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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美에 역대 최대규모 반도체 투자···TSMC 잡는다
삼성전자, 美에 역대 최대규모 반도체 투자···TSMC 잡는다
  • 김규철 기자
  • 승인 2021.11.25 09: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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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美 테일러시에 170억달러 투자···첨단 파운드리 공정적용
기흥·화성-평택-오스틴·테일러 잇는 글로벌 시스템 반도체 생산 체계 구축
“테일러 신규 라인, 평택 3라인과 핵심 기지 역할 할 것”
이재용의 ‘뉴 삼성’ 비전 향한 변화 시작

삼성전자가 미국 내 신규 파운드리 반도체 생산라인 건설 부지로 텍사스주 테일러시를 최종 선정했다.

이는 북미 출장길에 오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수많은 업무 중 대미를 장식한 선택이자 지난 813일 가석방 이후 103일 만의 결정이다. 또한, 삼성전자가 올해 5월 한·미 정상회담을 계기로 2공장 설립을 발표한지 6개월여 만이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 23(현지시각) 미국 텍사스 주지사 관저에서 김기남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 그렉 애벗 텍사스 주지사존 코닌 상원의원 등 관계자들이 참가한 가운데 기자회견을 갖고 선정 사실을 발표했다.

첫 줄 왼쪽부터 존 코닌 상원의원, 그랙 애벗 텍사스 주지사, 김기남 삼성전자 부회장
첫 줄 왼쪽부터 존 코닌 상원의원, 그랙 애벗 텍사스 주지사, 김기남 삼성전자 부회장

김기남 부회장은 신규 라인을 통해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 안정화는 물론, 일자리 창출, 인재양성 등 지역사회의 발전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테일러시에 세워지는 신규 라인은 2022년 상반기에 착공해 2024년 하반기 목표로 가동될 예정으로, 건설·설비 등 예상 투자 규모는 170억달러에 달한다. 이는 삼성전자의 미국 투자 중 역대 최대 규모다.

첫 줄 왼쪽부터 존 코닌 상원의원, 그랙 애벗 텍사스 주지사, 김기남 삼성전자 부회장, 브랜트 라이델 테일러시장(존 코닌 상원의원 뒤), 존 카터 하원의원(그랙 애벗 주지사 뒤), 마이클 맥컬 하원의원(김기남 부회장 오른쪽), 최시영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장 사장(존 카터 하원의원 뒤), 빌 그라벨 윌리엄슨카운티장(최시영 사장 오른쪽)
첫 줄 왼쪽부터 존 코닌 상원의원, 그랙 애벗 텍사스 주지사, 김기남 삼성전자 부회장, 브랜트 라이델 테일러시장(존 코닌 상원의원 뒤), 존 카터 하원의원(그랙 애벗 주지사 뒤), 마이클 맥컬 하원의원(김기남 부회장 오른쪽), 최시영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장 사장(존 카터 하원의원 뒤), 빌 그라벨 윌리엄슨카운티장(최시영 사장 오른쪽)

테일러시 선정 배경

삼성전자는 기존 1공장이 위치한 오스틴 생산라인과의 시너지, 반도체 생태계와 인프라 공급 안정성, 지방 정부와의 협력, 지역사회 발전 등 여러 측면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테일러를 선정했다.

테일러시에 마련되는 약 150만평의 신규 부지는 오스틴 사업장과 불과 25km 떨어진 곳에 위치해 기존 사업장 인근의 인프라를 그대로 활용할 수 있다. 또한, 용수와 전력 등 반도체 생산라인 운영에 필요한 인프라가 우수한 것도 강점으로 꼽힌다.

첨단 파운드리 공정···“시스템 반도체 1TSMC 잡겠다

이번 신규 라인에는 첨단 파운드리 공정이 적용될 예정으로 5G, HPC, AI(인공지능) 등 다양한 분야의 첨단 시스템 반도체가 생산될 예정이다.

이 같은 대규모 파운드리 투자를 통해 삼성전자는 시스템 반도체(비메모리) 업계 1위인 TSMC를 왕좌에서 끌어내리기 위해 더욱 치열한 경쟁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삼성전자는 지난 2019년 발표한 초대형 투자·고용계획안인 시스템 반도체 비전 2030’을 통해 오는 2030년까지 시스템(비메모리) 반도체 시장 1위 달성을 위해 투자 규모를 171조원으로 확대하겠다는 내용을 밝힌 바 있다.

삼성전자는 글로벌 메모리 반도체 시장에서 압도적인 1위의 자리를 구축하고 있지만, 시스템 분야에서는 여전히 도전자 입장이다. 시스템 반도체는 주로 첨단 설계회사의 의뢰를 받아 파운드리 공장에서 제조된다.

20211분기 기준 전 세계 파운드리 시장에서 1위는 점유율 55%를 차지하고 있는 TSMC이며, 2위는 17%를 차지한 삼성전자로 1위와의 격차가 다소 있는 편이다.

TSMC·인텔도 대규모 투자···파운드리 선두를 위한 치열한 경쟁

파운드리 업계 1위인 TSMC도 선두자리를 지키기 위해 120억달러를 투자해 미국 애리조나주에 신규 파운드리 공장 설립에 들어갔다.

인텔 역시 올해 파운드리 시장 진출을 선언하며 부활을 노리고 있다. 인텔은 미국 정부의 지원에 힘입어 애리조나와 뉴멕시코 등에 200억달러를 투자해 착공에 들어간 상태다.

한편, 미국은 자국 내 반도체 공장 설립을 장려하기 위해 반도체생산촉진법 칩스포아메리카'를 제정했다. 핵심 IT 기업들이 미국에 투자할 수 있도록 520억달러를 지원하는 내용을 골자로, 현재 하원에 계류 중이다.

라인 신설 의미와 기대효과

텍사스 지역에는 다양한 IT 기업들과 유수 대학들이 있어 파운드리 고객과 우수인재 확보에도 많은 이점이 있다.

실제로 전기차 업체 테슬라와 소프트웨어 기업인 오라클 등은 캘리포니아에서 오스틴시로 본사를 이전 중에 있으며, 페이스북을 비롯해 구글, 아마존 등 여러 빅테크 기업들도 최근 텍사스 중부에서 사업을 확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변화에 힘입어 텍사스는 첨단 산업의 부흥지로 급부상 중에 있는 가운데 삼성전자와 고객사 간 협력 관계는 더욱 강화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아울러 삼성전자의 반 애플 연합은 앞으로 더욱 세력을 확장해 간다는 전략이다.

한편, 테일러시에 들어서는 삼성전자의 신규 라인은 평택 3라인과 함께 시스템반도체 비전 2030’ 달성을 위한 핵심 생산기지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전경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전경

이번 라인 건설로 기흥·화성-평택-오스틴·테일러를 잇는 삼성전자의 글로벌 시스템 반도체 생산 체계가 강화되며 고객사 수요에 대한 보다 신속한 대응은 물론 신규 고객사 확보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나아가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 안정화와 함께, 장기적으로 다양한 신규 첨단 시스템 반도체 수요에 대한 대응 능력을 확대해 4차 산업혁명 가속화 등 차세대 IT 산업 발전에 기여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그렉 애벗 텍사스 주지사는 삼성전자의 신규 테일러 반도체 생산시설은 텍사스 중부 주민들과 가족들에게 수많은 기회를 제공하고, 텍사스의 특출한 반도체산업 경쟁력을 이어가는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삼성전자는 AI, 5G, 메타버스 관련 반도체 분야를 선도하는 전 세계의 시스템 반도체 고객에게 첨단 미세 공정 서비스를 보다 원활하게 제공할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재용의 뉴 삼성향한 리더십 강화

삼성전자의 이번 대형 투자 결정을 계기로 재계는 뉴 삼성비전을 향한 변화에 가속도가 붙는 한편, 이재용 부회장의 리더십은 한층 더 강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14일 북미 출장길에 오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최대한 많은 고객사들과 미팅을 갖고 바이오와 5G, AI 등 삼성의 미래 성장사업을 집중적으로 챙겼다.

우선, 16(현지시간)에는 매사추세츠주에서 누바 아페얀 모더나 공동 설립자 겸 이사회 의장과 만나 코로나19 백신 등 바이오 분야 협력방안을 논의했다.

이어 17일에는 뉴저지주에서 버라이즌 한스 베스트베리 최고경영자(CEO)와 만나 차세대 이동통신 분야와 관련한 미팅을 가졌다. 이날 이 부회장은 버라이즌 측과 차세대 이동통신 분야의 협력방안에 대해 의견을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 20일에는 위싱턴주 마이크로소프트 본사에서 사티아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MS) CEO를 만나 반도체, 모바일, 가상·증강현실, 메타버스 등 차세대 기술에 대한 협력과 소프트웨어 생태계 확장을 논의했다.

지난 20일(현지시간) 미국 위싱턴주 마이크로소프트 본사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오른쪽)과 사티아 나델라(Satya Nadella) 마이크로소프트 CEO(왼쪽)가 만나 사업 현안을 논의했다.
지난 20일(현지시간) 미국 위싱턴주 마이크로소프트 본사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오른쪽)과 사티아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 CEO(왼쪽)가 만나 사업 현안을 논의했다.

21, 22일에는 캘리포니아주 실리콘밸리에 위치한 반도체와 세트 연구소인 DS부문 미주총괄(DSA)과 삼성 리서치 아메리카(SRA) 등의 연구원들을 잇따라 만나 인공지능(AI)6G 등 차세대 핵심 기술 개발 현황을 점검하고 연구원들을 격려했다.

DSASRA는 각각 삼성전자 DS부문과 세트(IM, CE)부문의 선행 연구조직으로, 혁신을 선도하고 미래 먹거리를 발굴하는 전진 기지라 할 수 있다.

이 부회장은 DSASRA의 연구원 등과 만난 자리에서 미래 세상과 산업의 지도가 새롭게 그려지면서 우리의 생존 환경이 극적으로 바뀌고 있다며 혁신 노력에 가속도를 내달라고 주문했다.

이어 추격이나 뒤따라오는 기업과의 격차 벌리기만으로는 이 거대한 전환기를 헤쳐나갈 수 없다면서 삼성전자 메모리 반도체 성장 전략을 대표하는 초격차만으로는 장밋빛 미래를 담보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힘들고 고통스럽겠지만 불가능을 가능으로 만들어야 하기에 아무도 가보지 않은 미래를 개척해 새로운 삼성을 만들어 가자고 당부했다.

22일에는 캘리포니아주 마운틴뷰 구글 본사에서 순다르 피차이 구글 CEO 등 경영진들과 만나 시스템반도체, 가상·증강현실, 자율주행, 플랫폼 혁명 등 차세대 스마트 S/W·ICT 혁신 분야의 공조 방안을 심도있게 논의하는 시간을 가졌다.

지난 22일(현지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마운틴뷰 구글 본사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왼쪽)과 순다르 피차이(Sundar Pichai) 구글 CEO(오른쪽)가 만나 사업전략을 논의했다.
지난 22일(현지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마운틴뷰 구글 본사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왼쪽)과 순다르 피차이 구글 CEO(오른쪽)가 만나 사업전략을 논의했다.

이 부회장은 글로벌 CEO 및 연구진들과의 미팅 외에도 수도 워싱턴D.C에서 백악관 핵심 참모와 연방의회 의원들을 잇따라 만나 반도체 산업에 대한 행정부와 입법부 차원의 적극적인 지원도 당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 부회장은 미국 출장 일정을 마치고 25일 속행되는 삼성물산 합병 등 관련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 재판에 참석하기 위해 지난 24일 오후 귀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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