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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DI, ‘경기 하방위험’ 경고…“방역 강화에 소비 위축, 내수 어렵고, 수출 줄고”
KDI, ‘경기 하방위험’ 경고…“방역 강화에 소비 위축, 내수 어렵고, 수출 줄고”
  • 정상혁 기자
  • 승인 2022.01.10 12: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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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말 소비심리지수·신용카드 매출액 꺾여
글로벌 교역 정체에 수출 증가 폭 축소 우려
공급망 교란·주요국 통화 정책 정상화 등 악재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 확산으로 방역 조치가 강화되면서 경기 회복세에 찬물을 끼얹었다는 평가를 내놨다.

내수가 위축되는 가운데 그간 우리 경제를 끌어온 수출 호조세가 올해부터는 점차 꺾일 수 있다는 예상도 나온다.

11일 KDI는 지난 9일 발표한 ‘1월 경제동향’에서 “우리 경제는 완만한 경기 회복세가 유지되고 있었으나 최근 방역 조치가 다시 강화되고 대외 수요의 개선세는 약화되면서 경기 하방위험이 확대됐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12월 들어 방역조치가 재차 강화되면서 소비를 중심으로 내수 여건이 제약되는 모습”이라며 “대외적으로는 공급망 교란, 주요국의 통화 정책 정상화 등이 경기 하방위험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작년 말 오미크론 등장으로 바뀐 경제 전망

앞서 KDI는 지난해 ‘11월 경제동향’에서 ‘단계적 일상 회복’(위드코로나)으로 내수가 풀리면서 우리나라의 경기 회복세가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은 바 있다.

하지만 코로나19 새 변이 바이러스인 오미크론이 변수로 등장했고, KDI의 평가도 뒤바뀌었다. 당시 KDI는 ‘12월 경제동향’에서 “최근 오미크론 변이의 확산으로 국내외에서 방역 조치가 강화되고 금융시장도 불안정한 모습을 보이는 등 경기 하방위험이 확대됐다”고 했다.

‘경기 하방위험 확대’라는 표현은 지난달에 이어 이번 1월호까지 2개월 연속 등장했는데, 그만큼 우리 경제에 어두운 면이 최근 들어 더욱 부각되고 있다는 뜻이다.

특히,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로 회복세를 보이던 소비가 다시 위축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했다.

KDI는 “강화된 방역 조치가 시행되면서 소비자심리지수와 비제조업 업황 기업경기실사지수(BSI) 전망지수가 하락하는 등 소비 관련 경제심리가 위축됐다”고 말했다.

수출 전망에 대한 부정적인 평가도 주목할 만하다. 지난해 우리 수출은 연간 최고 실적을 기록하면서 코로나19로 침체된 경제를 살리는 데 큰 역할을 해왔다.
 
이런 추세는 올해부터 달라질 수 있다. KDI는 “세계 산업생산과 교역량이 정체되면서 수출의 증가 폭이 점차 축소되고 있다”고 경고했다.

소비심리 위축에 카드 매출 줄어…수출 물량 감소세 주목

경기 지표를 들여다보면 지난해 말 소비 위축세가 두드러진다.

지난해 12월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103.9로 전월에 비해 3.7포인트(p) 하락했다. 같은 달 신용카드 매출액은 2년 전과 비교해 0.5% 줄었다. 앞서 10월과 11월에는 이 수치가 각각 2.7%, 5.4%로 상승세를 보여왔다.

KDI는 “지난해 하반기 소비 부진에 따른 기저효과를 배제하기 위해 2019년과 비교했다"며 "신용카드 매출액은 신한카드 추정치를 이용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12월 수출은 전년 대비 18.3% 늘었다. 주력 품목인 반도체(35.1%), 석유제품(79.2%) 등을 중심으로 증가세가 이어졌다.

전월(32.0%)에 비해 증가 폭이 줄어든 점은 우려스럽다. 수출 물량 기준으로 보면 둔화세가 더 뚜렷하다. 실제로 지난해 11월 하루 평균 수출 물량 지수는 1.5%이며, 이는 같은 해 8월(6.3%), 9월(6.9%), 10월(2.9%)에 비해 저조하다.

이에 연말 수출 강세는 수출가액 상승에 기반한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실제로 수출가격지수는 지난해 8월부터 11월까지 20%대의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무역수지도 5억9000만 달러 적자를 냈다. 수입액이 수출액보다 많았다는 뜻인데 이는 20개월 만이다.

KDI는 “무역수지 적자는 수입가격 급등에 따른 교역 조건 악화에 주로 기인한 것”이라고 진단했다.

물가도 높은 상승세를 지속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3.7%로 전월(3.8%)과 비슷했다. 특히, 농축수산물(7.8%), 공업제품(4.7%), 석유류(24.6%) 등 상품 물가가 여전히 비싼 수준이다.

노동시장의 경우 개선 흐름이 유지되는 모습이다. 다만 지난해 12월부터 방역 조치가 강화되면서 대면 서비스업 부문이 회복세가 약화될 수 있다는 것은 염두에 두어야 한다.

지난해 11월 취업자 수는 전년 대비 55만3000명 증가했다. 계절조정 고용률은 전월보다 0.1%p 상승한 60.9%로 집계됐다. 실업률은 3.1%로 0.1%p 하락했다.

지난해 11월 설비투자는 전월과 비교해 9.2% 증가했고, 같은 기간 건설투자는 건설기성(불변)이 5.6% 감소하면서 부진했다. 아울러 11월 전 산업 생산은 전월보다 5.3% 늘었다.

금융시장은 대체로 안정된 가운데 은행 가계대출도 줄었다.

지난해 11월 은행 가계대출은 전월에 비해 3조원 늘었다. 앞선 10월에는 이 증가 폭이 5조2000억원이었고, 2020년 11월의 경우 13조7000억원에 달했다.

같은 해 11월 국고채(3년물) 금리는 1.80%로 전월 말과 같았고, 원·달러 환율은 1188.8원으로 0.9원 내렸다.

KDI는 세계 경제에 대해 “코로나19 재확산과 공급망 차질, 미국의 통화긴축 가속화 우려 등 다수의 위험 요인이 상존하고 있다”며 “신규 변이 바이러스의 부정적 영향이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되면서 국제 금융시장은 점차 안정되는 모습”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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