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헝다 리스크, 중국발 리먼사태? 과도한 공포는 금물
헝다 리스크, 중국발 리먼사태? 과도한 공포는 금물
  • 주선영 기자
  • 승인 2021.09.23 12: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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헝다그룹 파산 가능성 높지만 연쇄 부도위험 낮아
시진핑 주석의 정책, 헝다그룹 리스크 초래
글로벌 금융위험 가능성 낮아도 위험해소엔 시간 필요

추석연휴 기간 국내증시는 휴장했지만 투자자들은 내내 불안에 떨어야했다. 중국 2위 부동산 개발업체인 헝다그룹의 파산우려로 글로벌증시가 일제히 급락했기 때문이다.

특히 헝다그룹의 디폴트 이슈가 크게 부각됐던 지난 20일 글로벌 주요증시 중 항셍지수는 -3.3%, S&P500-1.7%, NASDAQ 역시 -2.2% 하락세를 나타냈다.

반면, 위험지수를 나타내는 리스크 지표는 크게 상승했는데 Macro Index0.52pt, VIX 지수의 경우 무려 25.7% 급등했다. 또한, 안전자산 선호심리가 커지면서 달러인덱스는 93.3pt까지 상승했다.

추석연휴기간 주요국 주가 수익률

주: 9월 17일~9월 22일간 수익률과 변동폭. 브라질, 인도네시아는 9월 17일~9월 21일간 수익률과 변동폭. 자료: Bloomberg, NH투자증권 리서치본부
주: 9월 17일~9월 22일간 수익률과 변동폭. 브라질, 인도네시아는 9월 17일~9월 21일간 수익률과 변동폭. 자료: Bloomberg, NH투자증권 리서치본부

커져가는 헝다그룹 파산 우려

헝다리스크는 이미 지난 7월부터 감지됐다. 오늘(923) 헝다그룹의 8,353만달러 이자 상환이 도래하는데 홍콩에서 HSBCSC은행이 헝다그룹 채권자와 부동산 소유자들에게 대출연장을 불허하기로 결정했기 때문이다.

이에 헝다그룹 채권가격은 70% 이상 하락했으며, 다른 부동산 업체들의 채권가격에도 악영향을 미쳤다.

또한, 홍콩항생지수에 상장된 헝다그룹 주가는 지난 2016~17년 수준까지 하락했으며, 계열사들 주가 역시 급락세를 피하지 못했다.

홍콩항셍지수에 상장된 헝다그룹 주가 급락

자료: Refinitiv, 유진투자증권
자료: Refinitiv, 유진투자증권

다행히 헝다그룹이 전일(22) 채권자 협상 및 자산매각 등을 통해 중국 역내 이자(232억위안, 3,590만달러)를 상환할 것임을 발표한데다 중국인민은행도 단기 유동성을 공급하며 급한 불은 끈 상태다. 이에 급락세를 보였던 글로벌증시도 일단 진정국면을 보이고는 있다.

하지만 헝다리스크를 가볍게 넘길 수 없는 이유는 현재 중국기업들의 레버리지(부채 비율) 민낯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케이스이기 때문이다.

올해 1분기 기준으로 중국 GDP 대비 기업부채 비율은 159%에 달한다. 이는 버블붕괴를 겪었던 90년대 일본의 147.6%IMF사태 당시 한국과 태국의 113%를 웃도는 수치다.

특히 중국 1위 차이나 반케(Vanke)의 부채비율은 137%이며, 중국 A주에 상장된 부동산 개발업체들의 평균 부채비율은 387%를 나타내고 있다.

그 중에서도 헝다그룹의 부채비율은 올해 6월 기준으로 무려 459%, 결코 안전하다고 볼 수 없다. 부채규모로만 보면 1.96조위안(3,000억달러)으로 이는 중국 GDP2%의 비중을 차지하는 금액이다.

중국내 280개 도시에서 1,300여개 부동산 프로젝트를 보유 중인 헝다그룹의 건설프로젝트는 현재 대부분 중단된 상태다.

매입채무 및 차입금 상환을 위해 공급자어음 발행을 확대한 것이 프로젝트 중단으로 연결됐는데 어음을 상환 받지 못한 공급업체와 계약업체들이 헝다그룹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면서 프로젝트 자산이 동결된 것이다.

매출이 거의 없으니 선분양금 등 매입채무를 상환하기도 불가능해 외부지원 없이는 사실상 파산은 불가피하다고 보면 된다.

헝다그룹 파산 배후에 중국 금융당국?

이번 헝다그룹의 파산위기에는 다양한 원인이 있지만 중국금융당국의 조치도 큰 역할을 했다.

지난 6월 당국은 헝다그룹과 산하 솅징은행 간 자금이 불법적으로 유출됐다는 사실을 근거로 은행들에게 관련 대출을 점검하라고 지시했으며, 예금을 동결시킨 바 있다 이후 중국 국영 상업은행들은 일제히 헝다그룹에 대출을 전면 불허하면서 본격적인 유동성 위기를 키웠다.

게다가 중국 당국은 헝다그룹이 파산하더라도 금융시스템의 안정성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으로 판단, 향후 헝다그룹을 지원할 가능성은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로 헝다그룹의 전체 부채규모 대비 단기 도래 이자 규모가 크지 않은데다 주채권자가 국책 은행이며 파생상품 연결이 없고, 중국 내 투자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더욱이 시진핑 주석이 디레버리징(Deleveraging) 및 공동부유, 민간기업의 국유화 정책을 시행하고 있어 헝다그룹의 파산을 강력한 시범사례로 활용할 가능성도 있다.

중국 디레버리징 정책 유지될 전망

자료: CEIC,유진투자증권
자료: CEIC,유진투자증권

우려되는 것은 헝다그룹의 파산이 중국 내 다른 기업들까지 줄도산으로 이어지면서 파생될 글로벌 금융위기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번 헝다그룹 리스크는 지난 2009년 글로벌 경제위기를 불러왔던 리먼사태를 떠올리게 하는데 공교롭게도 당시 리먼은 추석연휴기간에 파산했었다.

과도한 공포는 지나쳐

다만, 금융투자업계는 헝다그룹의 리스크에 대해 경계감은 갖돼 지나친 우려와 공포는 과도하다는 지적이다.

우리가 우려하는 금융위기 도미노 가능성은 그리 크지 않을 것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인데 여기에는 몇가지 이유가 있다.

우선, 헝다그룹의 리스크는 외부충격이 아닌, 중국당국의 선제적인 디레버리지 정책 결과이기 때문이다. 지난 1997IMF사태 및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와는 달리 이번 헝다 리스크는 지난해 8월 제정된 부동산 개발업체들의 레버리지 규제 영향(자산 대비 부채 비율 70% )에 따른 것이다.

둘째, 중국 단기금융시장에 심각한 이상조짐은 보이지 않고 있다는 것도 긍정적이다. 중국 단기금리를 뜻하는 7Repo 금리나 Shibor 금리는 급등하지 않는 모습이다. 만약 신용경색 조짐이 나타났다면 단기 자금시장에서 뚜렷한 이상조짐이 발견됐을 것이다.

셋째, 현재 중국 주요지역들의 부동산 가격은 상승세를 보이며 하락조짐은 없다는 것이다. 리먼사태 당시엔 미국 부동산 경기가 하강 사이클로 진입하면서 금융기관들의 손실은 큰폭으로 불어나면서 발생했었다. 하지만 중국 부동산 가격은 현재 수요억제 정책으로 큰 폭의 상승세는 보이진 않지만 결코 하락하지는 않고 있다. 주택재고 역시 지난 2015~16년 직전 하강 사이클때보다도 적은 상태다.

마지막으로, 헝다그룹이 파산한다고 해도 중국 전체 금융시스템에 미칠 여파는 제한적이라는 판단이다. 지방은행이나 기업이 파산할 경우 인수와 구조조정을 담당하는 중국 6대 국유은행의 자본 완충력은 충분하기 때문에 헝다의 부채규모나 대손충당금 비율은 감내할 수준이라는 것이다.

중국 은행시스템 자본적정성 추이: 완충력은 충분

주: BIS자기자본비율 기준. 자료: CEIC, NH투자증권 리서치본부
주: BIS자기자본비율 기준. 자료: CEIC, NH투자증권 리서치본부

김준용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헝다그룹의 20216월말 재무상태표 상 부채는 1.96조위안(3,000억달러). WMP 상품을 포함한 부외부채도 상당한 수준이라면서도 같은 기간 중국 6대 국유은행은 BIS자기자본비율 16.3%와 최소 기준 11.5%를 감안할때 산술적으로 약 68,000억위안의 자본 완충력을 보유중인 것으로 추산된다고 설명했다.

게다가 중국의 부동산 산업과 한국 기업 펀더멘털 및 금융시스템과의 직접적인 연관성은 크지 않어 우리경제메 미칠 부정적인 영향은 극히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장기적으로는 중국이라는 국가의 부동산과 연결된 잠재적 부채 리스크가 존재함에 따라 글로벌 경기 둔화를 야기시킬 가능성은 염두해둬야한다.

금융위험 가능성 낮아도 위험해소엔 시간 필요

중국 GDP에서 부동산 산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30%에 육박하고 있다. 따라서 중국 당국이 마냥 손을 놓고 있지는 않을 것이다.

그럼에도 당장에 위험자산에 대한 기회 요인으로 판단하기는 위험하다.

중국 정부의 개입 시점과 그 규모를 가늠하기 쉽지 않은데다 시진핑 주석이 추진하고 있는 공동부유 및 디레버리징 정책으로 위험자산에 대한 리스크가 높아졌기 때문이다.

위험자산에 대한 투자기회는 이 같은 요인이 완화된 이후 4분기 중후반 가능할 것이라는게 증권가의 판단이다.

또한, 헝다그룹 리스크가 해소되더라도 중국 내 중국 부동산 개발업체들은 향후 2년간 18조위안 이상의 부채를 줄여야 하는데 이는 중국 부동산 개발업체들의 토지 매입이 감소할 것을 뜻한다.

이에 대해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의 부동산 경기 회복은 그리 쉽지 않을 것으로 판단된다, “올해 중국 4분기와 내년 1분기 추가적인 경기 하향 요인이 높아지면서 중국 영향을 많이 받는 한국 자산(원화 포함)과 아시아 주식시장에 좋은 소식은 아니다라는 의견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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