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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준 효성 회장, 수소경제 생태계 구축 선봉장으로 나서
조현준 효성 회장, 수소경제 생태계 구축 선봉장으로 나서
  • 양희중 기자
  • 승인 2020.05.11 11: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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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소섬유 이어 액화수소 생산시설 대규모 투자
조현준 효성 회장이 구미공장을 방문해 현장경영을 펼치고 있다.
조현준 효성 회장이 구미공장을 방문해 현장경영을 펼치고 있다.

조현준 효성 회장이 수소경제시대를 열기 위해 팔을 걷어 붙였다. 에너지 활용의 무게추를 화석연료에서 친환경으로 전환하려는 정부의 정책에 발맞춰 잠재량이 무한한 수소를 기반으로 지속발전이 가능한 청정에너지 패러다임을 구축하겠다는 목표다.

조 회장은 코로나19사태에 따른 글로벌 경제위기로 기업들의 투자가 주춤한 상황에서 대규모 투자를 단행하며 국내 수소경제 생태계 구축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효성은 최근 산업용 가스 전문 세계적 화학기업인 린데그룹과 함께 액화수소 생산, 운송 및 충전시설 설치와 운영을 망라하는 밸류체인을 구축하기로 했다. 투자금액은 총 3000억원. 효성이 지난해 거둔 영업이익(2447억원)을 훌쩍 넘어서는 대규모 투자다. 

코로나19로 대다수의 기업이 자금집행에 보수적인 상황에서 과감한 투자결정이 이뤄진 배경에는 수소경제를 활성화하는 데 기여하려는 조 회장의 강력한 의지가 있었다는 게 효성의 설명이다.

조 회장은 “수소는 기존 탄소 중심의 경제구조를 바꿀 수 있는 친환경 에너지로 그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며 “효성이 추진하는 액화수소 사업의 핵심은 효율적이고 안전하게 수소를 저장하고 운송할 수 있게 하려는 것”이라고 밝혔다.

액화수소 생산시설은 효성 울산 용연공장 내 부지 약 3만여㎡에 들어선다. 신설 공장에선 효성화학 용연공장에서 생산되는 부생 수소에 린데의 수소 액화 기술과 설비를 적용해 액화 수소를 생산하게 된다. 

연산규모는 1만3000톤으로 수소차 10만대에 사용 가능한 물량이다. 2022년 완공을 목표로 내년 1분기 내 첫삽을 뜬다.

이와 함께 액화수소 공급을 위해 전국 주요 거점지역에 120여개의 수소충전소를 설치하는 등 수소경제 인프라 구축에도 역량을 집결하기로 했다. 

효성은 효성중공업을 통해 2000년부터 CNG 충전 시스템 사업에 진출했으며 2008년부터는 수소 충전소 보급 사업을 영위 중이다. 현재 전국 15곳에 수소충전소를 건립하는 등 국내 수소충전소 시장점유율 40%로 1위를 차지하고 있다.

효성이 모빌리티 부문의 수소경제 생태계 구축을 견인하는 확고한 기반을 갖추게 됐다는 데 의미가 있다. 조 회장은 “이번 투자가 향후 국내 수소산업 생태계를 활성화하는 데 큰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조 회장이 수소경제에 의지를 드러낸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8월에는 문재인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전주 탄소섬유공장에서 수소 경제 활성화를 위한 탄소섬유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당시 탄소섬유 투자협약식에서 조 회장은 “전북 전주에 2028년까지 약 1조원을 투자해 연산 2만4000톤의 탄소섬유를 생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철보다 10배 강하지만 무게는 4분의1 수준으로 ‘꿈의 첨단소재’라고 불리는 탄소섬유는 수소차의 연료탱크를 제조하는 핵심 소재다. 단일규모로는 세계 최대규모이다. 

현재 1차 증설이 진행 중으로 올해 1월 연산 2000톤 규모의 탄소섬유 공장을 완공하고 2월부터 본격 생산에 들어갔다. 2028년까지 10개 라인 증설이 끝나면 효성의 글로벌 시장점유율은 2019년 현재 11위(2%)에서 글로벌 톱3위(10%)로 올라서게 된다.

효성은 2011년 전라북도와 전주시, 한국탄소융합기술원 등과 협업을 통해 국내기업 최초로 독자기술이 바탕이 된 탄소섬유 ‘탄섬’ 개발에 성공해 2013년부터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일본, 미국, 독일에 이어 세계 4번째 개발이다. 

일본 소재기업인 도레이의 제품인 ‘T700’과 견줘도 전혀 밀리지 않는다는 평가다. 이를 바탕으로 현재는 수소 연료탱크용 탄소섬유 개발 및 공급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효성의 탄소섬유 투자는 수소경제 활성화뿐만 아니라 해외에 의존하던 미래 기술을 국산화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 특히 탄소섬유에 투자가 이뤄진 시점은 일본이 한국을 상대로 수출규제 조치를 가해 주요 소재 국산화 및 기술독립에 대한 중요성이 커진 때이다. 

일본에 대한 수입 의존도가 높던 탄소섬유를 효성의 독자적인 기술력을 바탕으로 국산화의 길을 열어 주요 소재의 탈일본 행보에도 새로운 이정표를 제시한 셈이다.

조 회장은 “탄소섬유의 미래 가치에 주목해 독자 기술 개발에 뛰어들었다”며 “탄소섬유 후방산업의 가능성이 무궁무진하고 수소경제로 탄소섬유의 새로운 시장을 열어준 만큼 탄소섬유를 더욱 키워 ‘소재강국 대한민국’ 건설에 한 축을 담당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스판덱스, 타이어코드 등 여러 분야에서 세계 1등이 가능한 이유는 소재부터 생산공정까지 독자 개발해 경쟁사를 앞서겠다는 기술적 고집이 있었기 때문”이라며 “또 다른 소재 사업의 씨앗을 심기 위해 도전을 계속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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