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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진의 늪에 빠진 정유사들, 코로나19 백신 접종·유가 상승으로 올 하반기부터 반등 예상
부진의 늪에 빠진 정유사들, 코로나19 백신 접종·유가 상승으로 올 하반기부터 반등 예상
  • 윤상현 기자
  • 승인 2021.01.04 18: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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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제마진 손익분기점 못미쳐…지난해 누적 적자 ‘5조원’ 예측

코로나19 사태로 직격탄을 맞은 국내 정유사들이 글로벌 제약사들의 연이은 백신 개발과 국제유가의 상승으로 실적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졌지만 정작 수익에 직결되는 정제마진이 수익분기점 이하를 유지하면서 더딘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최근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고 경제 회복세가 점진적인 움직임을 보이는 등 긍정적인 영향으로 올 하반기부터 정유사들의 실적이 반등을 시작할 것으로 예상된다.

SK이노베이션과 GS칼텍스, 에쓰오일(S-OIL), 현대오일뱅크 등 국내 정유 4사의 2020년 4분기 합산 영업이익은 직전 분기인 3분기보다 악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들 국내 정유사들은 지난해 3분기 유가 상승에 따른 재고이익에 힘입어 총 2천941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하지만 4분기부터는 재고이익 효과가 줄어들면서 실적이 다시 악화될 것이라는 진단이 지배적이다.

특히 국내 1위 정유사인 SK이노베이션의 적자 규모가 가장 클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증권사들이 내놓은 최근 2개월간의 컨센서스(시장 전망치 평균)를 종합한 결과 SK이노베이션은 석유화학 사업과 윤활유 사업에서는 흑자를 기록했고 SK에너지 등 정유사업에서는 2천억원 규모의 적자를 내면서 전체적으로 영업손실 발생이 예측됐다.

GS칼텍스도 재고이익에 힘입어 지난해 3분기 2천971억원의 흑자를 거뒀지만 4분기에는 적자 전환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왔다.

국내 증권사들이 내놓은 GS칼텍스의  4분기  예상 적자 규모는 현대차증권이 670억원으로 가장 컸고 BNK투자증권는 120억원을 예상했다.

국내 정유사들의 실적 집계가 완료된 지난해 3분기까지의 2020년 누적 적자는 4조8천74억원으로, 곧 발표될 4분기 실적까지 포함되면 총 적자 규모는 5조원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렇듯 정유사들이 적자에 허덕이는 가장 큰 이유는 수익에 직결되는 정제마진 때문이다. 지난해 3분기보다는 소폭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지만 손익분기점 이하인 1달러 수준에서 머무르는 등 수익개선에 어려움이 많다.

정제마진은 원유 1배럴을 공정에 투입했을 때 원료인 원유 가격과 각종 수송비·운영비 등 비용을 제외하고 남는 이익이다.

정유업계는 보통 정제마진 손익분기점을 4∼5달러로 보고 있는데 지난 해 코로나19사태가 발생한 이 후 싱가포르 복합정제마진은 석유제품 수요 감소로 5월에 -1.5달러까지 추락했다. 하지만 하반기부터 점차 회복해 12월 넷째 주 기준 1.3달러로 집계됐다.

이렇듯 정제마진은 소폭 개선됐지만 여전히 손익분기점 이하에 머무르면서 정유사들의 실적 반등에 어려움이 이어지고 있다.

아울러 지난해 4월 배럴당 13달러까지 추락했던 국제유가(두바이유 기준)는 최근 50달러를 돌파해 기대감을 높이고 있지만 정유사들의 반등세는 좀처럼 보이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통상적으로 국제유가가 오르면 정유사들은 가격이 오르기 전 싸게 사들인 원유로 석유제품을 비싸게 팔 수 있는 ‘래깅 효과’(Lagging Effect)를 누릴 수 있는데, 코로나19 재유행으로 석유제품 수요가 좀처럼 오르지 않아 래깅 효과가 나타나지 않는 것이다.

이러한 부진에 국내 정유 4사의 공장 가동률도 지난해 1월 83.8%에서 11월 71.8%까지 떨어졌다.

하지만 증권업계는 수요와 무관하게 원유가격이 올라 유가 상승이 석유제품 가격에는 반영되지 않아 지난해 4분기 수익성은 악화됐지만 코로나19 백신으로 경제활동이 회복되면서 석유제품 수요도 늘어나 올 1∼2월에는 등유·경유를 중심으로 정제마진을 회복하고 하반기부터 정유사들의 본격 반등이 시작될 것이라는 진단을 내놨다.

이러한 실적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상승하자 정유주도 상승세를 타고 있다. 

4일 SK이노베이션은 전 거래일 대비 21.58% 상승한 23만100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이는 3거래일 연속 상승이다. 에스오일도 전 거래일 대비 1.59% 오른 7만300원을 기록했다. 

다만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 등 비(非)OPEC 주요 산유국들의 협의체인 ‘OPEC플러스’(OPEC+)의 원유 감산량 축소가 변수가 될 수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올 하반기 실적과 주가 모두 예상만큼의 상승세는 어렵다는 의견도 있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석유 시장 안정화를 위해 감산에 합의한 OPEC+는 점진적으로 감산 규모를 줄이고 있는데, 감산량이 크게 줄 경우 국제유가가 다시 폭락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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