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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분기 건설업, 코로나19·저유가·부동산규제 등 악재에 시름
1분기 건설업, 코로나19·저유가·부동산규제 등 악재에 시름
  • 주선영 기자
  • 승인 2020.03.31 18: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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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로 1분기 신규분양 지연
저유가로 해외수주 부진, 2분기 더 우려되는 상황
안정화될 경우 SOC 투자 확대 등 업황 회복 가능성

국내 건설업이 대외적으로는 세계경제를 강타한 코로나19 및 저유가로 인한 해외수주부진, 대내적으로는 각종 부동산 규제 등 비우호적인 환경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이에 따라 국내 주요 건설사들의 1분기 실적은 컨센서스를 하회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에서 시작된 코로나19가 당초 빠른 시일 내 잠잠해질 것이라는 예상을 깨고 전 세계로 급격히 확산되면서 아직까지 맹위를 떨치고 있다. 이에 글로벌 실물경제를 비롯해 금융과 유통업, 항공업, 서비스업 등 각종 산업이 붕괴되고 있는 가운데 건설업도 코로나19의 영향에서 자유롭지 못한 상황이다. 더욱 우려되는 것은 1분기보다 2분기 실적 전망이 더 암울하다는 것이다.

신규분양 지연에 1분기 실적 컨센서스 하회 추정

국내 주요 건설사들의 1분기 실적은 전반적으로 컨센서스를 하회할 것으로 예상된다.

통상 1분기는 계절적 비수기로 매출액이 전분기 대비 감소하는 특성상 이를 감안해 실적전망치를 2019년 4분기 대비 이미 낮췄음에도 불구하고 해외수주와 주택 신규분양 모두 예상치보다 크게 밑돌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우선, 국내 주택부문 실적의 경우 전년도 분양 실적에 따라 업체 간 차이가 있겠으나 매출액 하락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정부가 지난달 내놓은 19번째 부동산 대책 역시 투기수요 근절과 실수요자 보호라는 명분을 내세우며 공급확대를 막은 데다 수도권 일부 지역을 조정대상지역으로 확대 적용하고 대출 규제도 강화하면서 건설 경기 위축을 이끌었기 때문이다.

더욱이 코로나19사태로 인해 1분기 예정됐던 아파트 신규분양이 지연되고 특히 대구·경북 지역 등 일부 현장 매출은 큰 부진을 면치 못한 가운데 2분기 분양도 일부 지연될 것으로 예상된다.

연도별 아파트 신규분양 추이 및 2020년 계획

자료: REPS, 유진투자증권
자료: REPS, 유진투자증권

당초 2020년 계획된 신규분양은 전년대비 약 30,000호 증가한 370,000호로 연초만 해도 올해 분양물량 증가가 기대되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코로나19사태가 발생하면서 올해 2월말까지 진행된 신규분양은 약 24,000호에 불과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36,712호)과 비교해 34.4% 감소한 물량이다.

게다가 건설현장 근무자 중 확진자가 발생해 공사가 일시적으로 중단된 사업도 있었으며, 일부 재건축 사업은 총회가 지연되면서 분양도 늦어지게 됐다. 특히 신규분양 전에 필요한 모델하우스 오픈이나 조합원 총회는 사람들이 많이 몰려야 하는 특성상 코로나19사태가 장기화될수록 관련 사업 차질은 불가피하게 됐다.

아파트 분양 월별실적 및 계획

자료: REPS, 유진투자증권
자료: REPS, 유진투자증권

한편, 1분기 건설업 영업이익은 컨센서스를 소폭 하회할 전망이나 과거 대비 해외 손익의 변동성은 낮아지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또한 이번 분기에도 주택부분의 높은 수익성은 유지될 것으로 전망된다.

코로나19 장기화에 더욱 우려되는 2분기 전망

건설업에 있어 매년 2분기는 분양시장 성수기지만 코로나19의 장기화에 따른 타격이 확대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건설시장은 당초 코로나19의 확산세가 1분기 내 잦아들 경우 지연된 분양물량을 2분기 중 소화하는데 큰 어려움은 없을 것으로 기대했었다. 하지만 여전히 확산세가 잦아들고 있지 않는 만큼 올 한해 신규분양계획 차질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당장 4월 계획된 서울 및 수도권 분양물량은 약 37,000호에 달한다. 특히 4월28일까지 입주자 모집공고를 내지 못할 경우 분양가상한제를 적용 받기 때문에 사업자들은 4월 분양을 목표로 일을 추진해왔다. 하지만 코로나19 확산 우려로 조합원 총회를 지연시켜야 할 경우, 분양지연이라는 악재를 맞게 돼 그동안의 노력이 물거품이 될 수 있다.

때문에 일부 조합에서는 분양가상한제 적용 유예기간 연장을 요구하고 있지만 정부가 추진해 온 강도 높은 부동산 정책을 감안한다면 연장가능성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2020년 수도권 아파트 분양계획

자료: REPS, 유진투자증권
자료: REPS, 유진투자증권

김기룡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4월 이후 본격화될 분양가상한제 적용과 분양가 규제로 인해 건설사들의 수익성 하락이 예상된다”며, “또한, 분양 속도 제한 가능성은 그동안 건설사들의 실적을 견인했던 주택·건축 부문의 실적 둔화까지 이어질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국내 건설업은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해 분양계획 차질 뿐 아니라 중국산 원재료를 수입해야 하는 제품 등 자재수급과 외국인 인력수급에도 차질을 빚고 있는 상황이다.

아울러 공기가 지연될 경우 계약 조항에 대해 발생할 분쟁도 고려해야할 부분이다. 이에 대한 영향은 각 건설사와 사업지마다 차이가 있기 때문에 건설사들은 국내외 현장 모니터링 강화와 향후 발생할 수 있는 분쟁 대응책을 마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해외사업 리스크 및 저유가로 인한 해외수주 부진에 2분기 우울

코로나19의 글로벌 확산세가 건설사 해외실적에 미치는 영향은 1분기보다 2분기가 더 암울하다.

3월부터 입국제한 및 이동제한을 강화하는 국가가 증가하고 있어 현재 추진하고 있는 해외건설 사업이 차질을 빚을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해외 플랜트 EPC 사업에서 인력 투입이 가장 많이 필요한 단계는 시공(Construction) 단계로, 시공은 대표적인 노동집약적 산업인데 입국 및 이동제한이 강화될 경우 기자재 조달과 인력수급에 영향을 받을 수 있다. 이에 건설사들은 비상대책 조직을 만들고 대응 방안을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아울러 OPEC+의 원유 추가감산 합의 실패에 따른 유가급락도 우리 건설사들의 해외수주 부진을 불러왔다.

증권업계는 올 연초만 해도 활발한 해외수주를 기대하며 건설업종 투자에 긍정적인 의견을 제시했다. 실제로 2019년 발주가 이연된 대형 프로젝트가 많아 올해 신규수주는 지난해보다 크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 상황이었다.

하지만 코로나19와 유가급락까지 겹치면서 산유국들의 재정악화로 인한 투자 감소는 불가피하게 됐다. 실제로 사우디 아람코 등 글로벌 에너지기업들은 대규모 CAPEX 감축을 발표한 상황이다.

코로나19 안정화 되는 시점 SOC 투자확대로 건설업 빠른 회복 가능성

향후 코로나19의 확산세가 안정화되는 시점에는 건설업의 빠른 회복과 부동산시장 호황도 기대해볼만하다는 의견이 증권업계에서 제기됐다.

부진한 내수 진작을 위해 정부가 적극적으로 SOC 투자를 확대할 계획이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금리인상 가능성은 낮은 반면, 부동산 가격의 상승흐름이 이어질 가능성은 더욱 높아질 수 있다는 것이다.

김열매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 건설업은 각종 대내외 악재로 이전에는 겪어보지 못한 상황에 처했으나 회복시점부터는 빠른 반등을 기대할 수 있기에 투자자들이라면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코스피 대비 코스피 건설업 12M Fwd 주가수익비율(PER)

자료: Quantiwise, 유진투자증권
자료: Quantiwise, 유진투자증권

코스피 대비 코스피 건설업 12M Fwd 주가순자산비율(PBR)

자료: Quantiwise, 유진투자증권
자료: Quantiwise, 유진투자증권

최근 건설업종의 주가는 리스크를 상당부분 반영하고 있지만 사실상 현재 처한 대내외 불확실한 환경을 무시할 수 없다. 코로나19가 언제 종식될지 확실치 않은데다 당분간 유가 등락의 폭도 확대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이 처럼 건설업종의 높은 주가 변동성이 예상됨에 따라 투자자들은 어느 때보다 각별한 주의할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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