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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릿고개 넘은 조선업, 22년 순풍에 돛 달고 항해시작
보릿고개 넘은 조선업, 22년 순풍에 돛 달고 항해시작
  • 김규철 기자
  • 승인 2022.01.24 13: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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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주잔고 확대·선가 상승에 21년 조선업 본격 회복
올해 노후선 비중 높은 선종 교체수요 발주 기대
2년 이상 일감확보에 수익성 위주 선박수주·가격 결정 주도

최근 몇 년간 길고긴 불황의 터널을 지났던 조선업황이 지난해 수주회복 및 선가상승에 힘입어 실적개선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2021년 한해 동안 국내 조선 4개사의 수주실적 누계는 총 491억달러를 기록해 전년 대비 약 2배 증가한 가운데 신조선가와 수주잔고도 모두 20% 이상 상승하며 분명한 반등의 모습을 보였다. 특히, 해상운임이 급등하자 해운사들의 컨테이너선 대량 발주와 메가 딜에 따른 슬로 계약 이후 선주사들이 잔여 도크를 선점하기 위해 발주를 공격적으로 하면서 크게 증가한 선가는 마치 2000년대 슈퍼호황기를 맞은 조선업황을 연상케 했다.

2021년 국내 조선사 수주 현황

주: 2021년 수주는 각 사 IR 자료 수주데이터 기반으로 공시된 수주내역 합산. 자료: 조선 4사, 대신증권 리서치센터
주: 2021년 수주는 각 사 IR 자료 수주데이터 기반으로 공시된 수주내역 합산. 자료: 조선 4사, 대신증권 리서치센터

다만, 지난해 4분기는 오미크론 확산으로 선주 투자심리가 냉각되면서 수주실적은 103억달러로 추정돼 전분기 대비 14.7%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게다가 현대중공업은 통상임금 관련 소송에서 패소하면서 일회성비용이 발생하면서 적자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이며, 삼성중공업이 시추선 문제를 완전히 끝내지 못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2022년부터 국내 조선업체들은 본격적인 매출액 확대 및 이익 개선을 경험할 것으로 전망된다. 제작해야 할 선박의 단가가 상승한데다 예정된 생산물량이 확대되고, 생산 예정물량을 초과하는 355억달러 규모의 수주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실제로 새해 첫 주부터 국내 조선업체들은 12척의 선박을 수주함으로써 2022년 조선업 호황의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더욱이, 선박 생산능력은 공산품생산과는 달리 제한적이기 때문에 향후 선가 상승의 요인이 된다. 이는 국내 조선업체들의 수익성 확대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기대에 차고 넘쳤던 2021년 조선업 실적 but 그렇지 못한 주가

아쉬운 것은 지난해 기록적인 수주와 신조선가 상승에도 주가 상승은 이를 반영하지 못하며 국내 조선3사의 2021년 주가는 연초대비 하락했다는 점이다.

다만, 2분기 중 잠시나마 코스피를 웃도는 주가가 형성되기도 했다. 수에즈운하가 마비되고 코로나19() 항만적체 지속으로 해상운임이 급등하면서 해운사들의 기록적인 실적과 함께 이어진 대규모 발주 및 신조선가 상승으로 주가 역시 힘을 얻었다.

하지만 투자자들은 조선사들의 수주 호실적이 장기 호황의 시작이 아닌, 단기적 운임상승으로 인한 짧은 발주모멘텀에 불과하다고 인식한 것이 주가상승을 제한했다.

게다가 글로벌 원자재 가격 급등으로 2분기 실적 발표에서 조선3사 모두 후판 가격 인상에 따른 대규모 충당금을 적립하자 투자심리가 크게 냉각된 것이다.

여기에 현대중공업이 상장하고, 삼성중공업의 대규모 유상증자, 대우조선해양의 인수합병 심사가 지연되는 등 악재가 겹치자 업황이 개선됨에도 불구하고 투자심리는 좀체 살아나지 못했다.

202012~202111월 국내 조선3사 주가 변동 추이

자료: Quantwise, 케이프투자증권 리서치본부
자료: Quantwise, 케이프투자증권 리서치본부

긍정적인 것은 향후 주가 상승을 제한할 수 있는 리스크들이 모두 해소됐다는 점이다.

국내 조선사들의 확실한 흑자전환을 기대할 수 있는 2023년을 앞두고 2021년은 투자자들의 우려감을 선제적으로 모두 반영한 해였다는 게 증권가의 판단이다.

김용민 케이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상반기 급등했던 철광석 가격이 선주사들에게 더 높은 신조선가를 제시할 수 있는 명분이 됐다, “또한, 수주잔고 누적으로 판매자시장 위주로 형성된 현재의 선가상승 모멘텀과 원자재가격이 예년 수준으로 정상화되는 추세로 인해 장기적 관점에서 수익성을 확대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고 설명했다.

유재선 하나금융투자 연구원 역시 조선사들은 이미 지난해 이미 상반기 중 대규모 충당금을 설정했기 때문에 만약 후판 가격이 하락한다면 충당금 환입에 따른 단기실적 개선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며, “하락하지 않아도 원가상승 수준과 현재 조선사가 갖게 될 협상력 우위를 감안하면 향후 수주하게 될 선박의 선가는 적정마진을 확보하는 수준만큼 꾸준히 우상향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환경규제에 따른 선박 교체수요로 조선업은 앞으로 더 좋아진다

2022년 국내 조선업체들의 수주실적은 355억달러로 추정된다. 이는 글로벌 전체 발주물량 전망치(728억달러)49%에 해당하는 규모다.

컨테이너선 대란이 완화됨에 따라 수주물량 비중은 LNG선과 탱커선 중심으로 이동할 전망이며, 2023년에는 신규 환경규제 도입 및 오미크론 사태 완화로 전반적인 발주 개선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더욱 긍정적인 것은 현재 국내 대형조선사들은 2년 이상 일감을 확보한데 힘입어 수익성 위주의 협상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게 됐다는 점이다.

지난해와 같은 대규모 발주추세까지는 아니더라도 환경규제 강화에 따른 친환경 선박수요 및 노후선 교체발주와 LNG선 메가 딜에 힘입어 목표치를 초과 달성할 것으로 기대된다.

실제로 IMO(국제해사기구)2050년까지 CO배출량을 2008년 대비 50%까지 절감하고자 한다. 이를 위해 설계 단계에 적용되던 EEDI(에너지효율설계지수)를 넘어 현존선에도 적용되는 EEXI(에너지효율등급지수)2023년부터 시행할 예정이다.

CII(선박탄소집약도지수)도 운항 중인 선박에 적용되며 2020~22년은 1%, 2023~26년은 2%씩 온실가스 배출량을 저감해야 한다. 달성도에 따라 A부터 E등급을 부여받고 D등급을 3년 연속 받으면 해당 선박은 운항 금지 조치된다. E등급을 받게 되면 빠른 시간 내에 개선해야 되며 감축에 실패할 경우 1년 후 운항이 금지된다.

환경 규제 적용 타임라인

자료: 현대중공업, 하나금융투자
자료: 현대중공업, 하나금융투자

현재 탱커와 LPG는 시황부진으로 발주상황이 활발하진 않지만 노후선 비중이 높기 때문에 환경규제 대응을 위해 올해 수요증가를 예상해볼 수 있다. 또한 최근 스크랩 가격이 상승하고 있고 향후 철강업체들이 원재료에서 스크랩 비중을 높이기 위해 저운임 국면에서 폐선수요도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유재선 연구원은 노후선 비중이 높은 선종은 단기교체 수요가 나타날 수 있으며 장기적으로 규제 강화 흐름이 지속됨에 따라 환경규제를 충족하기 위한 신조수요가 확인될 것이라고 관측했다.

이 같은 흐름 속 국내 조선사들이 도크 스케줄이 꽉 차 있는 상황에서 일감확보를 위해 수익성이 없는 수주에 연연할 필요가 없는 것이다. 지배적인 점유율을 지닌 국내 조선사들은 고부가가치를 제공하는 선주사들의 발주만 선택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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