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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태 회장 초유의 4연임 가나…법률리스크 발목 잡힌 하나금융지주
김정태 회장 초유의 4연임 가나…법률리스크 발목 잡힌 하나금융지주
  • 김규철 기자
  • 승인 2021.02.15 15: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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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영주, 이진국, 지성규…포스트 유력 CEO 3인, 법률리스크 노출
마땅한 해결책 없는 김정태 회장, 1년 단기 ‘4연임’ 가능성도

하나금융지주(36,900 +0.41%)가 오는 3월 정기주총을 앞두고 회장 선임의 유력 후계자들이 금융당국의 중징계 대상에 이름을 올리는 법률리스크에 노출되면서 김정태 현 회장의 4연임 가능성이 급부상하고 있다.

금융당국의 중징계로 후계 구도가 명확하지 않은 만큼 조직 안정을 위해 김 회장이 한 번 더 회장직을 맡아줘야 한다는 의견이 거론되고 있는 것이다. 다만 김 회장의 나이와 금융당국의 입장 등이 변수로 작용 될 것으로 예상된다.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금융 회장후보추천위원회(이하 회추위)는 차기 회장 후보군 논의를 시작했다. 

김정태 회장의 임기가 오는 3월 정기 주주총회이기 때문에 주총이 열리기 2주 전까지 새로운 회장을 확정해 주주들에게 공유해야 하는데 이로 인해 이달 말까지 최종 후보를 결정될 것으로 관측된다.

이에 회추위는 김정태 회장의 뒤를 이을 유력 후보군들이 모두 법률리스크에 휘말리면서 깊은 고민에 빠져 있다. 

함영주 부회장은 채용 비리, 이진국 하나금융투자 대표는 선행매매 논란, 지성규 하나은행장은 사모펀드 사태에 발목이 잡힌 상태다. 

사실 김정태 회장은 3연임에 성공하고 난 뒤 4연임까지는 생각하지 않고 있다는 입장을 직간접적으로 내비쳐왔지만 최근 이들 차기 회장 후보군이 여러 가지 악재에 발이 묶이자 조직의 안정을 위해 4연임설이 지주 안팎에서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아울러 지주를 확실하게 견인할 수 있는 주요주주가 없고, 외국인 지분이 67%에 달하는 상황에서 마땅한 차기 경영자가 보이지 않는 것도 4연임설의 또 다른 배경이 되고있다. 

하지만 정작 김정태 회장의 4연임 가능성에 발목을 잡고 있는 것은 나이다. 김 회장은 2012년 3월 회장에 오른 후 현재까지 3연임을 이어오고 있지만 오는 3월 임기만료를 앞두고 있다. 

4연임이 성공해도 하나금융지주 내부 규정 상 만 70세가 되는 내년 3월까지만 직무를 수행할 수 있다. 즉 내년에 또다시 지배구조 리스크가 불거질 수도 있는 것이다.

사실 하나금융은 김 회장의 이러한 리스크가 지주 안팎에 문제점으로 지적되면서 차세대 경영진 육성에 꾸준한 공을 들여왔다. 함영주 부회장을 비롯해 이진국 하나금투 대표(부회장), 지성규 하나은행장 등이 대표적이다. 금융권에서도 이들 3인방이 ‘포스트 김정태’의 유력 후보군으로 점쳐왔다. 

그러나 유력 후보군으로 일컬어지던 이들 3명의 CEO들이 모두 법률리스크에 발목이 잡히자 후계자 선정은 또 다시 안갯속에 빠져드는 국면이다. 

먼저 함 부회장은 하나은행장 시절 불거진 채용 비리 재판이 현재 진행 중이다. 2018년 2월 기소됐지만, 아직 1심조차 끝나지 않았다. 

더욱이 함 부회장은 해외금리 연계 파생결합상품(DLF) 사태로 금융당국으로부터 중징계를 받기도 했다. 라임자산운용 등 사모펀드 사태와 관련한 제재심도 앞두는 등 리스크가 크다. 

그룹 내 또 다른 부회장인 이진국 하나금투 대표는 리서치센터 내부정보를 이용한 선행매매 등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검찰 수사 대상에 이름이 올라 있다. 

하나금융그룹의 유력 계열사인 하나은행의 지성규 행장은 라임자산운용 및 이탈리아 헬스케어 펀드 등 또 다른 사모펀드 사태로 인해 금융당국의 제재심을 받아야 할 처지다. 

일각에서는 이들 CEO 3인방들이 비록 법률리스크에는 노출됐지만 모두 하나금융지주의 차세대 회장 후보가 가능하다는 진단을 내놓기도 했다.

김 회장이 이미 3연임을 한 상황에서 갑작스럽게 등판시킬 마땅한 구원투수가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하나금융지주 주주구성을 살펴보면 법률리스크가 큰 CEO들이 후보군에 포함되기는 어려울 것이란 게 금융권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하나금융지주는 외국인 지분율이 67%에 달하는데, 이들 외국인 주주들이 리스크를 감수하면서까지 유력 CEO 3인방을 후보군에 포함시키지는 않을 것으로 예측되기 때문이다. 

특히 외국인 주주들의 경우 의사결정 과정에서 ISS(의결권자문기구) 의견을 따르는 경향이 높은데, ISS들이 법률리스크가 내재된 유력 CEO 3인방을 차기 회장후보로 추천하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곤란해진 것은 바로 김정태 회장이다. 마땅한 내부 후보군이 없는 상황에서 무작정 퇴임을 선택할 수도 없기 때문이다.

김 회장이 현 상황에서 퇴임할 경우 외부인사가 회장으로 추대되면 하나금융그룹 지배구조가 뿌리채 흔들릴 수 있다. 

이것이 김 회장의 ‘4연임설’이 부각되는 근본적인 이유다. 그러나 김 회장이 4연임에 나서는 것도 쉬운 길은 아니다. 일단 4연임에 대한 금융당국의 입장이 곱지 않다. 

금융감독원은 지난 2019년 당시 하나은행장이었던 함 부회장이 행장직 3연임에 도전할 기류를 보이자 이를 제지한 바 있다. 

금감원은 하나금융 사외이사들을 만나 함 부회장의 행장 3연임에 따르는 지배구조 리스크 문제를 경고했고 그 결과 함 부회장은 3연임을 스스로 포기하면서 지성규 당시 글로벌 담당 부행장이 행장직에 올랐다.

왼쪽부터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 함영주 하나금융나눔재단 이사장(부회장), 이진국 하나금융투자 대표(부회장), 지성규 하나은행장 순.
왼쪽부터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 함영주 하나금융나눔재단 이사장(부회장), 이진국 하나금융투자 대표(부회장), 지성규 하나은행장 순.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오는 하나금융그룹의 3월 주총은 김정태 회장의 임기만료 외에도 하나금융그룹 14개 계열사 중 11명의 CEO 임기가 교체되는 아주 중요한 시기”라며 “급변하는 금융 환경에 따라 새로운 시각의 리더십이 필요할 수도 있는 중차대한 상황에서 김 회장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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