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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이점을 찾으면 주식 투자가 즐겁다
특이점을 찾으면 주식 투자가 즐겁다
  • 김명환 기자
  • 승인 2021.08.02 08: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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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환 리빌드 에셋 대표
김명환 리빌드 에셋 대표

“투자자에게는 단 두 가지 교육과정만 필요하다. 즉 어떻게 회사를 평가하고 어떻게 시장 가격을 보는가이다.”
- 워런 버핏

수학 이론 중에 시그모이드 곡선 Sigmoid Curve 이라는 게 있다. ‘생명주기 곡선’을 가리키는 용어이다. 기업이든 국가든 상품이든 시작과 끝이 있는 모든 것은 도입기, 성장기, 성숙기를 거쳐 소멸해간다. 성장곡선은 도입기에는 느린 속도로 움직이지만 일단 성장 궤도에 진입하면 빠른 속도로 움직이다가 성숙 단계에 이르면 다시 속도가 느려진다. 여기서 새로운 동력을 얻지 못하면 소멸한다.

 이것을 느린 시작 단계 slow beginning , 빠른 가속 단계 speed acceleration 라고 부르며, 이후의 느린 성장 단계를 고지 단계 plateau 로 부른다. 고지 단계는 성숙기의 다른 표현이다. 시간을 X축, 성장률을 Y축이라고 하면 성장곡선은 영문 대문자 ‘S’를 오른쪽으로 비스듬하게 눕혀 놓은 형태를 보인다. 그래서 생명주기 곡선을 S곡선이라 부르기도 한다.

 생명주기 곡선에는 두 번의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 하나는 도입기와 성장기 사이에 있는 특이점 singular point 이며 다른 하나는 성장기와 성숙기 사이에 있는 변곡점 Inflection Point 이다.

 특이점 singular point 이란 스위치를 on-off를 할 때처럼 사느냐, 죽느냐의 갈림길로 상품에 따라 차이가 있으나 대략 보급률 10%대를 가리킨다. 그 시점이 사느냐 죽느냐의 갈림길이라는 것이다. 처음 10%의 사람들이 수용할 때까지는 뜸을 들이지만 일단 특이점 singular point 을 통과하면 빠르게 수용된다.

 변곡점 Inflection Point 이란 성장기와 성숙기 사이에 존재하는 점으로 성장세가 둔화되기 시작하는 시점을 가리킨다. 이 시기에 새로운 추진력을 얻지 못하면 소멸되고 만다. 이 두 번의 위기를 넘기는 기업이 우량기업이다.

 새로운 기술이나 상품이 나타나 초기 수용자들에 의해 수용되는 도입기에는 성장 속도가 아주 느리다. 그래서 처음 10%의 소비자 계층에 보급 될 때까지의 시간이 10~90%의 소비자들에게 수용될 때까지의 시간과 거의 일치한다.

 미국의 자동차 시장을 예로 보자. 자동차는 1885년에 발명되어 1900년부터 본격적으로 일반인들에게 판매되기 시작했다. 그리하여 1914년이 되어서야 10%의 가정에 자동차가 보급되었다. 이때까지 걸린 시간이 14년이었다. 그리고 90%의 가정에 자동차가 보급되기까지 다시 14
년이 걸렸다. 기술의 발달과 상품이 그러하고, 기업의 성장이나 사회적인 유행, 이슈들 역시 그러하다.

 외국어 공부도 좋은 사례일 것이다. 처음 외국어를 배우기 시작하는 단계에서는 진도가 아주 느리지만 일단 그 단계를 지나면 성장 궤도에 올라 외국어의 70~80%를 이해하기까지 빠른 속도로 진행된다. 그러나 거기서부터는 다시 느려진다. 외국인들이 던지는 농담을 완전히 알아듣기 까지는 다시 많은 시간이 걸린다는 것이다.

 S자 성장곡선이 한 줄기의 큰 획으로 그려지는 것은 아니다. 큰 S자는 다시 여러 개의 작은 S자로 분할되어 이어진다. 이때가 기업으로서는 고비를 맞는 시기이다. 한 기업이 흐름을 지속적으로 주도하려면 성장세가 둔화되기 시작할 무렵, 다시 말하면 하향 추세가 나타나기 이전에 새로운 S커브를 발전시켜 새로운 동력을 만들어야 한다.

 하지만 많은 기업들이 여기서 실패를 한다. 기업들이 새로운 동력을 찾아나서는 시점이 성장이 둔화되는 시점이 아니라 이미 하향곡선을 그리기 시작하는 시점이기 때문이다. 성장곡선을 그릴 수 있는 것은 그래도 성공적인 상품이나 기업인 경우에 국한된다. 

 대부분의 상품이나 기업은 특이점인 10%대에 이르지 못하고 사라진다. 하루에도 수많은 상품이 태어나지만 10%대를 넘기는 것은 소수에 불과하다. 특이점을 돌파했느냐 아니냐는 일단 손익분기점을 보면 된다. 일반적으로 순익이 발생하는 시점이 특이점이다. 따라서 특정 기업이나 상품의 성장 잠재력을 보려면 손익분기점의 매출을 보면 간단해진다. 

 손익분기점을 돌파한 기업의 성장 잠재력은 손익분기점 시점의 매출에서 대략 7~8배 정도 성장 여력을 남겨두고 있다. 주식 시장에서도 장기 투자를 하는 사람들에게 필요한 것은 이제 막 10%대의 특이점을 넘어선 기업, 혹은 10%대 진입이 확실한 기업의 주식을 찾아내는 일이다. 어느 신생 기업이 5년 만에 특이점을 돌파했다면 앞으로 5년 동안에 7~8배 정도 더 성장할 수 있다는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이것이 투자의 노하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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