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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재·부품·장비株, 일본경제제재 극복…1년 후 시총 2배로 늘어
소재·부품·장비株, 일본경제제재 극복…1년 후 시총 2배로 늘어
  • 윤상현 기자
  • 승인 2020.07.01 18: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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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력사 속속 국산화 성공…“새로운 호황 사이클 도래”

1년 전, 일본 정부는 국내 반도체·디스플레이 핵심 소재 3개 품목에 반도체 수출 규제를 가했다. 그 파장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뿐만 아니라 소재·부품·장비(소·부·장)를 생산하는 국내 협력사들의 생산에도 심각한 차질이 빚어졌다. 

이에 여론은 일본 정부에 대해 규탄했을 뿐만 아니라 국내 대표 반도체 종목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 책임을 회피할 수 없다고 질타했다. 매년 수 십조원 이익을 내면서 이 정도 핵심 소재도 국산화하지 않은 것에 대해 책임을 물은 것이다. 

결국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국내 협력사에 일본산을 대체할 수 있는 제품을 만들어달라고 요청했고 이런 순간을 대비해 꾸준히 준비해온 협력사들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적극적인 지원 아래 1년도 안 돼 일본산을 대체할 제품을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이에 협력사의 주가는 많게는 두 배까지 올랐고 ‘기술독립’에 앞장서는 기업에 투자하는 펀드도 높은 수익률을 기록 중이다.

일본 정부가 한국 수출을 제한한 지 1년이 됐다. 규제 품목에는 아직도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생산에 필수적인 고순도 불화수소, 포토레지스트(감광액), 플루오린 폴리이미드 등이 포함되 있다. 

한국 대기업들은 그 동안 소재 수급처 다변화를 위해 쉴 새 없이 뛰었고 해외에 100% 의존하던 제품을 속속 국산화한 국내 협력사들의 성장세에는 가속도가 붙었다. 이들 기업의 시가총액은 현재 두 배로 불려졌다.

한국의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생산에 필요한 불화수소를 오랜 시간 납품해 온 일본 모리타화학공업, 스텔라케미파 등은 100년 역사의 전문 화학기업이다. 

하지만 국내 기업들이 이들 일본화학 기업이 생산 납품하던 불화수소를 국산화하는데 걸린 시간은 채 1년이 걸리지 않았다. 

국내 불화수소 생산업체 SK머티리얼즈는 지난 17일 경북 영주 공장에서 초고순도(99.999%) 불화수소가스 양산을 시작했다. 반도체용 웨이퍼에 미세한 회로를 새기고, 필요 없는 부분을 씻어내는 이 제품은 반도체 미세공정에 필수적인 재료다. 

작년 7월 일본 정부가 한국 수출 규제를 시작할 때만 해도 이 제품을 양산할 수 있는 국내 업체는 전무했다.

하지만 SK머티리얼즈는 발빠르게 대응했고 6개월 만에 제품 개발에 성공해 영주에 생산 공장을 지었으며 이후 샘플 테스트를 거쳐 이달부터 본격적으로 반도체 공장에 납품을 시작했다. 

SK머티리얼즈 관계자는 “가스형 고순도 불화수소 국산화율을 0%에서 70%로 끌어올리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이러한 상황에 놓이자 일본 업체들의 수출량 또한 30%가량 줄어들었다.

더욱이 이 회사의 주가는 이러한 성과에 힘입어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데 1일 전일대비 4.90% 상승한 20만980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이는 1년 전과 비교해 약 26% 오른 수치다.

아울러 포토레지스트를 만드는 업체 동진쎄미켐(28,200 +0.18%)의 약진도 눈여겨 볼 만하다. 포토레지스트는 반도체 웨이퍼에 회로를 인쇄하는 노광 공정에 필수 원재료인데 이 회사는 3차원(3D) 낸드를 만드는 데 필요한 KrF(불화크립톤) 포토레지스트 분야에선 시장 점유율 1위다. 

아울러 동진쎄미켐은 삼성전자가 비메모리 라인에서 사용하는 극자외선(EUV)용 포토레지스트에 국산화에도 나서고 있다. 아직 국산화가 안 된 품목으로 동진쎄미켐 외에 이엔에프테크놀로지도 개발을 진행 중이다.

국내 반도체시장은 이들 소재 부품 기업을 눈여겨 보고 있다. 정부가 ‘소부장’ 기업들을 적극적으로 육성하는 데다 삼성전자 등이 증설에 나서면서 수요도 받쳐주고 있기 때문이다. 

동진쎄미켐 주가는 금일 전일대비 3.37% 하락한 2만7200원에 거래를 마감했는데 이는 작년 6월 말 1만 50원이던 것에 비하면 170% 상승한 것이다. 

이엔에프테크놀로지(3만3900원 -3.28%)의 주가도 1년 전과 비교해 67% 올랐다. SK머티리얼즈와 마찬가지로 고순도 불화수소를 국산화한 솔브레인홀딩스(95,900 0.00%) 주가도 1년 새 94% 뛰었다.

관련 펀드도 좋은 성적을 내고 있다. 지난해 8월 설정된 뒤 ‘애국 펀드’ ‘극일(克日) 펀드’로 불린 ‘NH아문디 필승코리아 주식형펀드’ 수익률도 선방했다. 

국내 소재·부품·장비 기업에 투자하는 상품으로, 문재인 대통령이 5000만원을 투자해 관심을 받았다. 지난 26일 기준 이 펀드의 설정 후 수익률은 31.02%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에스앤에스텍, 덕산네오룩스, SK머티리얼즈, 동진쎄미켐 등에 투자해 수익을 냈다.

국산화에 성공한 기업들은 국내뿐 아니라 해외로 진출해 더 높은 가치를 평가받을 것이란 예상도 나온다. 

최영산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일본과의 경합도가 높은 제품은 올해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판매될 것”이라며 “이들 국내 소재 기업 주가는 단순히 반도체 업황을 따라가던 과거와는 다른 사이클을 맞게 됐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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