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이 뉴욕증권거래소에 약 100조원의 시가총액으로 입성하자 국내 비상장 우량기업들도 미국 상장을 타진하고 있다. 특히 종합여가플랫폼 야놀자는 미국 상장을 배경으로 기업가치를 인정받겠다는 계획을 내세우면서 투자자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
야놀자는 지난해 상장 주관사 선정 당시 최종 명단에 들었던 모건스탠리로부터 비공식 자문을 받는 등 내부적으로 미국 상장 준비를 시작했다.
야놀자는 “다수의 글로벌 증권사로부터 해외 상장 제안이 들어왔다”며 “나스닥이나 뉴욕증권거래소 상장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조만간 해외 증권사를 주관사단에 추가할 것으로 알려졌으며 국내와 미국 상장 절차를 동시에 진행하는 투트랙 전략을 준비하고 있다.
지난해 예약 거래액 2조원, 월간이용자 수(MAU) 200만 명, 매출 3000억원 이상 등의 성과를 거둔 야놀자는 감가상각전영업이익(EBITDA) 기준으로 흑자 전환에도 성공했다.
지난해 11월에는 미래에셋대우를 대표 주관사로, 삼성증권을 공동 주관사로 선정하고 올 상반기 한국거래소에 상장예비심사를 청구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영업적자를 지속하고 있어 유가증권시장 입성이 어려워졌다.
이 때문에 일명 ‘테슬라 요건’으로 불리는 이익 미실현 요건으로 코스닥시장에 상장하는 방안이 거론됐다.
그러나 테슬라 요건으로 상장하려면 주가가 공모가의 10% 이하로 떨어졌을 때 주관사가 공모가의 90%에 주식을 되사줘야 하는 풋백옵션이 있다. 공모가를 높게 책정할 경우 증권사 입장에서는 부담이다.
국내 증권사는 야놀자의 기업가치를 3조~4조원대로 보고 있다. 야놀자보다 10배의 매출을 올리는 공유숙박 플랫폼 에어비앤비의 시가총액이 131조원에 달한다는 점을 대비한 결과 이에 미국 상장 시 10조원 이상을 기대하고 있다.
클라우드 기반 객실예약관리시스템(PMS)을 갖춘 정보기술(IT) 기업이라는 것도 야놀자 측이 강조하는 점이다. 야놀자는 지난해 PMS 분야에서 글로벌 시장 점유율 2위인 인도 이지테크노시스를 인수하면서 지난해 B2B 거래액이 11조6000억원을 넘어섰다. 여가 플랫폼과 소프트웨어 서비스로 수익 구조를 다변화했다는 평가다.
증권업계는 국내에서는 유니콘 기업(기업가치 1조원 이상인 스타트업)이 기업가치 수십조원대로 상장한 전례가 없기 때문에 보수적으로 평가받을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이어 코스닥시장에 만족하지 못하는 플랫폼 기업들의 미국 진출이 늘어날 것이라고 진단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