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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계 자금 35조원 갈 곳 잃어…예금 증가 주식 감소
가계 자금 35조원 갈 곳 잃어…예금 증가 주식 감소
  • 박민선 기자
  • 승인 2022.01.07 17: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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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득 늘었으나 소비 안해
기준금리 인상으로 ‘자산 리밸런싱’
예금 비중 늘고, 주식 줄고

가계 소득은 늘었으나 부동산 규제 등으로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자금이 늘어나면서 지난해 3분기 가계 여유자금이 1년 전보다 5조 가량 늘었다. 

기준금리 인상으로 위험자산인 주식에서 예금으로 옮겨가는 ‘자산 리밸런싱(자산 재조정)’ 현상이 나타나면서 가계자산 중 주식 비중은 줄고, 예금 비중은 늘었다.

7일 한국은행은 전날 발표한 ‘2021년 3분기중 자금순환(잠정)’을 통해 가계·비영리단체의 순자금운용(자금운용-자금조달) 규모는 35조원으로 지난해 3분기(29조8000억원)보다 5조1000억원 늘어났다고 밝혔다.

순자금운용은 각 경제주체가 쓸 수 있는 여유자금을 의미한다. 예금이나 보험, 연금, 펀드, 주식 등으로 굴린 돈을 나타내는 자금운용액에서 차입금 등 빌린 돈을 뜻하는 자금 조달액을 뺀 수치다.
 
가계의 여유자금이 늘어난 것은 재난지원금 등으로 가계 소득은 늘었으나, 저금리 기조 속에서 부동산 마저 규제에 막히면서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영향이다. 

방중권  한은 경제통계국 자금순환팀 팀장은 “3분기 재난지원금 지급으로 가계소득은 증가한 반면 늘어난 소득에 비해 소비는 크게 늘어나지 않은 영향이 크다”며 “주택가격 상승 등으로 주택투자도 둔화되면서 가계의 순자금운용이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가계소득은 35조원으로 2분기(29조800억원) 5조2000억원 증가했다. 또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전국 주택매매거래 개인순취득 물량은 -1000호로 전분기(2000호) 대비 감소 전환했다.

가계의 자금운용 규모는 84조2000억원으로 1년 전(83조1000억원)보다 확대됐다. 기준금리 인상의 영향으로 가계 여유자금 중 은행 등 예금취급기관의 저축성 예금 규모는 확대된 반면, 주식은 증가세가 둔화됐다. 

3분기 저축성 예금은 전기대비 19조7000억원 늘어 전분기(16조9000억원) 보다 증가세가 확대됐고, 거주자발행 주식 및 출자지분은 26조1000억원 늘어 2분기(29조2000억원) 보다 축소됐다. 

이에 따른 전체 가계 금융자산에서 예금이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2분기 40.5%에서 3분기 40.7%로 늘어난 반면 같은 기간 주식 비중은 21.6%에서 21.0%로 소폭 줄었다.

방 팀장은 “위험자산인 주식에서 안전자산인 장기 저축성 예금으로 자금이 이동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며 “기준금리 인상 등에 따라 안전 자산으로 자산 리밸런싱이 나타나고 있는데 향후 이 같은 추세가 지속될지는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3분기 자금조달액은 49조2000억원으로 전년동기(53조3000억원) 보다 줄었다. 금융기관 대출 증가세가 둔화되면서 자금조달 규모가 축소된 영향이다. 전기대비 금융기관 대출은 3분기 48조5000억원 늘어 1년 전(52조6000억원) 보다 증가폭이 둔화됐다. 

정부의 순자금 조달액은 같은 기간 10조6000억원에서 5조4000억원으로 5조2000억원 줄었다. 전년동기대비 자금운용이 (32조4000억원→35조1000억원)보다 자금조달(21조8000억원→29조7000억원)이 더 크게 증가하면서 순자금운용이 축소됐다. 2차 추가경정예산 집행에 따른 재정지출 등의 영향이다. 

비금융법인기업의 순자금 조달 규모는 -23조4000억원으로 1년 전(-16조1000억원) 보다 확대됐다. 기업들의 경우 투자 등을 위해 외부에서 자금을 빌리는 경우가 많아 자금운용과 조달과의 차액은 통상 순자금조달로 기록된다. 

글로벌 경기회복으로 기업소득이 양호했으나 투자증가세가 지속되면서 순조달 규모가 확대됐다. 상장기업의 3분기 기준 당기순이익은 32조8000억원으로 1년 전(17조2000억원)보다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부문의 전체 순자금운용 규모는 24조9000억원으로 1년 전(31조1000억원) 보다 6조1000억원 줄었다.

모든 경제부문이 보유한 금융자산인 총금융자산 규모는 2경2605조1000억원으로 전분기말보다 473조2000억원 증가했다. 지분증권 및 투자펀트 비중은 23.2%로 전분기보다 0.6%포인트 하락했고, 채권 비중은 14.9%로 전 분기와 같았다. 가계의 금융부채 대비 금융자산 배율은 2.19배로 전분기(2.22배) 보다 소폭 하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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