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네이버블로그
  • 네이버포스트
주요뉴스
징후 이론: 큰 시세 전에는 반드시 이상 징후가 있다(1)
징후 이론: 큰 시세 전에는 반드시 이상 징후가 있다(1)
  • 최승욱 대표
  • 승인 2024.06.10 06:3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방귀 잦으면 똥 싼다’는 속담이 있다. 다들 알겠지만 방귀는 대장에 가스가 많이 찼을 때 나온다. 가스는 소화가 잘 안 되거나, 변이 많이 쌓였을 때 생기므로 방귀가 잦다는 말은 조만간 변이 나올 징후라는 얘기다. 

이 속담은 선문이 있으면 반드시 그 일이 일어난다는 의미로 옛 어른들이 가장 많이 쓰는 말이다.

같은 의미로 ‘제비가 낮게 날면 비가 온다’는 속담도 있다. 제비가 낮게 나는 이유는 먹이인 잠자리가 낮게 날기 때문이고, 잠자리가 낮게 나는 이유는 공기 중의 습도가 높아 날개가 젖기 때문이다. 잠자리는 잘 보이지 않지만 제비가 낮게 나는 것은 쉽게 목격할 수 있기 때문에 제비가 낮게 날면 비가 온다고 하는 것이다.

세상의 많은 일들은 이처럼 징후를 앞세우며 다가온다. 그리고는 뚜렷한 현상을 남기고 사라진다. 재난이나 대형 사고도 다 그렇다. 

사건이 클수록 어느 순간 갑자기 그리고 한꺼번에 터지지 않는다. 일정 기간 동안 대형 사고가 임박했음을 알리는 시그널을 다양한 형태로 보낸다.

실제 큰 재난이 터지기 전에 평균 29건의 경미한 재난과 300건의 이상 징후들이 나타난다는 이론이 있다. 

이 이론은 1929년, 미국의 보험사 직원인 하인리히가 자신의 논문에서 1대 29대 300법칙으로 명명한 이론으로서 흔히 ‘하인리히 법칙’ 이라고 한다.

‘하인리히 법칙’ 의 핵심은 큰 사고는 예측하지 못하는 한 순간에 갑자기 오는 것이 아니라, 수많은 경고성 징후를 보내고, 그것을 무시하는 인간들의 안전 불감증으로부터 비롯된다는 것이다.

결론적으로 큰 재앙을 피해가기 위해선 사전에 나타나는 몇몇의 징후를 꼼꼼히 분석해야 한다는 것이다.

주식 시장에서도 ‘하인리히 법칙’은 그대로 적용된다. 일례로 전 세계를 금융위기로 몰아넣었던 ‘리먼 브라더스’ 사태를 보자. 

다들 알다시피 리먼 브라더스 사태로 글로벌 증시 전체가 폭락한 것은 지난 2008년 9월과 10월이었다. 그러나 그 이전부터 다양한 형태의 징후들은 곳곳에서 포착되었다. 2008년 1월부터 나타난 징후만 보자.

먼저 서브프라임 부실이 글로벌 시장으로 확산되던 1월 21일, 코스피지수는 무려 4.4%나 폭락했다. 같은 날 아시아 시장도 동반 폭락하면서 ‘블랙먼데이’ 의 징후를 나타냈다.

3월 15일, 미국 내 투자은행 5위인 베어스턴스가 구제금융을 신청하더니 이틀 뒤 JP모건에 주당 2달러에 팔려갔다. 실로 믿기지 않는 사태였다. 글로벌 시장의 급락이 임박했음을 알리는 중요한 징후였다.

6월 들어서는 국제 유가가 폭등했고 글로벌 증시는 크게 휘청거렸다. 국제 유가는 배럴당 무려 150달러로 급등했고, 이는 각국의 인플레이션 우려를 크게 심화시켰다. 결국 코스피 지수는 두 달 간 무려 15%나 급락하면서 폭락의 징후를 여실히 드러냈다.

8월부터 본격적으로 금융 위기 징후들이 나타나기 시작했고, 시장에는 9월 위기설이 팽배해졌다. 

대규모 달러 이탈로 환율과 금리가 급등하면서 국내 금융 시장이 패닉에 빠지게 될 것이라는 ‘9월 위기설’ 은 투자자들 모두를 공포에 떨게 만들었다. 다시 지수는 추가로 10% 가량 더 추락했다.

결국 그 해 미국의 모기지업체인 패니매와 프레디맥이 무참히 쓰러졌고, 15일에는 리먼 브라더스가 파산을 신청하는, 정말이지 믿기지 않는 금융 사고가 터졌다. 

이날 코스피지수는 단 하루 만에 무려 6% 이상 폭락하면서 그동안의 이상 징후들을 모두 사실로 입증했다. 아울러 이상 징후를 무시했던 투자자들을 지독한 고통 속으로 몰아넣었다. 

악몽 같은 그 해 10월, ‘하인리히 법칙’의 위대성을 재삼 확인시켜주며 시장은 결국 지수 900P의 붕괴를 맞았다.

결론적으로 나쁜 징후를 보고도 인정하지 않으려는 인간 본성 때문에 2008년 폭락장에 대부분의 투자자들은 깡통을 차고 시장을 떠났던 것이다.

사람들은 보고 싶지 않은 것을 보지 않으려는 본성 때문에 큰 실패에 대비하지 못한다.

일본 도쿄대 공대 하타무라 요타로(仙村洋太郞)교수의 이 말이 참으로 의미심장하다. 글로벌 금융 경색이 터지기 전에 숱하게 많은 징후들이 나타났건만 투자자들은 보고 싶지 않고, 믿고 싶지 않은 것은 쉽사리 인정하지 않으려는 본성에 빠졌던 것이다. 

대형 사건에 앞서 반드시 나타나는 다양한 징후들을 가볍게 넘겼던 안전 불감증 때문에 결국 대형 참사를 맞고 만 것이다.

<다음편에 계속>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