기 성향의 지역 연은 총재에 이어 연준 내 3인자인 뉴욕 연은 총재까지 빅스텝을 언급하면서 통화정책 불확실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미 연준의 공격적인 금리 인상 전망에 미 국채 금리도 급등했다. 25일(현지시간) 채권시장에서 미 10년물 국채 금리는 전장보다 4.98% 오른 2.48%대로 마감했다. 

통화책에 민감한 2년물 금리는 6.41% 급등한 2.52%대로 마감했다. 10년물과 2년물 모두 2019년 5월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미 국채 금리와 국내 국채 금리는 동조화 현상을 보이기 때문에 미 국채 금리 급등시 국내 국채 금리도 상승 압력을 받는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소상공인과 자영업자의 코로나19 피해 보상을 지원하기 위한 50조원 규모의 2차 추경 예산 편성 방침을 공식화 한 점도 채권 시장에 약세로 작용하고 있다. 이에 따른 적자국채 편성으로 국채 공급이 늘어날 것이란 우려가 커지면서 채권금리 상승폭이 커졌다.

윤 당선인은 영업제한 등 규제 강도와 피해 정도에 따라 소상공인에게 최대 5000만원의 손실보상금을 지급하겠다고 했다. 또 지난달 편성된 1차 추경을 통해 지급한 방역지원금 300만원과 별도로 600만원을 추가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윤 당선인 측은 본예산 지출 구조조정을 통해 재원을 마련한다는 입장이지만 이것 만으로는 추경 재원 마련이 불가능하다고 보는 시각이 많다. 

문제는 재원을 마련하려면 적자국채 발행이 불가피하다는 점이다. 2020년 전 국민 재난지원금 지급을 위한 2차 추경 편성성때에도 구조조정을 통해 마련한 자원은 8조8000억원에 불과했다. 

채권시장에서는 세계잉여금과 재원 마련 계획 등이 아직 구체적으로 나온 것이 없어 적자국채 발행 규모가 어느 정도가 될지는 아직 불투명하지만 최소 25조원의 적자국채 발행이 불가피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시중에 국채 물량이 늘어나면 채권 가격은 하락할 수 밖에 없어 악재로 작용한다.
 
올해 국고채 발행 규모도 지난해보다는 축소됐지만 아직 불투명한 상황이다.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올해 본예산 기준 연간 국고채 발행 한도는 166조원으로, 추경 편성으로 한도가 177조3000억원으로 올랐다. 

이는 지난해 국채 발행 규모(180조6000억원)에 육박하는 수준이다. 5월 이후 대선 공약 이행을 위한 추경 편성에 나설 경우 올해 국채발행액이 200조를 넘어설 것이란 우려도 나오고 있다. 

미국 등 주요국의 금리 인상이 예고되고 있는 상황에서 국채 발행량 증가는 서민과 기업의 이자 부담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로 에너지,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소비자물가가 가파르게 오르고 있는 점도 채권 시장에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채권 시장에서는 3월 소비자물가가 전년동월 대비 4%를 넘어서는 등 2분기 우리나라의 소비자물가가 4%대를 지속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로 인한 국내 기준금리 인상 속도도 더 빨라 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국내 채권시장에서 국채선물과 현물 매도에 나서는 등 투자 심리가 얼어 붙고 있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외국인들은 지난주 3년 만기 국채선물을 3500 계약 순매도했고, 10년 만기 국채선물은 8500 계약 순매도했다. 현물에서는 211억원을 팔아치웠다. 

채권 시장 전문가들은 인플레이션 우려로 전세계 각국의 긴축속도가 빨라지고 있는 데다, 추경 증액 우려도 높아지고 있어 최악의 경우 3년물 국고채 금리가 3%대까지도 올라갈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