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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상 첫 ‘0%대’ 기준금리 효과 있을까
사상 첫 ‘0%대’ 기준금리 효과 있을까
  • 한해성 기자
  • 승인 2020.03.17 13: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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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인하 실효 의견 분분, 가계빚·집값 자극 부담도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사상 첫 0%대인 0.75%로 낮췄지만 요동치는 금융시장을 일시적으로 가라앉힐 수 있어도 실물경기를 살릴 수 있을지 불투명하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번 금리인하가 예상을 뒤엎는 수준은 아닌 만큼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수 있다는 것이다. 글로벌 경기침체 우려가 확산될 경우 한은의 얼마 남지 않은 정책 여력에 대한 우려로 불안심리가 언제든 살아날 수 있다는 지적이다.

금리인하가 소비와 투자 등으로 이어져 약발을 발휘할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이미 장기화된 저금리로 시장에 유동성이 흘러넘치는데도 경기 둔화세가 이어져 금리인하 실효 논란이 불붙은지 오래다.

한은은 16일 임시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를 열고 기준금리를 1.25%에서 0.75%로 0.5%포인트 인하했다. 한은이 임시 금통위를 소집해 금리인하에 나선건 지난 2008년 10월 이후 약 12년 만에 처음이다. 

당시 한은은 글로벌 금융위기 충격파로 기준금리를 사상 최대폭인 0.75%포인트 인하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경제 충격을 금융위기 때 만큼이나 심각하게 본 것이다.

한은의 이번 금리인하가 경기부양 효과를 낼 수 있을지 여부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금리인하 파급경로가 예전같지 않아 실물경제에 미치는 효과가 적을 수 있다는 지적이 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2008년에는 주로 금융시장 문제였기 때문에 통화정책 효과가 있었지만, 지금은 금융시장 자체보다는 코로나19 사태로 실물경제가 나빠진 부분이 있다”며 “통화정책 영향이 그때보다 제한적인건 사실”이라고 말했다.

반면 당장 소비 등에 미치는 효과가 제한적이더라도 자영업자 등의 자금길을 터줄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오준범 현대경제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소비 진작으로 이어지기까지는 시간이 좀 더 걸리겠지만, 자영업자와 기업들이 자금을 융통하는 데에는 도움을 줄 것 같다”고 말했다.

한은의 이번 ‘빅컷’으로 추가 금리인하 카드가 소진된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실효하한을 고려했을 때 한은의 추가 금리인하는 어려울 수 있다는 분석이다. 

금융시장에서는 우리나라의 실효하한 수준을 0.75% 정도로 본다. 김소영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실효하한이 얼마인지에 대해서는 시각이 많이 다르긴 하지만 추가로 금리를 내리지 않을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다음 금통위는 4월9일 예정돼있는데, 한은이 추가로 금리를 내릴 가능성이 적다는 전망이 많다.한은은 미 연준 등 주요국 기준금리가 모두 내려간 상황이라 추가로 금리를 내릴 여력이 있다는 입장이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전날 임시 금통위 소집 이후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일반적으로 실효하한 밑으로 금리를 내리는게 곤란하지만, 실효하한은 고정된 것이 아니라 소위 국내외 금융상황 변화와 주요국 정책금리 변화 등에 따라 가변적이라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사상 처음으로 우리나라 기준금리가 0%대로 내려앉게 되면서 가계부채 증가세와 집값 상승세 등을 다시 부추길 수 있다는 우려 또한 적지 않다. 

시중에 풀려난 유동성이 부동산 시장으로 흘러드는 현상이 지속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부동산 시장으로의 자금 쏠림 등 금융 불균형은 한은이 금리인하를 주저해온 이유 중 하나이기도 하다.

하지만 한은은 이번 금리인하에 따른 집값 상승은 제한적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 총재는 “글로벌 경기 위축에 대한 우려가 상당히 높아졌고 국내 실물경기도 상당히 탁격을 받는 상황이라 단기적으로 부동산 가격이 계속 상승세를 이어가리라 보는건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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