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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가 서민 대출시장 뛰어든 진짜 이유는
네이버가 서민 대출시장 뛰어든 진짜 이유는
  • 한해성 기자
  • 승인 2020.12.02 15: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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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스마트스토어 사업자 신용대출

네이버가 우회적으로 대출 시장에 뛰어든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네이버는 기존 금융회사들이 리스크 관리가 어렵다는 이유로 기피했던 온라인 중소상공인(SME) 대출 상품을 앞세웠는데 틈새 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행보라는 게 업계 시각이다. 

향후에도 직접 금융소매업을 하기보다는 강점인 쇼핑 데이터를 토대로 기업간(B2B) 거래에 주력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네이버파이낸셜은 전날 ‘미래에셋캐피탈 스마트스토어 사업자 대출’을 선보였다. 금리는 연 3.2~9.9%로 그동안 자격 요건이 충족되지 않아 신용대출을 받기 어려웠던 개인사업자 대상으로는 파격적인 금리 수준이다.

기존 금융회사들은 고정적으로 월급을 받는 직장인과 달리 하루아침에 폐업할 수 있는 개인사업자에 대한 리스크 관리가 쉽지 않다고 본다. 이 때문에 담보나 보증을 요구하고, 오프라인 매장 보유를 필수조건으로 삼았다.

국내에 개인사업자를 대상으로 하는 신용평가(CB)사가 없는 영향도 있다. 한 저축은행 관계자는 “저축은행들은 개인사업자를 상대로 담보대출을 취급하지 신용대출은 거의 하지 않는다”며 “신용등급이 높지 않고 리스크가 큰 대출고객(차주)으로 분류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런 이유로 네이버파이낸셜이 초창기 제시한 금리 수준 역시 향후 업계 평균 수준으로 현실화할 것이라고 내다본다. 

네이버파이낸셜이 대출모집법인 역할을 하지만 실제로 대출을 취급하는 건 미래에셋캐피탈이고 캐피탈은 2금융권 대출이다. 업계에서는 캐피탈사의 조달 금리가 2~3% 수준이라고 보고 있다.

그런데도 네이버가 소상공인 대출시장에 공들이는 건 대안신용평가시스템(ACSS)에 경쟁력이 있다고 봐서다. 네이버는 매출 흐름, 단골 고객 비중, 고객 리뷰, 반품률 등 데이터에 머신러닝 알고리즘, 인공지능(AI), 빅데이터 처리 기술 등을 활용해 시스템을 만들었다.

유사 상품으로는 토스가 지난 9월 SC제일은행과 함께 출시한 ‘SC제일토스소액대출’이 있다. 대학생, 주부, 사회초년생 등 금융권 거래실적이 없거나 신용정보가 거의 없는 금융 수요자(씬파일러)를 위한 상품이다. 토스 신용평가모델은 토스에 등록한 계좌, 카드, 보험 등 토스 금융서비스 사용 이력을 기반으로 한다.

특히 네이버의 경우 쇼핑 매출정보 등 내부데이터는 업계 1위인 네이버 독점이라 경쟁 상대가 있더라도 벤치마킹할 수 없는 구조다. 결국 네이버가 보유한 쇼핑 데이터가 금융회사들에게 얼마나 상품화 가능성이 있는지를 보여주는 게 관건인 셈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네이버는 소비자들의 쇼핑 데이터를 많이 확보하고 있고, 그걸 활용할 수 있는 모델들을 조금씩 찾아가는 실험을 하고 있다”며 “소상공인 매출 데이터로 차주의 상환 능력을 비교적 정확하게 평가할 수 있다고 확인되면 금융사들도 관심을 보일 수 밖에 없다”고 언급했다.

네이버 역시 현재 지정대리인이 미래에셋캐피탈이지만 다른 회사들과의 연계 가능성이 열려 있다고 말하고 있다. 네이버파이낸셜 관계자는 “협업 방식으로 계속 가게 될 것 같고, 더 많은 1금융권과도 협업하고 싶은 의지가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네이버는 금융업 라이선스를 받아 본격적으로 금융시장에 진출하는 건 검토하고 있지 않다. 최인혁 네이버파이낸셜 대표는 지난 7월 기자간담회에서 “금융회사들과 좋은 협력 관계를 만들어 나가고 싶다”며 “좋은 파트너로 생각해주면 좋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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