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네이버블로그
  • 네이버포스트
주요뉴스
‘구원투수’ 이문환 행장, 사의 표명…KT 달라진 기류
‘구원투수’ 이문환 행장, 사의 표명…KT 달라진 기류
  • 양희중 기자
  • 승인 2021.01.08 11:1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이문환 케이뱅크 행장이 돌연 사의를 표명했다. 지난해 3월 행장으로 취임한지 10개월 만이다. 이 행장의 당초 임기는 오는 2022년 초로 아직 1년이 남았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케이뱅크는 이날 임원후보추천위원회를 가동하고 차기 행장 후보자를 선정, 이사회에 추천한다. 이사회가 후보자를 내정하면 이르면 이달 안에 임시 주주총회를 열어 차기 행장을 최종 확정한다는 계획이다. 
 
이 행장은 ‘개점휴업’ 상태인 케이뱅크에 대규모 자본을 확충하고 정상화를 이끈 구원투수다. 그는 KT에서 기업통신사업본부장, 전략기획실장, 기업사업부문장을 거쳐 지난 2018년부터 2년간 KT 자회사인 BC카드 대표이사 사장을 지냈다. 이후 케이뱅크 2대 은행장으로 취임했다.

케이뱅크는 이 행장 취임 후 ‘개점 휴업’ 상태에서 벗어나 4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완료했다. 

중단했던 대출 영업을 재개하며 경영이 정상화 궤도에 올랐다는 평가를 받았다. 실적도 개선했다. 케이뱅크의 지난해 3분기 당기 순손실은 703억원으로 전년동기(742억원)보다 39억원 감소했다.

이 행장의 갑작스러운 사의 표명에 케이뱅크는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는 모습이다. KT가 그룹 내부에서 비중있는 인물로 꼽은 이 행장이 물러난 데는 케이뱅크를 바라보는 KT의 기류가 달라졌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지난해 7월 국회에선 인터넷전문은행법 개정안이 통과됐고 케이뱅크는 BC카드가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KT는 간접적으로 케이뱅크를 지배하는 구조가 됐다. 인사권을 행사하는 최대주주에서 간접 지배권을 행사하는 위치로 바뀐 것이다.  

현재 케이뱅크 보유지분은 보통주와 전환주를 모두 포함한 합산 지분율 기준으로 BC카드가 34%, 우리은행 26.2%, NH투자증권은 10%다. BC카드가 KT로부터 지분 10%를 받아 대주주에 올랐지만 자본력이 충분하지 않다는 점은 고려 요소다. 

BC카드는 지난해 3분기 199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전년동기 338억원보다 41.1% 감소한 규모다.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 카드사의 실적이 감소하면서 BC카드의 수수료 이익이 줄어든 탓이다.  

케이뱅크가 기업공개(IPO) 계획을 중장기 목표로 세운 만큼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선 대주주 BC카드의 자금조달이 관건이다. 

반면 우리은행 등 금융회사 주주는 영향력이 확대됐다. 은행법상 은행이 특정 회사의 지분을 15% 넘게 취득하면 자회사로 편입해야 한다. 우리은행은 케이뱅크의 재무적투자자(FI)로서 단순투자에 나섰지만 금융당국으로부터 규제 압박을 받을 수 있어 향후 추가 자금투입이 요구된다. 

케이뱅크는 은행장 직무 대행 체제로 전환된다. 직무 대행은 정운기 부행장이 맡는다. ‘케이뱅크 2인자'’ 정 부행장은 우리은행 출신으로 재직 시절 뉴욕지점 수석부지점장과 중부기업영업본부장, 검사실장, 경기동부영업본부장 등 국내외 영업을 두루 경험한 정통 뱅커다. 케이뱅크 출범 때부터 재무관리본부장을 맡으면서 재무 전반을 두루 책임지고 있다.

케이뱅크의 핵심사업에는 KT출신 임원들이 자리한다. 지난 7일 케이뱅크는 권선무 KT 경영지원부문 CR2실 금융정책P-TF Master-PM 상무를 미래금융 총괄 테스크포스(TF)장으로 선임했다. 

전략투자를 총괄하는 TF장은 양영태 상모부가 맡는다. 양 상부는 2006년 KT캐피탈 재무회계팀장과 사업개발그룹장 등을 역임한 바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