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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대차 3법 시행, 전세 사라질까
임대차 3법 시행, 전세 사라질까
  • 양희중 기자
  • 승인 2020.08.04 10: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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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아파트 전세계약 9년만 최저…전세 소멸 ‘현실화’
‘전세 품귀’ 현상 지속…신규 세입자 집 구하기 큰 부담
집주인, 전세보다 월세·반전세 선호 경향 뚜렷해질 듯

임대료 인상을 5% 이내로 제한하는 ‘전월세상한제’와 임대차 계약이 만료됐을 때 임차인이 갱신을 요구할 수 있는 ‘계약갱신청구권’이 본격 시행되면서 전세를 월세나 반전세(보증부 월세)로 돌리는 ‘전세의 월세화’ 현상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서울 아파트 전세계약 건수가 9년 만에 최저를 기록하면서 임대차 3법 시행에 따른 전세 소멸이 현실화하고 있다.

임대료 인상을 5% 이내로 제한한 전월세상한제가 시행되고, 세금 부담이 늘어난 다주택자들이 2년 뒤 전세금을 5% 올리는 것보다 매달 임대료를 받는 게 유리하다고 판단하면서 가뜩이나 줄어든 전세 매물이 더 줄어들고, 월세나 반전세가 늘어나고 있다. 

또 0%대 초저금리 시대가 장기화하면서 전세 물건이 갈수록 줄어드는 양상이다.

지난달 29일부터 시행된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가 전세난을 더 부추길 수 있다는 지적이다. 분양가 상한제 적용 아파트의 당첨자는 최대 5년간 거주해야하기 때문에 새로 공급되는 아파트에서 향후 5년 간 전세 물건이 나오지 않는다. 

또 정부가 6·17대책에서 밝힌 재건축 분양권 2년 거주 의무화도 오는 12월부터 시행된다. 주택시장에서는 집주인들의 실거주 수요까지 겹치면서 가을 이사철에 전세시장이 더욱 불안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서울 아파트 전셋집이 품귀 현상을 보이면서 전셋값은 급등하고 있다. 한국감정원이 발표한 주간아파트 가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넷째 주(27일 기준) 기준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전주보다 0.14% 상승했다. 

지난주(0.12%)보다 상승폭이 더 커졌다. 또 주간 기준으로는 지난 1월6일 조사 이후 7개월여 만에 최대 상승폭이다.

강동구(0.28%)를 비롯해 강남구(0.24%)와 서초구(0.18%), 송파구(0.22%) 등 강남 4구가 상승세를 주도했다. 또 성동구(0.21%)와 마포구(0.20%), 동작구(0.19%) 등도 전셋값 오름폭이 상대적으로 컸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서울 송파구 잠실동 잠실엘스(전용면적 84.8㎡) 전세 매물은 지난달 1일 8억5000만원에 거래됐다. 6·17 대책 직후인 18일에 9억5000만원에 오르더니 현재 전세 호가는 11억~11억3000만원 선이다. 또 강남구 대치동 래미안대치팰리스(전용면적 94.49㎡) 전세 매물 호가도 1억원 가량 올랐다.

서울지역 아파트 전세 계약도 9년 만에 최소치를 기록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에서는 총 6304건의 아파트 전세 계약이 성사됐다. 

올해 최다 건수를 기록했던 2월(1만3661건)과 비교하면 46% 수준으로 줄었다. 서울시가 관련 통계를 제공하기 시작한 2011년 이후 처음으로 6000건 대로 떨어진 것이다. 

전세와 반전세, 월세를 포함한 서울 아파트 전월세 거래량도 지난달 8344건으로 줄었다. 2월 거래량 1만9232건과 비교하면 절반도 못 미친다.

지난 달 정부와 여당이 계약갱신청구권과 전월세상한제, 전월세신고제 등 임대차 3법을 추진하면서 전세값이 오르고, 전세 물건을 줄면서 주택 임대차시장이 급격히 위축됐다는 분석이다.

서울 아파트를 중심으로 급등한 전셋값이 좀처럼 내리지 않고, 매물도 줄어든 상황에서 전월세 상한제와 계약갱신청구권 시행으로 기존 세입자들은 일단 한숨을 돌렸지만, 신혼부부나 집을 새로 임대해야 하는 세입자에게는 적지 않은 부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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