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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칼, 3자 주주연합 공식 해체와 함께 경영권 분쟁 끝나 주가는 하락세
한진칼, 3자 주주연합 공식 해체와 함께 경영권 분쟁 끝나 주가는 하락세
  • 김규철 기자
  • 승인 2021.04.05 16: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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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은행, 교환사채(EB) 3000억원으로 리스크 대비

한진그룹 지주사인 한진칼의 주가가 경영권 분쟁을 일으켰던 3자 주주연합의 공식 해체와 더불어 단계적 지분 매각을 예고하면서 불투명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5일 한진칼은 불투명한 유동성에 전 거래일 대비 7.84% 하락한 5만290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지난해 한 때 경영권 분쟁이 모멘텀으로 작용하면서 주당 10만9500원까지 올랐지만 이러한 경영권 분쟁이 정리되면서 올 4월에만 8% 이상 감소하는 등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한진칼 지분은 지난 1일 종료된 3자연합의 KCGI가 17.54%로 가장 많고, 다음으로 반도건설이 17.15%, 조현아 전 부사장이 5.71%로 파악된다. 

이들은 공동보유계약을 체결하고 현 회장이자 단일 최대주주인 조원태 회장 및 특수관계인(36.66%)에 대항해 왔는데 3자의 공동보유 약정이 재연장되지 않으면서 만기종료됐다.

일단 3자 주주연합에서 재무적 투자자가 아닌 전략적 투자자를 자처했던 반도건설은 공동보유 약정이 종료되면서 적극적인 차익실현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권홍사 회장이 이끄는 반도건설은 2019년부터 계열사인 대호개발과 한영개발, 반도개발 등을 통해 한진칼 지분을 매입했고, 현재 평가차익 가치는 15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도건설은 이들 삼자연합 가운데서도 사실상 1인 지배체계로 인식되기 때문에 최근 주가하락에 대비해 가장 민첩하게 지분을 처분할 가능성이 높다.

더욱이 지분 매입배경이 당초 조현아 전 부사장과 고(故)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유훈 때문이었던 걸 감안하면 반도건설의 보유 명분은 무색해졌다.

이에 반도건설 입장에서는 더 이상 주가가 하락해 손해가 확대되기 전에 지분 처리를 통한 경제적 차익이라도 실현하는 게 실리적으로 최선책이다. 

게다가 한진칼의 지분을 매입한 반도건설의 계열사들은 모두 주식회사다. 지금처럼 모든 지표에서 주가하락이 우려되는 시점임에도 불구하고 특별한 복안없이 매각을 하지 않는 건 배임이라는 비난을 받을 수 있다.

아울러 3자연합에서 반도건설보다 다소 많은 17.54%의 지분을 갖고 있는 KCGI는 단계적 매각을 예고했으며 이에 펀드의 유동성 공급자들인 LP(유한책임사원)들의 자금회수 요구가 이뤄질 수 있다.

특히 KCGI 자체적으로도 내홍이 있어 핵심인력이 이탈하는 등 문제를 겪고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KCGI는 3년 전부터 한진그룹 지배구조의 취약성을 근거로 경영권 획득과 장기적 차익실현을 위해 구성된 프로젝트 펀드다. 

그런데 계획의 전제가 되는 경영권 획득이 KDB산업은행의 주주참여로 무산됐기 때문에 구성동기는 상실된 것으로 볼 수 있다. 최근 부대표급들은 독립에 나선 것으로 전해진다.

자금을 댄 LP들은 펀드 운용사(GP, 무한책임사원)에 대한 평가에서 핵심운용역의 이탈을 큰 문제로 꼽는다. 때문에 핵심인력이 빠진 상태에서 3자연합까지 해체된 것은 자금회수를 강하게 요구할 동기가 된다는 설명이 잇따르고 있다. 

이러한 이유로 KCGI는 단계적 지분 매각을 예고했지만 개인투자자들은 심리적 동요와 주가하락을 우려한 이른바 ‘립서비스’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3자 연합 가운데서 조 회장의 누나인 조현아 전 부사장 측은 전략적 투자자에 가깝다. 하지만 그렇다고 현금화에 느긋한 것도 아니다. 조 전 부사장은 이미 3월 중 지분 가운데 5만5000주를 KCGI에 팔아 33억원을 마련했다.

분쟁 중이라 단 1주가 아쉬울 법하지만 600억원에 달하는 세금을 내야 하는 조 전 부사장 입장에서는 조양호 전 회장의 삼남매 가운데 본인만 유일하게 그룹 내 직책이 없어 현금흐름이 원활치 않다. 이에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고 보는 것이 합당하다.

이렇듯 한진칼의 주가 향방이 불투명해지면서 8000억원을 투자해 한진칼 지분 10.66%를 취득한 KDB산업은행은 이미 리스크 대비에 나선 상태다. 지난해 12월 투자 당시에 구조를 보통주 5000억원과 교환사채(EB) 3000억원으로 나눠서 한 것이 대비책이다.

당시 산업은행은 경영권 분쟁으로 인해 한진칼 주가는 고평가됐고, 반면 대한항공 주가는 아시아나 통합 시너지를 고려하면 상승 여지가 크다고 예상했다. 

이 때문에 산은이 인수한 교환사채는 대한항공 주가가 50% 오르면 한진칼이 되살 수 있게 설계됐다. 한진칼 주가가 반토막 나도 대한항공 주가가 50% 오르면 산업은행 손실이 4000억원에서 1000억원으로 줄어드는 구조다.

산업은행은 한진칼 지분을 주당 7만800원(총 5000억원)에 샀기 때문에 현재 19% 가량 손해(약 950억원)를 보고 있다. 하지만 교환사채 3000억원 어치는 대한항공 주당 2만4317원에 바꿀 수 있기 때문에 현재 12% 가량 이익(약 360억원)을 얻고 있다. 

차후 한진칼 주가가 내려가도 대한항공 주가가 아시아나항공 합병 구조조정 성공으로 상승하면 투자금을 보존할 수 있는 것이다.

게다가 산업은행은 지난해 한국수출입은행과 함께 국적항공사인 대한항공을 3000억원 규모 영구채 투자로 지원했다. 이 영구채는 주식전환이 가능해 바꾸면 지분율이 8.85% 수준이다. 영구채와 유상증자 교환사채 3000억원을 더하면 대한항공 지분율이 24%가 넘어 경영권 확보가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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