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네이버블로그
  • 네이버포스트
주요뉴스
달러강세에 각국 환율 변동성 심각···韓, 통화스와프로 급한 불은 껐으나...
달러강세에 각국 환율 변동성 심각···韓, 통화스와프로 급한 불은 껐으나...
  • 김윤희 기자
  • 승인 2020.03.20 14:0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글로벌 경기침체가 장기화될 것으로 우려되면서 달러 강세가 지속되고 있다.

중국코로나19가 전 세계에 빠르게 확산되고 글로벌 금융경제 및 증시 폭락이 사실화되자 경기침체의 장기화 우려로 국제금융시장에서 안전자산인 달러화 선호 심리가 강해졌기 때문이다.

통상 달러 강세는 경기침체 리스크에서 나타나기 때문에 현재와 같은 글로벌 경제패닉 상황에서 달러의 가치가 급등하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다.

최근 달러강세는 실질적으로 코로나19로 인해 야기됐기에 상대적으로 코로나바이러스를 안전하게 방역한 국가이거나 안전자산의 특징을 갖는 통화는 큰 약세를 보이지 않고 있다.

문제는 달러표시 채권 발행을 통해 자금조달을 많이 했던 기업들이 많은 신흥국들과 원자재 부국들이다. 이들 나라의 통화는 최근 단기간 내 크게 절하됐다.

주요국 연초 대비 통화가치 변동(달러 대비 변동률, 3191530분 기준)

자료: Bloomberg, 유안타증권 리서치센터
자료: Bloomberg, 유안타증권 리서치센터

한국도 예외는 아니다. 19일 원·달러환율은 전일 대비 40원 오른 1,285.7원에 마감하며 20097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비록 한국이 원자재에 대한 노출도가 원자재 부국과 비교해 크진 않아 브라질이나 러시아 등과 같이 심각한 수준은 아니지만 연초와 비교해 원화가치는 이날 기준 달러대비 약 10.3%가 하락했다. 이 같은 원화가치 하락은 높은 대외의존도를 가지는 국가들의 절하 폭 수준과 비슷했으며 그 중에서도 과도한 약세를 보인 것이다.

올 들어 원화가치 하락 조짐은 코로나19 확진자수의 급증에 따른 우려가 커지면서 원·달러환율이 1,200원 초반까지 오르며 본격적으로 보이기 시작했다. 이후 OPEC+의 추가감산 합의가 실패로 돌아갔다는 소식에 국제유가가 급락하면서 또 다시 원·달러환율은 급격하게 상승했다.

게다가 지난 18일에는 선진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지수(DXY)100선을 넘어서면서 20173월 이후 최고치로 상승했다.

이에 다급해진 외환당국은 이날 선물환 포지션을 확대하는 조치를 실행했음에도 다음날인 19일에는 국내 외화조달 금리로 볼 수 있는 CRS 금리가 하루 만에 마이너스 진입, 달러화 품귀 현상이 나타났다.

게다가 달러화 수요는 곧 원화 자산 매도로 연결되는데 실제로 외국인은 국내 주식시장에서 11거래일 연속 순매도를 이어갔다. , 국채선물 역시 매도 압력이 커지며 주식을 비롯해 환율과 채권 모두 동반 약세를 보이고 있는 상황이다.

·달러환율, 3월 중순 이후 급등

자료: Bloomberg, NH투자증권 리서치본부
자료: Bloomberg, NH투자증권 리서치본부

더욱이 3월 정기주총 후 배당시기가 도래해 3월말부터 4월까지 상장사들이 배당을 완료하면, 외국인들이 이 배당금을 자국으로 보내면서 발생하는 역송금 수요로 인해 원화 약세는 더욱 커질 것으로 우려된다.

이처럼 원·달러환율 급등에 따른 원화약세 추세가 점차 심각해지자 발등에 불이 떨어진 한국은 19일 미국과 통화스와프를 체결하기로 합의, 일단 급한 불을 껐다.

한미. 600억달러 규모 통화스와프 계약 체결

한국은행은 지난 19일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600억달러(77조원) 규모의 통화스와프 계약을 체결하기로 합의했다.

이는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체결했던 통화스와프(300억달러) 규모의 2배다. 당시 달러당 1,468원까지 올랐던 원·달러 환율은 한미 통화스와프 체결 후 빠르게 하락하면서 계약 종료쯤에는 1,170원까지 떨어졌었다.

이번 계약 기간은 오는 919일까지 6개월이며 추후 연장될 가능성도 있다. 2008년 통화스와프 체결 때도 처음 계약했던 기간은 6개월이었으나 이후 추가로 6개월, 또 다시 3개월이 추가되면서 총 13개월 가량 이어졌었다.

20일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한미 통화스와프 계약서가 작성되면 이를 통해 조달한 달러화를 즉시 시장에 공급할 예정이라며, “국내 외환시장에 달러화 공급이 절실한 상황에서 이번 통화스와프는 시장의 불안을 완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자세한 계약 조건이나 법적인 문제 등 양국이 고려해야할 사항이 있어 최종 계약 체결까지 시간이 걸리겠지만 지난 2008년 당시보다는 단축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계약이 체결되면 한국의 통화스와프 총액은 기존 중국과 호주 등 7개국 1,332억달러를 포함해 총 1,932억 달러로 증가하게 된다.

통화스와프는 일시적 치료 목적

통화스와프가 근본적으로 원화의 안정을 가져다주는 것은 아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맺은 한미 통화 스와프가 단기적으로 원·달러환율의 안정과 변동성 저하에 도움을 준 것은 사실이지만 사실상 단기간에 그 효과가 끝났다. 실제로 금융위기 당시 통화 스와프 후에도 변동성 확대를 겪을 수밖에 없었다.

중장기적으로 원·달러환율을 안정시킬 수 있는 요인은 미국 금융시장의 안정화와 매크로 데이터 개선이다.

과거 한미 간 통화스와 체결 당시 원달러 환율 그래프

자료: REFINITIV, KB증권
자료: REFINITIV, KB증권

따라서 일각에서는 이번 통화스와프 효과는 일시적이고 제한적일 뿐 근본적인 문제가 해결돼야 원화가 안정되고 불안한 금융시장을 안정시킬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이에 대해 이주열 총재는 통화스와프 계약은 달러화 부족에 따른 시장 불안 심리를 일단 잠재우는 것이 1차 목표라며 통화스와프 체결과 금융위기 발생은 또 다른 사안으로 만약 그 같은 상황이 올 경우 연준은 그에 맞는 방식으로 대응할 것으로 안다고 부정적인 시선에 선을 그었다.

신흥국 유동성 경색 커져 각별한 유의

코로나19의 글로벌 확산과 유가급락으로 신흥국들의 달러 유동성 경색이 심화되고 있다.

신환종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주요 신흥국들은 최근 2~3주간 통화 스와프 스프레드가 급격히 확대되면서 달러 신용 경색이 악화되고 있다, “이는 전반적인 금융시장 상황이 악화되면서 스와프 시장을 통해 달러의 공급이 줄어든 반면, 달러를 구하려는 수요가 커지면서 스프레드가 확대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연준으로부터 직접 달러를 조달받지 못하는 신흥국들은 달러를 확보하는데 더욱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말레이시아(-70bp)와 러시아(-50bp)의 달러 유동성 상황은 점차 악화일로로 가고 있으며, 싱가포르(-10bp)의 경우, 심각한 상황은 아니지만 과거 경색 당시를 생각한다면 마냥 안심할 수는 없다.

이외에 인도네시아, 브라질, 멕시코 등 최근 자국 통화가치가 급락한 국가들의 경우 외환 스와프를 통한 자금 조달도 쉽지 않아 각별한 유의가 필요하다.

한편, 캐나다중앙은행(BoC), 일본은행(BoJ), 영란은행(BoE), 유럽중앙은행(ECB), 스위스중앙은행(SNB) 등 주요 선진국들의 중앙은행은 이미 미 연준과 달러 스와프 라인이 개설돼 있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자금 경색 상황이 심각해지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선진국에서도 일본(-60bp)은 최근 달러 유동성 경색이 심화되고 있는 것은 특이한 점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