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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증시에 회의적인 외국인·자금줄 막힌 개미들, 대응전략은?
국내증시에 회의적인 외국인·자금줄 막힌 개미들, 대응전략은?
  • 주선영 기자
  • 승인 2021.08.23 12: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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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Q 실적 어닝서프라이즈 불구 인색한 외국인에 국내증시 비틀
가계대출 규제 및 금리인상 예고에 개인투자자들 투심도 얼어붙어
수급 비수기에도 외국인들의 순매수 업종은 있어

최근 글로벌 주식시장이 조정 국면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국내증시는 두드러질 정도로 조정양상이 악화일로를 걸으며 코스피가 4개월여 만에 3,100선 밑으로 떨어졌다.

지난달 63,305를 찍은 이후 오름과 내림세를 반복하던 코스피는 지난주까지 마이너스 7.4%까지 하락했다. 코스닥의 경우 지난 한 주에만 무려 마이너스 7.0% 급락세를 보이며 이달 9일 연중 고점이었던 1,060 이후 마이너스 8.7%나 하락했다.

이 같은 국내증시의 폭락은 다양한 원인이 꼽히는데 우선 외국인들의 잇단 대규모 투매가 주요원인으로 분석된다.

하반기 반도체업황 부진에 대한 우려와 함께 델타변이 바이러스의 확산 및 미 연준의 테이퍼링 예고, 중국정부의 강력한 산업규제가 국내증시에서 외국인들의 자금 이탈을 불러온 것이다.

국내 개인투자자들의 매수세도 이전만 못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주 정부가 가계대출 규제를 강화함에 따라 신용융자 잔고 비율이 높은 개인투자자들은 추가자금을 구하기 힘들기 때문에 보유 주식을 매도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또한 연내 기준 금리인상 가능성도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어 사실상 매수를 위한 동력을 잃어버린 상태다.

다만, 현재 국내증시 조정은 곧 국내경제의 악화를 뜻하는 것은 아니다.

올해 국내 대기업의 2분기 이익은 예상치를 뛰어넘어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음에도 지수는 반등하지 못하고 있다.

국내증시에 인색한 외국인

그동안 외국인들에게 ATM머신 정도로 인식되고 있는 한국증시는 작은 외부충격에도 다른 국가들보다 자금 이탈 압력이 더 거센 모습을 보여 왔다.

특히, 외국인들은 한국과 대만 주식시장에서 비슷한 패턴을 보여 왔으나 올해의 경우 한국 주식시장에서 더 많은 매도세를 이어오고 있다.

이달 들어 외국인들은 대만에서 완만한 매도세를 보인 반면, 한국에서의 순매도 규모는 크게 확대됐다. 이에 따라 외국인들의 연초 이후 현재까지 외국인들의 매도 규모는 대만에선 약 180억달러였으나 한국에선 250억달러로 늘어났다.

8월 한국 VS 대만 외국인 순매도 추세

단위: 십억달러

자료: Refinitiv, 유진투자증권
자료: Refinitiv, 유진투자증권

2분기 국내 기업들이 어닝서프라이즈를 기록했으나 현재의 국내 상황이 글로벌 주요국과들과 비교해서 좋다고 판단할 수 없는 것도 외국인들의 자금이탈을 불러온 것으로 판단된다.

최근 델타 변이바이러스가 급속히 확산되는 가운데 국내 백신접종 속도가 빠르지 않은데다 올해 EPS(주당순이익) 증감률도 기저효과가 높은 다른 나라와 비교했을 때 높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게다가 한국의 내년 EPS증감률은 올해 더 낮아질 것으로 예상되는데 올해 1분기를 고점으로 분기 이익증감률의 하락 전환이 확인됐기 때문이다.

실제로 국내증시 12M FWD PERMSCI Index 기준 11.0배 수준으로 하락했다. 주간단위로 업데이트 되는 자료의 특성상 1주일 간격의 딜레이가 존재할 수 있어 실제 PER은 이보다 낮을 것으로 예상된다.

연중 최고치는 1월 셋째주 15.1배로, 당시와 비교하면 코스피 지수는 비슷하지만, PER은 크게 하락한 것이다.

12M FWD EPS 증감률의 한국증시와 글로벌 주요국 증시 비교

단위: %

주: MSCI Index 기준 자료: IBES, Datastream, 유안타증권 리서치센터
주: MSCI Index 기준 자료: IBES, Datastream, 유안타증권 리서치센터

특히, 국내증시에서 아이러니한 것은 지난해 시작된 중국정부의 자국 내 대형기업의 규제가 외국인들의 한국주식 매도세로 이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올해 알리바바와 한국 기업들에 대한 외국인들의 매도양상은 거의 유사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중국정부의 산업 규제가 한국 기업들에게 기회가 아닌 오히려 자금 유출의 빌미를 만들어 내고 있는 것이다.

한편, 5월 초 1,100원이었던 원·달러 환율은 현재 1,180원대로 상승했다.

탈레반의 아프가니스탄 수도 점령으로 인한 중동 정세 불안이 달러강세의 요인으로 꼽히는데 이 같은 달러강세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이며, 그만큼 외국인들의 국내증시 컴백도 늦어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다만, ·달러 환율이 1,200원대로 넘어서지는 않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달러와 관련성이 높은 무역흑자 규모가 증가하고 있는데다 유가도 최근 상승세가 멈췄기 때문이다. 유가는 원·달러에 6개월 선행하는 특성을 감안하면 원·달러 환율이 1,200원대를 돌파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정부의 가계대출 규제 및 금리인상 예고, 국내증시에 부정적

동학개미의 위세도 수그러들게 되면서 국내증시를 어둡게 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

정부의 가계대출 규제와 연내 한국은 금리인상 가능성으로 개인투자자들의 매수 여력이 크게 떨어졌기 때문이다.

현재 한국거래소와 코스닥 시장의 시총 대비 신용융자 잔고 비중은 지난 4~5년래 역사적 고점 상태다.

8월 들어 거래소와 코스닥 시장에서의 신용융자 잔고는 늘어난 반면, 시총은 감소했다.

신용융자 비율 상승 자체가 위험 신호는 아니지만 주가가 위태로운 국면에서 높은 신용잔고 비율은 주가 하락 폭을 확대시키는 변동성 확대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게다가 정부가 가계대출(신용대출 포함) 규제를 강화했다. 가계대출 규제는 직접적으로는 부동산 구매에 부정적이고, 간접적으로는 주식매수 심리에 부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한다. 가계대출 규제는 개인 순매수와 관련이 높기 때문이다.

가계대출 증감과 개인 순매수 관련도

자료: Refinitiv, 유진투자증권
자료: Refinitiv, 유진투자증권

여기에 한국은행이 연내 금리인상을 예고했다. 금리인상은 개인대출 여력을 제한시킬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개인투자자들의 투심을 얼어붙게 하기에 충분했다.

수급 공백기에도 외국인 순매수 업종은 있기 마련

수급이 얼어붙은 시기에 개인투자자들이 섣불리 움직이기란 쉽지 않다.

일명 주포의 힘이 약해지면 주도주 추세가 흔들리면서 주식시장 추세의 연속성이 크게 떨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개인투자자들은 외국인들의 매도우위 국면 속에서 연속적인 매수세를 보이는 업종을 주목하는 것이 안정적이다.

올 들어 국내 주식시장에서 28조원 이상을 순매도한 외국인들이지만 2차전지 관련 화학 업종과 카카오뱅크를 비롯한 은행, 통신, 서비스업종에는 지속적인 매수세를 이어가고 있다.

실제로 지난달 델타변이 바이러스가 확산된 이후 외국인들은 전기전자와 운수장비 업종에 대한 매도우위를 보이는 가운데에서도 은행과 통신, 제약, 철강업종에 대한 매수세를 이어갔다.

7~현재 외국인, 은행·통신·제약·철강 업종 순매수

단위: 조원

자료: Quantiwise, 유진투자증권
자료: Quantiwise, 유진투자증권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주 외국인들의 순매수는 LG화학, 두산중공업, HMM, 포스코 등에 집중됐다, “이들 업체 및 업종들이 방어적인 업종들은 아니지만 증시 수급측면에서 상대적으로 매도 압박은 크지 않다고 분석했다.

국내증시가 당장 반전 계기를 찾기 힘든 상황에서 9월까지 위험관리에 집중할 필요가 있는 이때 보수적이면서도 안정적인 전략을 세워야할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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