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이후에나 장거리 수요 본격 회복 논할 수 있어”
코로나19사태 직격탄을 맞은 국내여행株들이 빈사상태에 빠졌다. 지난 5월 황금연휴에 따른 국내 여행 증가에 대한 기대감에 소폭 반등했지만 결국은 제자리다.
더욱이 코로나19사태가 재확산되면서 올 1분기보다는 2분기 실적과 주가가 암울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에 국내대표 여행사인 하나투어는 내달부터 임직원 무급 휴직을 시행하고 아울러 30여 개 해외 법인의 절반가량을 축소하는 방침을 확정하는 등 최악의 위기상황을 모면할 수 있는 탈출책을 모색하고 있다.
14일 하나투어는 전일 대비 3.99% 하락한 3만725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하나투어는 3월19일 코로나19 발생 이후 저점인 장중 2만6600원까지 내려갔다가 황금연휴를 앞둔 지난달 29일 장중 4만2900원까지 약 61%가량 회복했다.
그러나 이러한 주가반등은 결국 단기에 머무렀고 연이은 하락세를 이어가다 최근 이태원에서 야기된 코로나19사태 재확산에 그나마 소폭 상승하던 움직임마저도 주저앉아 버렸다.
또한 국내증시에 상장되어 있는 여행사들의 주가도 맥을 못추고 있는 건 마찬가지다. 모두투어는 전일대비 4.15% 떨어진 1만1550원에 거래를 마감했고 노랑풍선(-1.73%), 레드캡투어(-1.89%) 등 여행株 대부분의 하락폭이 커지고 있는 모양새다.
이에 일부 증권사들은 국내대표 여행사인 하나투어와 모두투어에 대한 목표가를 하향했다. 한화투자증권과 키움증권은 하나투어의 목표가를종전 5만9000원에서 5만1000원, 6만6500원에서 5만9000원으로 각각내렸다.
모두투어도 각각 2만3000원에서 1만7000원, 2만3500원에서 2만1000원으로 목표가를 각각 낮췄다.
하나투어와 모두투어는 올 1분기 실적에서 나란히 적자 전환하며 최악의 상황에 처했는데 하나투어는 전 직원을 대상으로 유무급 휴직을 진행하고 해외법인을 축소하는 등 적자 폭을 줄이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는 상황이다.
하나투어의 올 1분기 영업손실은 275억으로 지난해 1분기와 비교해 400억 넘게 줄은 상황이고 증권사의 예상치 평균(컨센서스)인 222억원보다 적자 규모가 23.8%가 커진 것이다. 매출액은 1108억으로 전년대비 반토막(50.55%)났다.
김현용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하나투어의 주력인 일본시장이 회복되기도 전에 글로벌 수요가 전멸, 경쟁사 대비 실적 열위가 불가피했다”며 “비주력 부실사업을 정리하는 단계에 접어들었지만 연간 600억~800억원 수준의 적자는 투자의사결정에 큰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또다른 여행전문사 모두투어 역시 올해 1분기 영업손실(연결기준) 14억4000만원을 기록하면서 적자전환했다. 하나투어보다는 손실액 규모가 작지만 지난해 1분기에 비해 100억 넘게 줄어들었다.
유성만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1월까지는 정상영업을 했지만 2월부터 코로나19로 아웃바운드(내국인의 해외여행)가 감소하기 시작했고 3월부터는 큰폭으로 실적이 감소했다”고 말했다.
이어 “코로나19 관련 모두투어는 빠른 비용통제 대응으로 별도 부문에서는 19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컨센서스 대비 선방한 실적을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러한 최악의 성적표를 받아든 1분기보다 더 큰 문제는 2분기다. 증권업계는 2분기 여행사들의 상황이 더욱 악화될 것이으로 전망했다.
김현용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하나투어에 대해 “4월 패키지 송출객수는 206명으로 전년대비 99.92% 줄었다”며 “패키지 예약률도 5월 마이너스 99.9%, 6월 마이너스 96.7% 등으로 측정이 무의미한 수준에 수요 반등 기미는 전무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4월 티켓 송객수에 대해서도 “전년대비 97.2% 감소한 1만2000명으로 2분기 실적의 근간이 될 매출 자체가 없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모두투어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유성만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경쟁사 대비 비용통제에 성공하면서 상대적으로 선방한 1분기 실적이지만 2분기에는 적자폭이 확대되고 하반기에도 언택트 문화 확산으로 패키지 여행 수요의 회복은 더딜 것으로 전망된다”며 “주가 또한 횡보세를 보일 것”이라고 밝혔다.
이남수 키움증권 연구원도 “5월 발표한 예약률이 5월 마이너스 99.8%, 6월 마이너스 96.8%, 7월 89.4%로 소폭 개선되는 흐름이 보이지만 아직 회복의 시기가 도래한 것으로 판단하기에는 이르다”고 말했다.
결국 여행주들의 반등은 당분간 기대하기 어렵다는 해석이다.
김현용 이베스트투자연구원은 “코로나19 팬데믹 종식 선언이 지금 된다 하더라도 각 국의 격리조치 해제, 비행편 및 여행상품의 부활, 문화적·인종적 차별행위의 소멸 등 단계를 거쳐 점진적으로 해외여행 수요가 살아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어 “공격적으로 여행업에 대한 우호적 가정을 하더라도 연말쯤 동남아 등 근거리 수요의 느린 회복세, 그리고 지금으로부터 1년 이후에나 장거리 수요의 본격 회복을 논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유성만 현대차증권 연구원도 “언택트 문화는 앞으로 코로나19가 안정화되더라도 사회적 트렌드로 자리잡을 것”이라며 “단체 패키지 여행 수요 회복은 느릴 것으로, 국제간 이동 자체가 코로나19 이전보다 감소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