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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에만 의존했던 요소수, 예견된 사태···軍 비축분까지 끌어와
中에만 의존했던 요소수, 예견된 사태···軍 비축분까지 끌어와
  • 박민선 기자
  • 승인 2021.11.10 11: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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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민간서 발견한 요소·해외 수입분 확보
군 비축 예비분까지 긴급 수요처에 쓰기로
현재 확보·도입 예정인 분량, 13일분
中 수출제한 해결 없이 단발성 대책 뿐

사상 초유의 요소수 대란 사태를 수습하기 위해 정부가 부랴부랴 요소 및 요소수 재고 확보를 위해 나섰다.

그동안 우리나라는 차량용 요소수의 원료인 요소를 대부분 중국에서 수입했는데, 중국 정부가 지난달 15일 요소수 수출을 제한하면서 품귀 사태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현재 정부는 호주와 베트남 등 해외에서 요소수를 긴급 공수하는 한편, 민간에서 발견된 요소를 가져오고 군 비축분까지 푸는 등 끌어올 수 있는 최대한의 노력은 하고 있다. 하지만 이번 사태의 근본 원인인 중국의 수출 제한이 풀릴 때까지는 단발성 대책이라는 지적이다.

10일 정부에 따르면, 범부처의 요소수 불법 유통 단속 합동 점검 과정에서 민간 수입업체가 보관한 요소 3,000톤이 발견됐다. 이 중 차량용 요소는 2,000톤으로, 이를 요소수로 전환하면 약 600만리터 분량이다.

정부는 이 중 700톤을 국내 요소수 생산업체에 즉각 이송해 이번 주 중 생산을 마친다는 계획이다. 나머지 분량도 요소수 생산 공정에 투입해 생산이 끝나는 대로 시장에 공급할 방침이다.

요소수 품귀 현상이 계속되는 9일 오후 서울 양천구 서부화물터미널에 화물차들이 주차되어 있다.
요소수 품귀 현상이 계속되는 9일 오후 서울 양천구 서부화물터미널에 화물차들이 주차되어 있다.

이에 앞서 정부는 호주에서 요소수 27,000리터, 베트남에서 요소 200톤 도입을 확정했다. 200톤 요소를 활용하면 약 600,000라토의 요소수를 만들 수 있다.

이 외에도 군이 비축한 요소수 예비분 210톤(210,000리터)를 긴급 수요처에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이와 함께 국회 한·중남미의회외교포럼 대표단이 전날 멕시코 요소수 생산업체 녹스가드로부터 1,200톤(120만리터)의 요소수를 공급받기로 약속받았다.

환경부에 따르,면 우리나라에서 하루에 사용되는 차량용 요소수는 600톤, 월간 20,000톤으로 추정된다. 10톤당 10,000리터로 환산하면 하루에 600,000리터가 필요한 셈이다.

현재까지 정부가 확보한 요소를 요소수로 전환하고, 도입하기로 한 요소수 분량을 더하면 약 803만7,000리터로 추산된다. 이는 약 13일 가량 사용할 수 있는 분량이다.

하지만 업계에서 추정하는 국내 경유 차량의 하루 평균 사용 요소수는 600,000리터를 훨씬 넘기 때문에 열흘도 안 돼 동날 것이란 분석도 나오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요소수 수급난으로 인한 산업 현장의 혼란은 커져가고 있다. 특히 화물차·건설 중장비 업계는 요소수 품귀가 이어지면 당장 물류산업·건설현장이 멈출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전국건설노동조합은 전날 기자회견을 열고 “요소수가 없어 일을 하지 못해도 그 손실은 온전히 건설기계 노동자가 떠안아야 한다”며 정부의 즉각적인 구제 방안을 촉구했다.

전국건설노동조합 노조원들이 9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건설기계 요소수 문제 정부 대책 촉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전국건설노동조합 노조원들이 9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건설기계 요소수 문제 정부 대책 촉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현재 정유업계 등에 따르면 국내에서 요소수 생산에 필요한 요소 물량은 이달 말 분까지만 확보됐다. 국내 요소수 시장의 과반을 점하는 롯데정밀화학이 이달 말까지 요소수 생산이 가능한 재고량을 보유하고 있고, 다른 업체들도 비슷한 상황이다.

정부가 당장 물량 확보에 나서고는 있지만, 근본 원인인 중국 수출 제한이 해결되지 않으면 안심할 수 없다. 현재까지 호주, 베트남 등에서 일부 분량을 확보했다고 해도 단발성이라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정인교 인하대 국제통상학과 교수는 “일단 (단발성 공급을 해서라도) 급한 불은 꺼야겠지만, 근본 해결책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전날 국회에서도 정부가 선제적인 대응에 실패해 사태가 심화했다는 질타가 쏟아졌다.

조경태 국민의힘 의원은 “중국이 지난해 11월에 호주로부터 석탄 수입이 제로가 됐다. 지난해부터 요소수에 대한 대응 방안이 있어야 됐다는 것”이라며 “중국에 의존하고 있다가 제대로 대응을 못 해 이런 상황이 벌어졌다”고 지적했다.

일단 정부는 중국에 수출 전 검사를 신청해 기존 계약분을 신속하게 도입하겠다는 방침이다.

외교부에 따르면 중국 업체와 이미 계약을 맺었지만 수출 제한 조치 때문에 국내로 들여오지 못한 요소 중 신속 수입을 목표로 하는 물량은 18,000여톤이다. 이 중 7,000여톤에 대해서는 이미 수출 전 검사를 신청한 상황이다.

아울러 중국 외 다양한 나라로부터 10,000톤 이상의 요소수를 들여올 수 있게 협의 중이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전날 국회에서 “현재 10여개 국가와 협의하고 있다”면서 “호주와 베트남 등 국가의 물량이 이달 중 들어오게 되면 요소수 문제가 단기적으로 해소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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