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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준긴축·피크아웃·델타변이·반도체불안에 韓증시는 넉다운
연준긴축·피크아웃·델타변이·반도체불안에 韓증시는 넉다운
  • 주선영 기자
  • 승인 2021.08.18 12: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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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수하락 이끄는 4가지 요인 국내증시에 한꺼번에 나타나
쉬지 않는 외국인들의 매도행렬
향후 대응 전략은?

연일 이어지는 외국인의 매도행렬에 국내증시의 하락세가 심상치 않다.

8월 들어 순매수세를 보였던 외국인 수급은 이후 매도세로 돌아서면서 유가증권시장(코스피)과 코스닥지수 모두를 끌어내리고 있다.

증시하락을 이끄는 외국인 매도세의 주요원인으로는 연준의 긴축과 피크아웃 우려, 델타변이 바이러스 확산, 4분기 D램 가격 하락 전망이 꼽히고 있다. 4가지 모두가 한꺼번에 국내증시를 강타하자 불안감에 외국인들이 떠나는 모습이다.

1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82~6일까지 외국인은 15,539억원 규모를 순매수세를 보이며 코스피 지수를 끌어올렸다. 그러나 이후 순매도세로 전환, 이달 17일까지 외국인은 코스피에서 59,043억원 규모의 주식을 팔아치웠다.

특히, 4분기 D램 가격이 하락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반도체업황 우려가 커지자 코스피 전체 시가총액의 20% 이상을 차지하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대한 외국인의 투자심리가 급격히 얼어붙은 것이다.

현재까지 코스피 시장에서 외국인의 매도는 계속되고 있다. 이날(18) 오전 910분 기준 코스피는 전거래일 대비 4.61포인트(0.15%) 오른 3147.70을 기록하고 있다. 개인과 기관이 각각 646억원, 790억원 순매수한 반면, 외국인은 1,451억원 순매도하며 연일 매도행진을 멈추지 않는 모습이다.

한편, 코스피에서의 외국인 지분율은 지난 2010년 이후 31%선이 중요한 분기점으로 작용하고 있다.

코스피 내 외국인 지분율의 중요 분기점

외국인 지분율의 중요 분기점은 31%로, 8월13일 기준 31.56%에 달한다. 자료: Quantwise, KB증권
외국인 지분율의 중요 분기점은 31%로, 8월13일 기준 31.56%에 달한다. 자료: Quantwise, KB증권

2009년부터 증시가 반등하는 동안 외국인은 순매수세를 보였으나 20105월부터 10월까지 외국인 지분율은 31%선까지 낮아졌으며, 이후부터는 다시 지분율을 높여가기 시작했다.

, 2015년 하반기부터 2016년 초까지 외국인 지분율은 31%선에서 바닥을 친 후, 다시 2019년까지 상승세를 나타내 최근 10년간 외국인 지분율은 31%선이 중요한 지지선 역할을 했다. 2021813일 기준으로 코스피에서 외국인 지분율은 31.56%를 보이고 있다.

이에 대해 하인환 KB증권 연구원은 “31%선까지 낮아질 가능성을 염두에 둔다면, 추가적으로 약 5조원의 매도가 나올 수 있음을 대비해야 한다면서, “잊지 말아야한 것은 그때가 외국인 지분율의 바닥일 가능성이라는 점이라고 제언했다.

다만, 지금 당장의 문제는 국내지수 하락을 이끄는 주요원인들의 단기간에 해결기미가 안보이면서 향후 추가적인 매도세는 계속 이어질 것이라는 점이다.

연준의 긴축

국내증시를 얼어붙게 만드는 요인 중 하나인 연준의 긴축은 현재로선 주요 원인으로 꼽기는 어렵다. 이미 국내증시가 선반영했기 때문이다.

연준의 긴축과 관련된 기간 조정이 7개월째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인플레이션 및 긴축 우려에 따른 시장금리 급등이 국내증시 조정의 첫 시작이기도 했다.

다만, 연준의 긴축은 경제상황이 안좋은 신흥국에 예상을 뛰어넘는 충격을 줄 수 있다는 점이 문제다.

가장 최근 사례는 2015년 원자재 급락으로 인해 신흥국 경제가 큰 타격을 입었을 때였다.

당시 옐런 연준 의장은 연준은 미국의 중앙은행!”이라고 강조하며 긴축 정책 의지를 피력했다. 그 직후 신흥국인 브라질은 경제위기라는 수렁에 빠졌고 중국에서는 자본이 유출되는 등 부작용이 나타나 결국 옐런은 긴축시점을 연기할 수 밖에 없었다.

피크아웃 우려

현재의 국내증시 하락을 이끄는 원인 중 두 번째인 피크아웃 우려는 2분기부터 경기사이클 둔화양상이 서서히 나타나면서 시작됐다.

다만, 당시 시장에선 지수를 흔들정도로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았으나 지금은 피크아웃 후 경기둔화가 연준의 긴축과 만났을 때 발생하는 위기를 심각하게 인지하기 시작한 것이다.

8월 소비자심리지수 쇼크

자료: REFINITIV, Robert Shiller, KB증권
자료: REFINITIV, Robert Shiller, KB증권

일반적으로 경기가 상승할 때 긴축은 증시에 큰 충격을 주지 않는다.

하지만 경기가 하락국면일 때 긴축은 달러강세와 함께 외국인의 매도세를 불러오기 때문에 신흥국 증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가장 최근 사례로 지난 2018년 당시 경기는 2월에 꺾였지만 파월은 경기가 과열될 우려가 있다며 그해 4차례나 금리인상을 단행하며 강력한 긴축정책을 사용하면서 국내증시는 커다란 조정을 맞을 수 밖에 없었다.

1990년 이후 경기 둔화+긴축이 나온 사례와 당시 코스피 지수

자료: REFINITIV, Quantiwise, KB증권
자료: REFINITIV, Quantiwise, KB증권

델타변이 바이러스 확산

7월 이후 델타변이 바이러스가 급격히 확산되는 가운데 백신접종률이 높은 선진국은 이로 인해 경제에 큰 타격은 받지 않고 있는 모습이다. 연준 조차 긴축 결정에 큰 장애요인으로 인식하지 않고 있다. 백신접종 후 코로나19에 감염되더라도 치명률은 낮기 때문이다.

하지만 백신접종률이 낮은 신흥국에서는 문제가 다르다.

더욱 강화된 사회적 거리두기가 실물경제의 숨통을 더욱 조여 오는데다 백신접종률이 높은 국가와 그렇지 않은 국가들 간의 경기 차이는 더욱 벌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의 경우 4단계로 격상된 사회적거리두기를 적용했으나 자영업자들의 어려움이 장기화되는 것을 우려해 식당 외 집합시설 이용에는 이전보다 덜 엄격한 규제를 적용한 상태다. 그러나 현재 국내 코로나19 일간 확진자 수는 2,000명선을 돌파한 상황이다.

백신 접종률이 높은 선진국과 달리 신흥국은 락다운 강화로 경제 부담 확대

자료: Our World in Data, KB증권
자료: Our World in Data, KB증권

4분기 D램 하락 전망에 따른 반도체 업황 부진 우려

국내증시에서 외국인들을 떠나게 만드는 가장 큰 요인으로 지목되는 것은 바로 4분기 DRAM 가격 하락 전망이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PCDRAM 고정거래가격은 4분기 최대 5% 하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반도체 슈퍼사이클을 지나 반도체 다운사이클로 진입했다는 우려감이 커지면서 외국인 매도를 강하게 유발한 것이다.

실제로 외국인의 매도세는 주로 반도체 업종에 집중되고 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17일 주가급락의 주된 요인은 외국인의 매도세로, 대부분 반도체에 집중돼 있었다, “삼성전자(24,000억원)SK하이닉스(2,000억원)를 중심으로 코스피에서 27,000억원 규모를 순매도했다고 말했다.

이어 외국인이 반도체 업종을 중점적으로 매도한 배경에는 반도체 업황이 다운사이클로 진입했다는 불안에서 기인한 것이라며, “PCDRAM 가격 하락 전망 등을 근거로 반도체 업황이 둔화될 것이라는 경고가 지난주에 나온 것이 증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향후 반도체 경기가 둔화되더라도 지난 2018~2019년과 같이 한국의 반도체 수출이 급락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정여경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 글로벌 반도체 출하금액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지금은 미래수요를 정확히 예상한 상황으로, 생산만 증가했었던 지난 2000년과 2018년과는 다르다고 강조했다.

현재 글로벌 반도체 출하 금액은 지속적인 증가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지역별로 유럽에서 눈에 띄는 급증세를 보이고 있으며, 미국은 서버 수요 회복으로 반등에 성공했다.

반도체 단가, 출하 모두 반등

자료: 한국은행, NH투자증권리서치본부
자료: 한국은행, NH투자증권리서치본부

한국 반도체 단가 역시 지난해 발생한 코로나19 충격에서 벗어난 후 6개월간 횡보했지만 올해 들어 반등에 성공한 모습이다.

다만, 반도체 출하와 한국의 수출 기여도도 상승하고 있으나 아직 2018년 고점 수준에는 다다르지는 못하고 있다.

한국의 반도체 수출 기여도

자료: 한국산업통상자원부, CEIC, NH투자증권리서
자료: 한국산업통상자원부, CEIC, NH투자증권리서

게다가 중국 내 디지털 전환으로 반도체 수요가 증가하는 것도 한국의 반도체 수출 급락을 막는 요인이 되고 있다.

한국의 대중(對中) 반도체 수출액은 반도체 슈퍼사이클이었던 2018년 이래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으며, 중국 전체 수입에서 반도체가 차지하는 비중은 지속적인 상승 추세를 보이고 있다.

더욱이 중국 반도체 수입에서 한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2020년 말 이후 확대되는 반면, 대만의 비중은 축소되고 있다.

게다가 2015년 중국은 반도체 굴기를 공식화하며 대규모 투자를 진행했으나, 아직은 중국 내에서 반도체 자급자족이 어렵기 때문에 향후 對中 반도체 수출은 점진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와 함께 미국의 반도체 수요가 증가하는 것도 한국 반도체 수출에 큰 힘을 보태고 있다.

코로나19 이후, 미국 정부의 투자 확대에 따라 지적재산권 투자와 자본재 수주 금액은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다. 사실상 반도체는 지적재산권 투자와 자본재 수주 모두에 사용되는 품목이라 할 수 있다.

종합적으로 판단했을 때 현재 진행 중인 글로벌 반도체 다운사이클은 과거보다 그 진폭이 작은데다 중국과 미국이라는 거대한 시장이 수요를 책임지고 있기 때문에 한국 반도체 수출이 이전처럼 급감할 가능성은 낮을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한국증시에 부담을 주는 내·외부 요인들이 단기간에 해소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수급이 증시하락을 이끄는 힘은 이어지겠지만 악재는 이미 시장에 충분히 반영됐다는 판단이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한국증시 하락을 이끈 요인들이 향후 코스피 3,000pt을 밑도는 수준까지 추락시킬 가능성은 낮다, “현재 주가수준에서 조정이 나타날 때마다 분할매수로 대응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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