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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좋은 주식은 이미 보유하고 있는 주식이다
가장 좋은 주식은 이미 보유하고 있는 주식이다
  • 김명환 기자
  • 승인 2021.07.01 08: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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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환 리빌드 에셋 대표

“나는 한 번도 내가 보유한 주식의 목표가격을 설정해 본 적이 없다. 하지만 정기적 간격을 두고 내 투자 근거를 재검토하여 그 설득력을 평가하는 일은 반드시 해나가려고 한다.”
- 앤서니 볼턴 -


옛날에 남의 떡이 더 커 보인다는 말이 있다. 말 그대로 내가 가지고 있는 것보다 다른 사람의 것이 더 좋아 보인다는 뜻이다. 그런 사람의 심리를 영국 런던 유니버시티 칼리지의 안토니아 해밀튼 박사가 실험을 통해 증명했다.

이 실험의 일부내용을 보면, 실험대상자가 무거운 상자를 들 때는 상대가 들고 있는 상자를 실제 무게보다 더 가벼운 것으로 판단했다. 나만 다른 사람보다 무거운 것을 든다(힘든 상황에 놓여있다)는 억울한 감정이 실험으로 증명된 것이다. 

이런 감정은 주식투자자들 심리에도 나타난다. 자신이 보유하고 있는 주식보다 다른 사람들이 보유하고 있는 주식이 더 좋아 보인다. 이런 심리는 자신이 보유한 주식의 상승률이 다른 사람이 보유한 주식의 상승률에 비해 턱없이 낮다고 생각하게 한다.

이런 생각은 보유주식의 가치를 객관적으로 판단하지 못하게 하며 실제가치보다 낮은 다른 주식을 과대평가하게 하는 장애물이 된다. 

‘피터 린치의 이기는 투자’에 다음과 같은 내용이 있다. “1985년 상반기에 패니 메이는 마젤란펀드의 전형적인 소규모 투자 종목이었다. 그러나 나는 패니 메이를 다시 분석한 결과 실적이 급격하게 개선됐다는 사실을 발견하고 패니 메이 비중을 2.1%로 높였다. 포드와 크라이슬러가 각각 두 배, 세 배씩 올랐음에도 불구하고 나는 여전히 자동차주를 선호하고 있었다. 포드와 크라이슬러는 실적이 증가세에 있었고, 기업 재무제표가 좋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조만간 패니 메이가 포드와 크라이슬러의 뒤를 이어 마젤란펀드의 수익률을 끌어올리는 핵심 종목의 자리를 차지했다.” 이와 같이 가장 좋은 주식은 이미 보유하고 있는 주식임을 피터 린치는 몸소 실천했다. 

예전에 한 개인투자자와 대화를 나눈 적이 있다. 
“요즘 주식투자가 어렵죠?”
“전 항상 똑같아요 시장상황이 허락하는 데로 매매를 하니까요” 하면서 웃었다. 
“그럼, 주로 어떤 종목을 매매하나요?”
“SK하이닉스 한 종목만을 매매합니다.”

이 개인투자자는 자신이 보유한 한 종목만을 매매했다. 매매하는 방식도 단순했다. 이동평균선을 이용한 매매였는데, 주가가 240일선 아래에 있다가 240선 위로 안착하면 매수하고 10% 수익이 나면 1/2을 매도후 나머지는 보유한다는 전략이었다.

주가가 매수가 지점까지 하락하지 않고 반등을 하면 다시 1/2을 재매수해서 10% 상승하면 매도했다. 위와 같은 방식으로 평단가 밑으로 주가가 하락하지 않으면 지속적으로 수익을 챙겼다. 

그렇다면 이 시점에서 고민해 보아야 할 점이 있다. 보유중인 종목의 추세가 하락중인데도 계속해서 보유해야 하는가. 결론부터 말하자면 그건 아니다. 보유하고 있다는 이유 하나 만으로 무조건적인 신뢰는 금물이다. 

현대인들에게 커피는 기호품이다. 선호도에 따라 물의 양을 조절하여 먹는다. 하지만 물을 너무 많이 부으면 어떻게 되겠는가.

언 듯 보기에 커피처럼 보이지만 커피 맛을 제대로 낼 수는 없다. 주식에 있어서도 보유중인 종목이 좋다하여 하락중인데도 평단가를 낮추기 위해 계속해서 추가매수를 한다면 들어가는 자금만 많아지고 손실폭은 더 커져 이제는 주식이 아니라 웬수가 되는 것이다.

아직도 주가가 하락했을 때 물타기를 해놓으면 언젠가는 상승하여 본전을 보다 빨리 찾을 수 있다 생각하는가. 주식에는 바닥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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