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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속 방지턱' VS '콜옵션 청산'
'과속 방지턱' VS '콜옵션 청산'
  • 황윤석 논설위원
  • 승인 2020.09.07 0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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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로금리시대 유동성 파워의 향방은?

지난 2일 카카오게임즈 공모주 청약이 끝났다. 경쟁률은 1525:1로 SK바이오팜의 323:1을 훌쩍 넘어서는 사상 최고였다. 그때 30조 청약자금의 2배에 달하는 무려 58조의 자금이 몰렸다.

황윤석 논설위원

공모자금 마련을 위해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돈 마련)'과 '빚투'(빚내서 투자한다)'라는 신조어까지 유행할 정도로 카카오게임즈에 시중 유동자금이 밀물처럼 들어왔지만 역시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은 없었다."

1억원을 넣어야 겨우 5주를 배정받았는데 2000만원 이하를 넣었을 경우는 단 1주도 받을 수 없었다. 가장 많이 받은 사람이 21억원을 넣고 112주를 받았다고 하니 '돈이 돈을 번다'느니 '돈 놓고 돈 먹기다'라는 비아냥에 참으로 무어라 할 말이 없을 정도다.

카카오게임즈 덕분에 48조의 고객예탁금이 하룻만에 60조를 넘어서는 기염을 토했지만 환급된 2일에는 다시 48조 원상회복되면서 공모주 자금은 역시 다르다는 것이 다시금 확인되었다.

10월5일 공모주 청약을 앞둔 BTS의 소속사 '빅히트엔터테인먼트'에 이어 카카오뱅크와 카카오페이지 등 카카오의 자회사들도 내년 상장을 앞두고 있다. 빌게이츠가 투자한 것으로 알려진 코로나 백신 기업 'SK바이오사이언스' 등 대형 IPO들이 속속 상장을 준비중이다.

시중의 부동자금들이 다시한번 IPO 로또로 청약 광풍이 불어닥칠 전망이다.

코로나 재확산으로 인해 전세계적으로 2차 팬데믹의 공포가 드리워지고 있는 가운데 빠르면 10월, 늦어도 연내에는 코로나 백신과 치료제가 개발될 것이라고 한다. 연일 신고가 행진을 펼치던 미국 나스닥과 S&P500 지수가 이틀째 급락중이고 빅테크 기업 대형 기술주가 그 하락을 주도하고 있다.

지난주 주간 실업수당 청구건수가 100만명이하로 안정을 찾아가고 있는데도 서비스업PMI지수 등 일부 경제지표가 부진하게 나온 것이 그 원인이라고 한다. 간이 배 밖에 나온 어느 애널의 표현을 빌리자면 이 어마어마한 유동성 장세에서 애플과 테슬라 등 일부 기술주들의 급락은 그동안 질주해온 고속도로의 '과속 방지턱'에 다름아니라고 한다.

아무리 유동성이 시장에 넘쳐난들 급속히 후퇴하는 실물경기와의 엄청난 괴리를 무시한 채 언제까지나 모른 척하고 달려갈 수는 없는 노릇이다.

월가에서는 일본 손정의의 소프트뱅크 그룹이 엄청나게 사들인 콜옵션 펀드를 청산하면서 급락이 나왔다는 루머가 돌고 있다. 만약 이 루머가 사실일 경우 미국 기술주에 투자한 전세계 글로벌 주요 펀드들의 차익실현과 청산이 본격적으로 시작되고 있다는 가슴서늘한 예측마저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실제로 JP모건은 30%이상 미국 증시의 거품이 꺼질 것이라고 엄중히경고하고 있다.

정부가 경기회복을 위해 2025년까지 160조를 투입해 경기회복에 나서는 한국판 뉴딜에 주식 투자자들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번 정책의 핵심분야는 비대면 언택트 환경에 최적화된 온라인 바지니스와 친환경 미래 모빌리티, 빅데이터, 5세대 5G이통통신 서비스, 신재생에너지유틸리티 등을 아우르는 디지털 뉴딜과 그린 뉴딜로 크게 나누어진다.

또한 향후 5년간 정부가 3조, 정책금융기관이 4조원을 출자해 정책형 뉴딜 모(母)펀드를 조성하고 일반국민을 포함한 민간자금 13조를 매칭해서 자(子)펀드를 만드는 정책형 뉴딜펀드의 청사진을 발표했다.

내년 1월부터 본격 진행하고 1호 자 펀드는 내년 상반기중 출시와 운용을 개시한다고 한다. 원금 보장과 아울러 최소 1.5%의 수익률을 보장한다고 하는 이 정체불명(?)의 Risk -Free 펀드의 성공여부에 필자는 부정적이다.

코로나로 인한 비대면 언택트 시대 수많은 대내외 변수와 돌발적인 리스크들이 출현하는 가운데 어떻게 운용하여 수익을 낼 것인지 어떻게 원금 보장을 할 것인지 손실은 어떻게 메워놓을 것인지에 대한 아무런 계획이나 구체적인 청사진 없이 주먹구구식으로 '좋은 취지이니 참여하라'느니 '손실이 나면 국민 세금으로 보전하겠다'는 무책임한 논리에 동조할 생각이 없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강화된 2단계를 유지하고 있는 것처럼 주식투자도 차익실현과 저평가기업 발굴이라는 양면성의 일정한 거리두기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생각한다.

코스피 2400과 코스닥 900을 앞둔 시점에서 이 지수대가 저항선으로 작용한다면 추가적인 유동성이 투입되지 않는한 박스권 장세에 갇힐 가능성도 있다. 이미 연초 이후 지금까지 동학개미들은 거래소에서 38조, 코스닥에서 10조 등 국내 증시에서 49조를 순매수하고 있다.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26조와 22조를 순매도하고 있다. 공매도 금지가 다시 6개월이 연장되었다는 것에 배팅하기에는 고객예탁금은 48조에서 정체중이고 신용은 이미 16조를 넘어서고 있다.

실물경기의 쇼크와 사실상 경제활동 재개 지연의 현실을 바로 직시할 필요가 있다. 최근 잇다른 태풍 피해에서 보는 바와 같이 비바람이 칠 때는 잠시 물러서서 지나가기를 기다리는 것이 현명하다.

속도조절의 과속 방지턱인지 급전직하 내리막길인지는 아직 알 수 없다. 지금은 빅테크 기술주 조정을 지켜보면서 시장의 유동성이 어디로 흘러가는지를 천천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

잠시 내수주와 테마주로 피해있는 것도 나쁘지 않다. 현금 비중을 늘려두고 기회를 노리는 것도 투자다. 액면분할을 앞세워 신고가 고공행진 했던 애플과 테슬라가 급락하자 FAANG이나 MAGA 등 빅테크 기술주들이 기다렸다는 듯이 동반 하락한 것과는 대조적으로 코로나 피해주로 바닥을 기고 있던 여행 항공주들이 치고나왔던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하겠다.

낙폭과대주와 저평가 기업을 찾는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 왔다. 주식시장에서 비싸다는 것과 비싸 보인다는 것만큼 큰 악재는 없다. 반대로 싸다, 정말 싸보인다는 것만큼 호재도 없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소외된 내수주와 신선한 정책주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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