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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 청약통장 무용론 확산…70점 이상 고가점자 속출, 4인 가구 만점도 탈락
주택 청약통장 무용론 확산…70점 이상 고가점자 속출, 4인 가구 만점도 탈락
  • 양희중 기자
  • 승인 2021.01.21 10: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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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권입찰제 등 청약 과열, 투기 잠재울 제도 필요

내 집 마련의 부푼 꿈을 안고 청약통장에 가입하는 사람이 갈수록 늘고 있지만, 청약 경쟁이 과열되고 가점 인플레가 심화하면서 어중간한 가점 통장은 사실상 무용지물이 되고 있다.

21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새해 첫 수도권 로또 분양 아파트로 관심을 끈 성남 ‘판교밸리자이 1·2·3단지’의 청약 당첨자 최고 가점은 79점을 기록했다. 만점(84점)에서 단 5점 모자란 점수다. 주인공은 2단지 전용면적 60㎡A 주택형에서 나왔다.

그 밖에 다른 주택형도 당첨 평균 가점이 60점 중후반에서 70점대에 달해 고가점자가 속출했다. 1단지 전용 84㎡의 경우 커트라인이 73점으로, 4인 가구 만점(69점)이 탈락하기도 했다.

앞서 지난해 서울에서 마지막으로 분양한 ‘힐스테이트 리슈빌 강일’에선 청약통장 만점인 84점이 나왔다. 만점은 무주택 기간 15년 이상(32점), 부양가족 6명 이상(35점), 청약통장 가입 기간 15년 이상(17점)을 충족해야 한다. 이 외에 평균 당첨 가점은 60점 후반대로, 70점이 넘어야 안정권에 들 수 있었다.

이들 단지는 분양가상한제가 적용, 분양가가 시세보다 수억원 저렴하게 책정되면서 수요자들의 인기를 얻었다. 힐스테이트 리슈빌 강일은 청약 당시 서울뿐 아니라 주변 지역에서도 신청자가 몰려 세 자릿수 경쟁률을 기록했다.

정부는 새 아파트를 지속적으로 싸게 공급하면 집값이 떨어질 것이라며, 분양가를 통제하고 지난해부터 민간택지에도 분양가상한제를 실시했다. 

그러나 공급이 적은 상황에서 분상제가 시행되자 수요자들은 오로지 ‘시세차익’에만 집중했고, 거주지역과 상관없이 ‘로또 아파트’만 찾아 청약하는 묻지 마 청약으로 변질되고 말았다.

서울 아파트 1순위 평균 청약경쟁률은 2019년 32.1대 1에서 지난해 76.9대 1로 2배 이상 늘어 가점이 낮은 사람들에겐 ‘희망 고문’이 되고 있다.

업계에선 청약 과열을 진정시키기 위해선 분양가 규제를 완화하거나 주택채권입찰제 등의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채권입찰제는 아파트 분양가가 주변 시세보다 30% 이상 낮아 시세 차익이 클 것으로 예상되는 경우, 청약자에게 제2종 국민주택채권을 구입하게 해 시세 차익 일부를 환수하는 제도다.

정부는 지난해 채권입찰제 도입 여부를 검토했으나, 결론을 짓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표면적인 이유는 금융당국을 중심으로 대량의 채권이 유출될 경우 채권시장에 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판단해서다. 그러나 일각에선 정부가 선거 등을 의식해 채권입찰제 도입을 머뭇거린다는 얘기도 나온다.

익명을 요구한 한 관계자는 “정부로서는 현재 청약 과열 현상을 충분히 인식하고 있으면서도, 적극적으로 나서기 어려운 상황일 것”이라며 “애초부터 주택공급이 적은 상황에서 분양가상한제의 후폭풍을 예측하지 못하고 밀어붙인 것이 현재의 청약 과열을 야기하고 말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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