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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백화점, 주가·실적 형편없는데 배당금 늘린 이유는?
현대백화점, 주가·실적 형편없는데 배당금 늘린 이유는?
  • 김규철 기자
  • 승인 2020.03.20 18: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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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분율 높이는 국민연금 부담에 배당금은 900→1000원 상향

오는 25일 정기주주총회가 예정된 현대백화점그룹이 최근 폭락한 주가와 지난해 부진한 실적에도 불구하고 결산 배당금을 늘려 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증권업계는 최근 현대백화점의 대주주인 국민연금이 스튜어드십 코드(수탁자 책임 원칙)를 채택하고 이에 따른 주주권 행사 확대를 시도하자 이를 견제하기 위한 사전 작업이라고 분석했다.

폭락한 주가와 부진한 실적, 결산 배당금 확대에 부담

현대백화점은 지난달 6일 2019년 결산 배당금을 전년 대비 1주당 100원 올린 1000원으로 결정했다. 총배당금은 223억원으로 이번 배당은 보통주외 다른 주식에 대해서는 배당을 하지 않기로 했다.

이러한 배당금 확대는 최근 폭락한 회사 주가와 부진한 실적으로 인해 부담으로 작용한다.

현대백화점의 주가는 연일 폭락을 거듭하다 20일 전일대비 0.83% 소폭 상승한 60,800원으로 마감했는데 이는 지난해 3월 20일 10만6,000원에 비하면 1년만에 42% 폭락한 수치다. 

또한 현대백화점의 2019년 매출은 전년대비 18.1% 증가한 2조1990억원, 당기순이익은 15.2% 감소한 3395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18.1% 감소한 2922억원을 기록했고 지난해 두산으로부터 인수한 면세점 사업은 사업진출 초기인 탓에 742억원의 적자를 냈다. 

국민연금, 지분매입및 주식 보유 목적 변경

이러한 현대백화점의 배당금 확대결정에는 대주주 국민연금의 지분 확대가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국민연금은 2018년 10.89%의 현대백화점 지분 매입에 이어 이달 주총을 앞두고 12.39%로 지분을 확대함으로써 17.09%의 지분을 갖고 있는 정지선 현대백화점 회장과의 격차를 5%내로 좁혔다. 

또한 주식 보유 목적도 단순투자에서 일반투자로 변경했다. 이에 현대백화점은 국민연금이 배당 제안과 임원 보수에 적극적으로 관여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더욱이 오는 주총에서는 최대주주인 정지선 회장의 이사 재선임 안건이 상정되어 있다. 특수관계자(36.08%) 지분을 고려하면 사실상 가결 가능성이 높지만 회사 입장에서 국민연금은 껄끄러운 상대일 수 밖에 없다. 

현대백화점은 오는 25일 주총 전 배당 증액을 통해 주주들을 회유하고 반대 의사를 드러낼 것으로 예상되는 국민연금의 의견을 사전에 차단한다는 계획이다. 

국민연금, 지난해 현대그린푸드에 배당확대 요구  

현대백화점은 지난해에도 비슷한 상황이 경험한 바 있다.

계열사 현대그린푸드의 지분 12.8%를 보유하고 있던 국민연금은 비공개 대화 대상기업(2016년 2월), 비공개 중점관리기업(2017년), 공개중점관리기업(2018년)으로 압박하면서 배당확대를 요구했다.

공교롭게도 지난해 현대그린푸드 주총에서는 최대주주 정교선 부회장의 이사 재선임 안건이 다뤄졌었다. 결국 배당금은 주당 80원에서 210원으로 대폭 증액되며 유동성마저 흔들리게 됐다. 

증권업계는 “일반 기업들은 실적이 부진하면 만일을 대비해 배당금 축소를 통해 현금 보유량을 늘리는데 현대백화점은 오히려 결산 배당금을 증액했다”며 “국민연금의 영향력에서 벗어나려는 행보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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