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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전략 쏟아내는 금융권, 빅테크 진격 막을까
디지털 전략 쏟아내는 금융권, 빅테크 진격 막을까
  • 한해성 기자
  • 승인 2020.07.31 16: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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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테크에 종속될 수 없다”…디지털혁신 ‘사활’
통신사와 동맹 맺고, 경영진 평가에 디지털 포함

빅테크(대형 정보통신 기업)의 진격에 맞서 금융권이 디지털 전략을 쏟아내고 있다.

31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금융그룹은 최근 디지털 혁신 카드로 KT와의 동맹을 꺼내들었다. 우리금융은 KT와 함께 금융과 정보통신기술(ICT)를 융합한 신사업 발굴에 나서기로 했다. 우리금융은 KT의 강점인 데이터분석 기술을 활용한 금융상품을 출시할 계획이다.

전직원 코딩교육에도 나서고 있다. 하나금융그룹은 행원부터 임원까지 모든 직원을 대상으로 기초 코딩 등 전문화된 디지털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디지털 전환이 선택이 아닌 금융사 생존의 문제로 떠오른 만큼 직원 모두가 디지털 관련 기본 역량을 갖춰야 한다는 취지다.

당근책도 제시되고 있다. 신한금융그룹은 향후 최고경영자(CEO)와 경영진 평가에서 디지털 리더십을 추가하기로 했다. 디지털 기술과 트렌드 흐름을 이해하는 인재를 CEO와 경영진 선임에 주요 자격요건으로 활용하겠다는 방침이다. 이 과정에서 크고 작은 계열사별 디지털 전환 목표도 세우기로 했다.

향후 알리바바, 구글과 같은 정보기술(IT) 기업이 경쟁자가 될 것이라는 인식도 공유하고 있다. KB금융그룹은 이 같은 인식을 바탕으로 통신과 금융을 결합한 국민은행 알뜰폰 서비스 ‘리브엠’, IT 전문인력으로만 운영되는 은행 점포 ‘KB인사이트(InsighT)’ 등 다양한 시도에 나서고 있다.

외부 수혈도 동반하고 있다. 농협금융그룹은 이달 초 농협은행 디지털부문 수장에 이상래 전 삼성SDS 상무를 영입했다. 

금융권에서는 외부인사 영입에 인색한 농협은행의 순혈주의가 디지털 전환 흐름으로 깨졌다고 받아들였다. 디지털 전환과 데이터활용 등에 대한 풍부한 실무경험을 보유한 인재 확보가 시급한 상황으로 읽힌다.

이처럼 금융권이 디지털 경쟁력 강화에 사활을 거는 배경에는 빅테크의 거침없는 금융업 침투가 자리잡고 있다. 네이버, 카카오로 대표되는 빅테크가 대출과 후불결제, 보험업 등으로 공습 범위를 넓히고 있어서다. 

비관적 시나리오 중 하나로 금융사들이 강력한 플랫폼을 바탕으로 한 빅테크에 사실상 종속될 수 있다는 위기감도 고조되고 있다.

실제로 최근 네이버의 자회사 네이버파이낸셜은 하반기 자사 쇼핑플랫폼에 입점해있는 중소상공인을 대상으로 대출 서비스를 선보이겠다고 했다. 무기로는 자사의 강점인 머신러닝 알고리즘, 인공지능, 빅데이터 처리기술 등을 활용한 자체 대안 신용평가시스템을 꺼내들었다.

내년부터는 소액 후불결제 시장에도 진출한다. 최근 금융위원회가 네이버페이와 카카오페이 등 간편결제 사업자에게도 월 30만원 한도로 후불 결제를 할 수 있는 길을 열어주면서다. 

카드업계의 반발을 감안해 한도를 당초 예상했던 범위보다 낮은 쪽으로 조정했지만 충격은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금융권 관계자는 “디지털 전환이 거스를 수 없는 시대적 흐름으로 다가온 만큼 금융사들도 디지털 혁신에 전사적인 역량을 결집해야 한다”며 “기존 금융사들이 빅테크 등 플랫폼 기업에 사실상 종속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는 만큼 금융사와 빅테크 간 경쟁은 갈수록 심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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