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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중공업, 그린뉴딜·구조조정 타고 퀀텀점프 하나?
두산중공업, 그린뉴딜·구조조정 타고 퀀텀점프 하나?
  • 김규철 기자
  • 승인 2020.07.30 17: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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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칫거리’ 우리사주 재산증식 ‘효자’로 탈바꿈
국내 최대 서남권해상풍력 실증단지(60MW규모)

탈원전 정책으로 주가가 급락했던 두산중공업이 최근 정부의 그린뉴딜 정책의 수혜주로 떠오르면서 지난해 5월 청약받았던 우리사주가 ‘골칫거리’에서 ‘효자’로 탈바꿈했다.

30일 두산중공업은 전 거래일 대비 동일한 1만850원에 장을 마감했으며 이 회사는 전일 장중에서 1만1800원까지 오르는 52주 신고가를 기록했다. 

두산중공업의 주가는 정부가 한국형 그린뉴딜 종합계획을 발표하기 전만해도 4000원대에 머무르며 약세를 보였지만 불과 보름 만에 주가가 2배이상 상승했다.

상황이 이렇게 변하자 작년에 우리사주를 배정받았던 두산중공업 직원들의 주식 가치도 크게 올랐다. 

직원들은 지난해 5월 두산중공업이 5284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실시할 당시 우리사주조합 형태로 5500원에 주식을 매수 한 바 있다. 

이날 종가와 비교해보면 직원들의 1주당 수익률은 97%에 달한다. 우리사주로 1만주를 받았다고 가정하면 5350만원의 평가차익을 낸 셈이다.

두산중공업 직원들은 당시 탈원전·탈석탄 흐름으로 힘든 회사를 돕고 수익도 내자며 우리사주 운동을 벌였다. 

회사 측은 “우리사주가 흥행해야 외부에서도 투자를 늘린다”, “이번이 마지막 재산 증식의 기회”라며 홍보했고, 직원들도 주가가 5500원 이하로 떨어지지는 않을 것이란 기대감에 청약에 나섰다.

임직원들은 배정된 우리사주조합 물량 1700만주, 944억원 어치를 전량 청약했다. ‘우리사주가 완판됐다’, ‘주당 발행가액이 낮게 책정됐다’는 입소문이 나면서 기존 주주들의 유상증자도 흥행해 청약률은 101%에 달했다. 

두산중공업은 유상증자로 얻은 자금을 두산건설 지원, 재무구조 개선에 투입할 수 있었다.

하지만 직원들과 주주들의 기대와는 달리 주가는 7월달 들어서도 바닥을 기었다. 두산중공업의 유동성이 악화되고 일감이 없어 일부 휴업을 검토한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올해 3월 27일 주가는 상장 이래 최저가인 2395원까지 떨어졌다. 

마지막 재산 증식의 기회가 아니라 원금이 절반 아래로 떨어졌던 것이다. 보호예수가 끝나는 날이었던 5월 29일에도 청약가보다 22% 낮은 4280원에 머물렀다.

하지만 문재인 정부의 ‘그린뉴딜 정책’이 발표되면서 상황은 완전히 달라졌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4일 “2030년까지 세계 5대 해상풍력 강국으로 도약하겠다”고 발표하면서 국내 유일하게 순수 자체 기술로 풍력발전기를 생산할 수 있는 기업인 두산중공업에 대한 기대감이 커진 것이다.

문 대통령은 이후에도 두산중공업의 도약을 기원하며 기대감을 끌어냈다. 문 대통령은 17일 그린뉴딜 첫 현장행보에서 “해상 풍력발전을 국가적 과제로 추진하겠다고 한 게 10년도 더 돼 여러 대기업이 사업단을 꾸렸다가 철수했는데 두산중공업이 포기하지 않아 오늘의 수준에 이르렀다”며 “특별히 감사드리고 싶다”고 칭찬하기도 했다.

두산중공업도 지난 19일 “해상풍력사업을 2025년 연 매출 1조원 이상의 사업으로 육성하겠다”고 밝히면서 주가 상승 동력을 키웠다. 이 회사는 국내 시장 확대 추세에 맞춰 기술개발(R&D), 생산시설 등에 대한 투자를 더욱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한편 그룹 구조조정 일환으로 크레디트스위스(CS)를 통한 두산인프라코어 매각 작업이 순항하면서 매각에 대한 성사 기대감도 주가에 반영됐다. 

이르면 9월 새 주인에 대한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와 함께 계열사인 두산솔루스도 토종 사모투자펀드(PEF) 스카이레이크인베스트먼트와 매각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상태다.

증권업계는 정부의 지원과 두산중공업의 사업 포트폴리오 재편이 중요한 상황이라고 보고 있다. 

이동헌 대신증권 연구원은 “두산중공업의 경우 생존의 기로에서 정부의 유동성 공급을 받아 긍정적이지만 사업 구조 변경에는 많은 시간이 걸릴 수 있다”고 예상했다.

이상현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두산중공업은 신사업으로 대형 가스터빈 국산화(국내 최초, 세계 5번째)로 독자모델을 확보했고 신재생 관련 풍력발전기를 출하하고 있다”며 “새로운 성장동력 창출원으로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최남곤 유안타증권 연구원도 “매각 관련해서 확정된 것은 없지만, 두산중공업의 풍력 사업에 대한 기대와 두산의 구조조정에 대한 기대가 복합되면서 주가가 상승했다”며 “그룹의 구조조정 의지가 강하다는 점에서 지속적으로 관찰해야 할 그룹사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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