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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소수 확보는 기업이, 생색은 정부가
요소수 확보는 기업이, 생색은 정부가
  • 김윤희 기자
  • 승인 2021.11.12 17: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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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사, 베트남서 요소 3000톤 추가 확보
LX인터, 내달까지 125만리터 들여올 예정
현대글로비스, 호주산 확보에 도움
정부, 소규모 산발적 수입물량 홍보에만 몰두

요소수 품귀사태가 장기화되면서 운송·물류 대란이 발생할 것으로 우려되는 가운데 우리기업들이 추가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 수입선 다변화와 안정적인 물량 확보를 위해서는 국가 간 수출입 문제 해결이 무엇보다 중요한데도 정부는 소규모 산발적인 수입 물량 홍보에만 몰두하고 있는 상황이다. 게다가 요소·요소수 수입·판매업체들에게는 수입량 및 재고량을 매일 보고하라는 명령을 내렸다.

12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최근 A사는 베트남에서 산업용 요소 3,000톤을 추가 확보하는 데 성공했다. 이에 띠리 기존 계약량 5,000톤에 더해 총 8,000톤을 확보하게 됐다. 또, B사는 차량용 요소수를 기존 100만리터에 250,000리터를 더 가져오기로 했다. 이 외에도 지난 10일 오전 중국에서 출항한 N사의 산업용 요소 2,700톤은 오는 13일 여수항에 도착할 예정이다.

지난 11일 오후 전남 광양시 광양황금주유소에서 수출입 컨테이너화물차들이 정부가 군으로부터 확보한 요소수를 공급받기위해 200~300m가량 길게 줄을 늘어선 모습.
지난 11일 오후 전남 광양시 광양황금주유소에서 수출입 컨테이너화물차들이 정부가 군으로부터 확보한 요소수를 공급받기위해 200~300m가량 길게 줄을 늘어선 모습.

세계 각국에 거래처를 둔 대기업 계열 종합 상사들은 요소수 확보를 위해 직접 발로 뛰고 있다.

LX인터내셔널은 지난 1일 본사 차원에서 국외 법인·지사에 "해당국에서 요소수를 확보하라"는 긴급 지시를 내렸다. 주재원이 현지 제조업체를 만나 재고량과 구매가 가능한지를 문의하고 협상에 매달린 것으로 알려졌다.

그 결과 베트남 등 아시아 4개국에서 늦어도 다음 달까지 한국에 들여올 수 있는 요소수 125만4,000리터를 확보했으며, 중국에서는 차량용 요소 1,100톤을 가져오기로 했다. 이는 요소수를 330만리터를 만들 수 있는 분량이다. 이를 신속히 들여오기 위해 물류 자회사 LX판토스와 함께 중국 정부와 긴밀히 협의하고 있다.

삼성물산·포스코인터내셔널 등 다른 종합 상사도 요소수 구하기에 동참했다. 정부가 요소수대응태스크포스(TF)를 발족하기 하루 전인 지난 4일 이 사태를 해소하기 위해 업계 관계자를 부를 때 두 기업 관계자가 모두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 정부는 “민·관이 힘을 합해 위기를 넘자”는 메시지를 전했다.

이에 삼성물산과 포스코인터내셔널도 LX인터내셔널과 마찬가지로 국외 법인·지사를 동원, 거래처를 대상으로 요소수 수입처를 물색하고 있다. 특히 삼성물산의 경우 정부의 TF에 참여하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지난 11일 오후 5시30분 김해공항에 도착한 호주산 요소수 27,000리터 역시 조달 과정에서 민간 기업이 큰 역할을 했다.

앞서 지난 3일 산업통상자원부와 코트라(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가 국내 도입이 가능한 해외 요소·요소수 물량을 발굴하던 중 현대글로비스 호주 법인으로부터 정보를 얻은 것이다.

현대글로비스 호주 법인은 2019년부터 호주 최대의 요소수 생산 기업과 거래를 이어왔는데, “요소수 조달을 위해 현지 계약과 유통을 밀착 지원하겠다”고 나섰다. 이에 국방부는 군 수송기를, 관세청은 신속한 통관을, 환경부는 효율적인 사전 검사를 지원해 요소수를 빠르게 들여올 수 있도록 힘을 모았다.

이처럼 민·관이 전력을 다하고 있지만, 현재 산업계 곳곳에서 벌어지는 품귀 사태를 근본적으로 해소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재계 관계자는 “호주에서 30,000리터 가량을 들여왔다는데 이는 하루 소요량(600,000리터)의 20분의 1”이라며, “언 발에 오줌 누기처럼 찔끔찔끔 들여와서는 큰 도움이 안 된다”고 말했다.

이억원 기획재정부 차관이 지난 11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요소수 범부처 합동 대응 일일상황점검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 기획재정부
이억원 기획재정부 차관이 지난 11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요소수 범부처 합동 대응 일일상황점검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 기획재정부

요소수 확보에 비상이 걸린 정부는 긴급 조치를 발동한 상태다. 산업부·환경부는 ‘긴급 수급 조정 조치’를 11일부터 올해 말까지 한시적으로 시행하겠다며 “앞으로 요소 수입·판매업체는 당일 수입량·사용량·판매량·재고량과 향후 2개월간 예상 수입량을 매일(다음 날 정오) 정부에 신고하라”고 지시했다.

이 조치를 시행함과 동시에 요소·요소수 수출은 원칙적으로 금지했다. 요소·요소수가 긴급하게 필요한 경우 수입·생산·판매업체에 "요소수를 어디에서, 얼마나 공급하라"는 조정 명령도 할 수 있다. 첫 명령으로 환경부는 요소수는 주유소에서만, 승용차 1대당 10리터·화물차 30리터씩만 팔 수 있도록 했다.

이 조치를 위반할 경우 관련법에 따라 엄중히 처벌하겠다는 방침이다. 물가안정법 제25조에 따르면 사업장 현황을 신고하지 않는 등 위반할 경우 3년 이하의 징역이나 1억원 이하의 벌금을 부과 받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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