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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강사 “후판값, 그동안 50% 싸게 줬다” vs 조선사 “단박에 인상 부담”
철강사 “후판값, 그동안 50% 싸게 줬다” vs 조선사 “단박에 인상 부담”
  • 양희중 기자
  • 승인 2021.07.14 11: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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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제철, 포스코 등 국내 철강사들이 한국조선해양,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 등 국내 조선 빅3와 하반기 후판가격 인상폭을 놓고 팽팽한 신경전을 펼치고 있다. 

올 상반기 톤(t)당 10만원 인상했던 철강사들은 하반기에도 후판 가격 인상을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후판 가격을 올리려는 배경에는 철광석 등 원료 가격 상승이 1순위로 꼽힌다. 한국광물자원공사에 따르면 중국 수입 철광석(CFR, 운임포함인도) 가격은 이달 9일 기준 t당 219.9달러를 기록했다. 지난 5월말 t당 191달러까지 하락한 철광석 가격은 다시 220달러를 넘보는 수준까지 상승했다.

올 상반기 협상을 진행했던 1월과 비교하면 상승폭은 더 크다. 1월말 기준 철광석 가격은 t당 163달러 수준이었다. 

반년새 무려 t당 60달러 가까이 상승하며 철강사들은 원료 가격 상승을 후판에 반영할 수 밖에 없는 입장에 놓였다. 이에 더해 국제가격 상승, 후판 수급 상황 등도 가격 인상의 또 다른 요인으로 지목된다.

통상적으로 가격 협상의 기준점이 되는 포스코는 조선사들에게 하반기 후판 가격을 t당 115만원으로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전 가격이 t당 70만원대인 것을 감안하면 t당 40만원 가량의 인상을 요구한 것이다.

가격 인상폭만 보면 철강사들이 큰 이익을 취하려는 것으로 비춰질 수 있다. 특히 후판 가격이 선박 건조비용의 20% 가량을 차지한다는 점에서 조선사들에게 부담이 될 수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실제적으로는 조금 다른 모양새다. 철강사들은 시중 가격대로 조선사에 후판 가격을 제시한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는데 후판은 조선 뿐만 아니라 건설, 중장비, 건설기계, 플랜트 등 다양한 곳에 쓰인다.

하지만 2분기(4~6월)부터 후판 가격이 폭등하며 이들 수요처에 공급하는 후판 가격은 이미 t당 120만원을 넘어섰다. 

하지만 조선사와의 협상은 반기 기준이라 가격 인상폭을 제때 적용하지 못했다. 따라서 이번 하반기 조선사와의 가격 협상에선 2분기부터 폭등한 가격을 여느 수요처와 같은 수준으로 받아야 한다는게 철강사들의 입장이다.

철강업계는 “2분기엔 조선사들이 시중가격 내지 국제가격 대비해서 t당 50만원 이상 싸게 구매했다”며 “이런 상황에서 하반기에 제시한 115만원은 가격 현실화 차원에서 최소한 받아야 하는 오퍼가격”이라고 말했다.

다만 이 가격이 최종 협상 가격이 되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 

철강업계 또 다른 관계자는 “시중 가격은 아니지만 가격을 현실화하는 차원에서 받아야 할 가격을 제시한 것”이라며 “조선사들은 어려운 상황에서 인상폭을 최소화하려고 하는 것이다. 그런 과정에서 서로의 입장을 수렴해 가며 최종 가격이 정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인상폭을 놓고 양측의 입장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지만 협상 자체가 길게 늘어지진 않을 전망이다. 조선사들 역시 가격을 인상할 수 밖에 없는 시점이라는 것을 인지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업계 관계자는“후판 가격 협상이 그렇게 길게 가진 않을 것”이라며 “조선사에서도 올려야 하는 상황인 것을 잘 알고 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가격이 중간에 한번 현실화됐으면 인상폭이 작아 보일 텐데 한번에 올려주려니 그들 역시도 부담이 되는 것”이라며 “서로 합리적인 선에서 결정되지 않겠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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